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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슈퍼스타K, 진짜 가수를 만들 수 없는 이유

이전에 공중파 MBC에서 정규 편성되어 추진된 악동클럽부터 케이블 M.NET에서 현재 방영되고 있는 슈퍼스타K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리얼리티 쇼 아메리칸 아이돌을 카피해 내놓는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변형되어 한국판으로 소개되는 경우는 이전부터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최고의 시청률과 인기를 끌며 지속되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과는 달리, 유독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가수 오디션 리얼리티 쇼가 그동안 전혀 통하질 않았고 결과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해내지도 못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이들 중 스타로 도약한 이도 전무하다.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의 경우 수상자도 아닌 오디션의 중도 탈락자에 불과한 제니퍼 허드슨이 세계 최고의 영화 시상식이라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까지 받는등 훗날이라도 출연자가 크게 인정받게 되는 경우가 존재했으나, 한국판 오디션 리얼리티 쇼에는 그런 경우나 여유가 전혀 존재하질 않았다. 많은 이들이 미래의 스타를 꿈꾸며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지금도 참여하고 있지만, 화려하게 치장된 겉치레와는 달리 한국에서 만들어진 성과는 미미하기 그지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의 슈퍼스타K와 같은 한국판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처럼 제대로 된 가수를 배출해낼 수 없는 것일까. 일단 미국과는 다른 스케일과 규모 차이가 슈퍼스타K가 실패하며 또 실패하고 있는 첫 번째 차이점이다. 대자본의 투입, 오디션 인원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가수를 선발해 포장해 내놓는 과정까지 치밀한 계획 아래에서 철저히 진행되는 아메리칸 아이돌과는 달리, 슈퍼스타K는 그 기반부터가 상당히 부실하기 짝이 없다. 실제로 방영되고 있는 슈퍼스타K와 아메리칸 아이돌이 보여주고 있는 방송의 질적인 부분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심한지 가늠하기가 어렵지 않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가수를 꿈꾸는 지망생들의 수준은 놀랍게도 우월을 쉽게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엇비슷하지만, 같은 원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제대로 이를 포장해줄 수 있는 제작진과 그럴 수 없는 제작진의 기술적이고 환경적인 차이는 매우 넓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초적인 차이겠지만 그만큼 미국과 한국의 프로그램의 질적 차이가 크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수준 차이와 보고 있는 음악의 관점의 차이도 존재한다. 미국이나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독설로 유명한 사이먼 코웰부터 심사위원단 구성 전원이 음악적인 지식과 전문적인 조예가 깊고, 그렇기에 철저히 음악적인 부분을 우선적으로 바라보며 가수로서의 재능과 가능성을 토대로 가수를 심사하고 선발해낸다. 그러나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들은 이제는 아이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엔터테이너 대표 양현석과 가수로서의 재능보단 무대 위 퍼포먼스로 유명한 이효리가 대표적인 심사위원이다. 물론 한국 연예계와 가요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출연자들의 재능을 분별해내는 안목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솔직히 이들이 연예인으로서의 가능성이면 모를까 진짜 가수를 선발해내는 안목이나 기준이 탁월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들이 밟아온 길이나 과정을 놓고 봤을 때 그렇게 보기란 쉽지 않다.

물론 슈퍼스타K에 부족하고 뒤떨어지는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환경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에는 긍정적인 부분들도 분명 존재한다. 지난 방송에서 시각 장애인 김국환씨와 팀을 이룬 구성원들이 보여준 절묘한 화음이나 팀워크 색깔은,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면 탄생되기 어려웠을 한국적 색깔의 감동적인 장면을 담고 있었고, 미국의 수잔 보일이나 폴 포츠의 선발과정 못지않은 눈물도 담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만큼은 슈퍼스타K도 분명 특별한 색깔을 지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의 가치만큼은 충분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런 이들도 정식 가수로 데뷔했을 때 과연 한국 가요계의 현실과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품어보니 보여준 활약도 어쩌면 무의미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훌륭한 재능과 실력을 가졌으나 대형 기획사와 소속사 그리고 방송국의 횡포에 밀려 무지한 아이돌에게 아티스트라는 호칭이 주어지는 환경 아래에서 데뷔 무대조차 가지지 못하는 가수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환경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선발해 기회를 주겠다는 슈퍼스타K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결국 그런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기획사와 방송국의 손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K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다면 많은 시행착오나 어려움들을 딛고 발전을 거듭해 나가 향후 훌륭한 프로그램으로서 정착하게 될 확률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여러 부분에서 이 프로그램이 정말 제대로 된 가수를 탄생시킬 수 있는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고, 또 어두운 전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한국 가요계가 가진 폭이나 우물은 좁고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은 가능성보다는 그런 한국 가요계의 단점이나 여러 어려운 현실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그치는 프로그램에 더 가까워 보이는 이유 때문에 그렇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드리는 글 - 병원에 입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