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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라이프스타일

홍석천 그가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



         





10월 9일 있었던 MBC 100분 토론에서는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와 관련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려는 사이버 모욕죄 일명 최진실법의 입법여부를 놓고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끼리의 토론이 진행된 것이다. 특히 이 자리에는 많은 동료 연예인을 안타까운 방법으로 잃어야만 했던 탤런트 홍석천씨가 특별히 패널로 참여해서 눈길을 끌었다.

악플로 인해 심한 고통을 받아봤다

당초 홍석천은 찬성쪽 패널에 포함되어 사이버 모욕죄 신설 법안을 찬성하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알려졌었으나 토론이 진행될수록 사이버 모욕죄가 신설되는 것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악플에 시달린 연예인 중 한 명이다. 동성애자임을 당당히 밝혔으나 이어진 끝없는 모멸감 섞인 조롱과 악플 그리고 D모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어진 악의적인 패러디들은 연예인이 아닌 한 인간 홍석천을 사정없이 찌르는 칼날이 되어왔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악플들로 인해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했음에도 사이버 모욕죄가 신설되는 것을 찬성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지금 법안으로도 악의적 악플러들은 처벌이 가능하다



그는 토론이 진행되면서 자신이 법을 몰랐었다고 고백했다. 자신에게 악의적인 댓글을 남기는 악플러들을 처벌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들의 처벌이 불가능한지 여부를 몰랐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굳이 더 강하게 대중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사이버 모욕죄가 신설되지 않더라도, 악플러가 연예인을 포함한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모욕적인 언사나 행동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분명히 훼손한 점이 인정되면 지금도 처벌이 가능하다. 지금 있는 법안으로도 충분히 악의적인 자들은 처벌이 가능한데 왜 굳이 새로운 법안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연예인들은 악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연예인들은 대중의 인기와 관심을 바탕으로 생존하는 사람들이고, 정치인들은 대중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머슴들이다. 그런 그들이 대중에게 자신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목소리는 듣지 않겠으니 귀를 틀어막겠다고 한다면 어떤 입장을 보여야 하는가? 꼭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자신의 입장과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우리는 늘상 만나곤한다. 그럴때마다 자기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나와 다른 사람들이니 무시해야할까. 연예인과 정치인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며,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의 입장과 의견을 듣고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와 대중으로부터 그들이 받은 사랑과 존경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기도하다. 하지만 사이버 모욕죄는 사이버상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반대의견을 밝히고 개선점을 요구하려는 사람들의 의견조차 악의적이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뒤 이들의 입을 모두 틀어막겠다는 치졸한 생각에서부터 기초하는 법이다. 앞서 말했듯 지금 있는 법안만으로도 충분히 악의적인 자들은 처벌이 가능하다. 그런데 왜 법을 만드려고 시도하는 것인가? 간단하다. 악의적이지 않은 사람들까지 악의적으로 해석한 뒤에 그들의 입과 귀를 모조리 틀어막겠다는 계획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정치적으로 오용될 수 있다


이 법을 포함하여 작금의 모든 상황들. 절대적인 힘을 가진 권력자들이 법마저 제 입맛에 맞게 뜯어고치며 자의적으로 국민의 뜻과 의견을 멋대로 해석하여 벌이고 있는 이러한 상황들. 독재가 팽배하던 7-80년대 시절과 전혀 다를바가 없어보여서 매우 슬프기까지 하다. 애초에 그런 미성숙한 자들에게 힘과 권력을 쥐어준 대중의 구성원 중에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과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배우 홍석천이 이 토론에서 남긴 뼈 깊은 한 마디가 아직도 내 귓가에 메아리치고 있는 이유다.

왜 지금 이 시기에 이 법을 만드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과거부터 악플에 의해 많은 이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으니, 이를 시정해달라고 호소하였을때는 눈길도 주지 않던 이들이 지금은 앞장서서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합니다. 그들은 왜 지금 이러고 있는 겁니까? 그 의도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