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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윤은혜, 현실에 안주하려는 안타까움

그동안 윤은혜는 늘 연기를 못해왔다. 그리스는 왜 새벽에 축구를 하느냐는 썰렁한 애드립을 날리는 고만고만한 예능인에서 신데렐라가 된 데뷔작부터, 5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대작에 맞서서도 믿기지 않는 실적을 남긴 다음 작품에서, 로코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엄청난 흥행 광풍을 만들어낸 그 다음 작품에서도, 그녀는 배우라는 직업을 떳떳하게 소개할 수 있을만한 수준의 연기력을 보여준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성공만 거듭해왔다. 배우가 절대적으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연기력이지만, 그녀는 배우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언제나 큰 화제를 모았고, 또 성공의 길을 걸어왔다.

그런 그녀의 새로운 작품이 된 KBS 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는 드라마 시작부터 잡음이 많이 일어난 작품이었다. 편성 문제, 남자 주인공과 관련한 캐스팅 논란, 잦은 드라마의 설정 변경이 비판받았고, 최종 시놉시스가 공개되자 밋밋하고 평범한데다가 장점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흔해빠진 로코 드라마의 막차나 아류작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에 고만고만한 수준에서 발전하지 못하는 윤은혜의 밑천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드러나지 않겠느냐는 비아냥이 일었다. 그리고 드라마가 공개되자 익히 예상되었던 이런 비판과 논쟁들은 현실로 실현되어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드라마는 작품성이라곤 눈에 씻고 찾아볼 수 없었던 꽃남만도 못한 아류작이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식상한 모습에 완성도가 극히 뒤떨어지는 한계를 실제 여실히 드러내고 있고, 윤은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연기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비판에도, 또 예상되었던 밑바닥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윤은혜가 걸어왔던 큰 화제와 이어진 성공의 길이 이번에도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 배우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연기다. 하지만 배우로서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을 듣는 윤은혜는 언제나 중요한 것 그리고 배우로서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맞닿아야 했을 공식은 철저히 벗어나는 스타였고,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의 결과를 도출시키고 있다. 한 번도 아니고 벌써 네 번째. 그것도 연기자로 데뷔 이후 모든 작품에서 이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윤은혜는 이런 성공을 거듭할 수 있는 것일까.

이는 그만큼 윤은혜가 욕심이 없는 배우이기에 만들어지고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이 연기할 수 있는 테두리 안에만 철저하게 머무르는 스타다. 데뷔 이후 맡았던 모든 작품에서 그리고 또 이번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뜯어놓고 보면 구체적으로 대부분 별반 틀리지 않은 캐릭터들만을 지속적으로 복제해왔다. 톱스타로 불리는 배우들이 전부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윤은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제 입맛에 어울리는 배역만 편식해온 대표적인 배우다. 어떻게보면 대중을 보기 좋게 골탕 먹이고 속여먹는 단편적인 행보와 편법으로만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윤은혜 개인에게 긍정적인 의미든 부정적인 의미든, 그녀가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안목만 유지시킬 수 있다면, 스타로서 자신의 위치를 앞으로도 그럭저럭 유지해나가는 일에는 별 이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안목이 있더라도 지금처럼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지 않으며 욕심 없이 현상만 유지하려는 모습으로만 일관한다면, 결코 그녀가 어떤 히트작을 지금처럼 또 이후에도 만들어내더라도 인정받으며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대성공을 이끌어낸 마지막 작품을 마친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패턴의 변화야 그렇다 치더라도 발음조차 교정해내지 못한 지금의 모습은 어떤 의미로 해석해도 제대로 된 배우의 상식이라고 보기 어렵고, 윤은혜가 히트작을 창조해내는 히트 메이커이면서도 배우로서의 마인드는 전혀 갖추지 못했음을 비판할 수 있는 이유다.

연기력이야 부족할 수 있고, 또 부족하더라도 앞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톱스타로서 불리며 정상의 위치에 선 여배우가 연기 못한다고 손가락질 받고 비판받는 현실에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배역에만 머무르며 눈속임만 이어나가려는 태도를 과연 옳다고 할 수 있을까. 히트작을 만들어왔고, 지금도 히트작을 만들고 있음에도 현실에만 안주하려는 톱스타 윤은혜의 태도가 못내 안타깝고 아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