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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강인, 대성을 롤모델로 삼아라

슈퍼주니어의 멤버 강인이 결국 씁쓸하고 쓸쓸하게 우결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큰 인기를 끄는 가상 결혼생활 버라이어티에 투입된다는 소식에 처음 여론이 들썩거렸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결과다. 사실상 프로그램 하차 결정조차 정형돈의 실제 열애 소식으로 연이어진 후폭풍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초라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사실상 다른 출연진의 문제에 곁가지로 휩쓸려 간 꼴이니 대단한 굴욕이다.

강인의 일밤 복귀 결정은 제작진이 내던진 비장의 카드였다. 물론 소속사와 방송사간의 분쟁이 본질이었지만, 그는 동시간대 겹치기 출연 파동을 일으키며 일밤에서 내쫓긴 사람이었다. 일밤 3개의 코너 중 무려 2개 코너에 고정으로 출연할만큼 신뢰를 받았으나, 그 신뢰를 저버린 출연자였다. 그럼에도 일밤은 우결이 위기에 빠지자 주저없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는 그만큼 강인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고 독보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강인은 예능에서 빛났다. 2005년 첫 등장 당시 강인은 예능 프로그램 내에서 아이돌의 법칙을 깨부수는 독특한 자신만의 캐릭터를 품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첫 예능 프로그램인 ‘이경규의 이미지 서바이벌’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댔다. 그의 첫등장에 환호성을 내지르던 여성 출연진들은 방송이 진행될수록 강인을 향해 서슴없이 날을 세우며 ‘재수없다’라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이는 그만큼 강인이 프로그램에 충실하고 성실하게 임했다는 증거다. 여타의 아이돌들은 조심스럽고 다소곳하게 앉아 마치 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짜맞춘 멘트만 날린다. 하지만 강인은 확실한 모습. 이미지를 고려치 않고 몸을 내던지는 훌륭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비록 프로그램은 시청률 부진으로 인해 폐지되었지만, 강인은 대단히 훌륭했고 여타의 아이돌과 달랐다. 그가 이후 여러 예능에 무난히 자리잡으며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본질에는 이와 같은 아이돌답지 않은 거친 매력과 힘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 강인은 예능에서 무너지고 있다. 그의 와일드하고 거친 이미지는 이제 아이돌답지 않은 솔직함으로 해석되기보다 진짜 예의 없고 경솔한 행동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렇다면 강인은 왜 이렇게 갑자기 대중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일까. 이는 강인이 깨뜨린 기존 아이돌의 법칙을 더 능동적이고 화려하게 깨부순 대성의 존재감 때문이다. 그가 강인보다 더 대중을 휘어잡으며 진짜 아이돌답지 않은 매력을 대중들에게 제공하고 있기에, 강인의 스타일은 뒷전으로 밀려나버린 것이다.

대성은 초특급 아이돌 그룹 빅뱅의 보컬이다. 하지만 패떴에서의 대성은 전혀 빅뱅과 연관이 없다. 그는 패떴 안에서 가장 구수하고, 가장 수다스럽고, 가장 영리하고 또한 가장 미련하다. 유재석과 덤앤더머를 이룰때는 낄낄대며 깔깔대고 바보스러우며, 이효리에게 괴롭힘을 당할때는 가장 처절하고 불쌍하며, 윤종신 김수로의 틈바구니 안에서는 다람쥐처럼 영민하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안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필수적이던 특유의 겉멋이나 진지함이 전무하다. 강인이 지녔던 아이돌답지 않은 거친 이미지를 능히 능가하고도 남는 친근한 이미지를 시청자들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며, 방송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쉽게 설명해 강인이 아이돌계의 김구라라면, 대성은 유재석에 가깝다. 강인이 거친 방법과 막말로 아이돌의 법칙을 깨부쉈다면, 대성은 능청스럽고 수다스러운 방법으로 이를 깨부쉈다. 결국 이 시점부터 종극의 결과는 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장이야 선호하는 스타일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중들은 모두 대성을 선호하게 되고 강인에게 점점 등을 돌리게 된다. 강인의 뻔뻔함이 더 이상 유효할 수 없는 이유다.

강인이 우결에서 극히 부진했던 근원에는 제작진의 잘못이 절대적인 몫을 차지했다. 애당초 말도 되지 않는 가난 궁핍 설정에 강인에게 어설픈 여러 이미지만 덧씌워놓으며 그를 소모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강인의 영리하지 못한 캐릭터 설정도 강인 - 이윤지 커플이 우결에서 실패하는데 한 몫을 차지했다. 강인은 좀 더 우결에서 영리해질 필요가 있었다. 아무리 제작진의 지시가 있었더라도 정형돈에게 틱틱거려서는 안되었고, 이윤지에게 징징대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됐다. 알렉스가 자신의 본래 성격과는 전혀 다른 로맨티스트가 되고, 크라운J가 자신의 본래 성격과는 전혀 다른 자상남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우결 촬영에 임했던 자세가 극히 진지하고 영리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하지만 강인은 여전히 자신의 예전 캐릭터에다가 장난스럽고 자연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려 했다. 우결을 이용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자상한 로맨티스트가 될 좋은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강인은 슈퍼주니어라는 그룹이 탄생될때부터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장기적인 정착을 노린 멤버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예상했던 그대로 그는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당장의 주목에 반짝 환호하는 것은 그가 신인때였던 과거에나 기뻐할 일이다. 이미 스타로 거듭난 그가 앞으로도 예능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호감있는 이미지로 변화시켜야 할 능동성이 필요하다. 즉 슈퍼주니어의 멤버이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는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예능에서 지속적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어설픈 김구라가 되어서는 안된다. 모두에게 보편적이고 호감인 유재석을 지향해야 한다. 이제 자리를 잡은 이상 아예 김구라처럼 대놓고 갈 것이 아니라면 어설프게 비호감인 나쁘고 톡톡 쏘는 이미지를 지향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런 부분에서 대성은 강인에게는 예능 후배지만,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롤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친근하고 영리한 모습을 자신의 캐릭터에 오버랩시키며 아이돌로서, 예능인으로서 또 CF 스타로서도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또한 자신이 부단히 노력해 만든 성실하고 근면하고 바른 이미지가 만들어낸 부산물이다. 그리고 이는 결국 강인이 지향해야 최종적인 목표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강인은 분명히 위기다. 슈퍼주니어의 명실상부한 예능 에이스였던 시절도 이미 지나가버렸다. 똘기와 엉뚱함으로 무장한 희철과 조용하지만 수줍은 매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성의 존재감은 매우 강력하다. 거기에다가 MC로서도 재능과 실력을 키워나가는 은혁과 이특까지 있다. 비호감 이미지에서 계속 머무르며 자신을 소모하는 결과가 이어진다면, 그룹 내에서의 경쟁조차 이겨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강인도 변화해야 할때다. 그리고 변화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보편적인 법칙을 따라가기 위해 그가 대성을 롤모델로 삼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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