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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SBS 연기대상 후보 목록 중에는 연기력만으로는 당연히 후보목록에 포함되어 있어야 했을만한 한 인물이 목록에 누락되어 있었다. 그 대상자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김홍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박신양으로, 그는 긴 자신의 연기 경력중 첫 사극이라는 부담과 역사속 실존 인물을 짙은 허구의 바탕 아래에서 연기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합격점을 받을만한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함께 출연한 주인공 문근영 또한 아역배우 출신의 아동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성인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사실 일각에서는 훌륭히 그녀를 서포팅한 박신양의 능력이 없었더라면 문근영의 훌륭한 연기가 불가능했으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대했던 스타성과 명성에 반비례되는 시청률을 받아든 것과 철저히 신윤복 위주로 흘러갔던 드라마 안에서 김홍도 역을 맡은 박신양의 희생은 커야만했으나, 그는 스타다운 그리고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이며 드라마의 성공적 종영을 이끌기도했다. 


하지만 정작 박신양의 도움 아래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 문근영은 연기대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2차례나 SBS 연기대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드라마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감수해야했던 박신양은 후보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박신양이 대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을 앞서 말했듯 부진한 시청률과 타 방송사 드라마와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으나 문근영이 후보에 오른 것에서 알 수 있듯, 실상 그의 누락은 출연료 파문으로 드라마 외주제작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후폭풍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 예상이다. 박신양으로서는 과거 합법적으로 계약된 내용때문에 억울한 징계를 받은 것도 모자라 자신이 펼친 연기력마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셈이었다.

그런데 그런 박신양이 곧 있을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여하겠다고 한다. 방송사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가 연말시상식에 참여하는 것이 뭐 그렇게 대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좋은 연기를 펼쳤음에도 정직한 보답을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비행기까지 타고 날아와 시상식에 참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확실히 보통 일은 아니다. 시상식의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박신양이 프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그가 자신의 마음가짐과 공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나눠 구분할줄 아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하다.


우리가 드라마에 무슨 일이 터지거나 안 좋은 상황을 처음 조우하게 되었을때 가장 먼저 질책의 타켓으로 잡는 대상이 바로 배우다. 물론 잘되었을때 그 수혜와 혜택도 그만큼 그들이 모두 가져가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배우는 숙련된 도구와 같다. 날이 바싹 들어선 칼이라도 요리사가 잡느냐 강도가 잡느냐에 따라 그 목적이 틀려지는 법이다. 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미트 페어런츠에 나와 레인맨처럼 연기할 수는 없다. 좋은 시나리오와 작품이 바탕이 되어야지만 배우도 자신의 감정을 살려 그만큼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시나리오와 작품을 만드는 제작진과 제작사의 영향력이 그토록 막강함에도 우리는 드라마나 작품이 망가졌을때 배우에게만 따가운 눈총질을 가하고 있을 때가 많으며, 일이 틀어졌을때 타켓의 대상으로 직접 겨냥하는 것도 배우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에덴의 동쪽에서의 송승헌 또한 이와 마찬가지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대중들은 드라마가 망가진 책임의 원흉이 송승헌인 것마냥 타켓을 모두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근거가 없는 송승헌의 제작진 압력설이 사실이더라도 작품에 책임을 지고 이를 컨트롤해야 할 사람은 작가와 PD 그리고 제작진이다. 에덴의 동쪽이 잘못되기 시작한 것은 인간 송승헌이 아닌 드라마 속 동철이라는 캐릭터가 망가지기 시작하면서 비롯된 일이다. 그리고 그 캐릭터를 창조해내고 그 캐릭터로 인해 드라마가 망가지도록 방치한 사람은 바로 제작사와 제작진이다.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고 계약에 없던 연장방송을 체결하기 위해 돈으로 배우를 유혹해놓고 그 돈을 못 주겠다고 베짱을 부리다가 결국 징계까지 주는 그 아마추어 같은 태도를 지닌 제작사. 그들이 원흉인 것이다.


모두가 대한민국 드라마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제작사들의 불평과 불만 그리고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대한민국 드라마 시장을 어려운 궁지로 내몬 당사자들은 바로 그들 제작사다. 자기네들끼리 과도한 경쟁에 뛰어들어 시청률에 목매달며 자극적이고 낡은 소재로 드라마들을 만들고, 톱스타 모시기 경쟁에 빠져 배우들에게 돈을 뿌려댄 것은 그들이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엉뚱하게 배우만 그물 안에 걸린 셈이다. 이번 에덴의 동쪽 파문의 모든 비난과 책임을 뒤짚어쓰고 있는 송승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주인공으로서 드라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작사와 배우간의 힘겨루기에 희생양이되어 도마 위에 올라왔던 박신양도 끝까지 자기 역할에 충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불평 불만만 많은 제작사와 제작진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제대로 된 드라마 시장을 완성시키고 싶다면, 불평불만을 터트리기 이전에 시청자들을 위해 그리고 좋은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 그들이 어느 정도 노력을 했는지 따지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애꿎은 배우만 때려잡아서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나 보이는 태도다. 지금 제작사들은 드라마를 제작하고 그 드라마에 대해서 대중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기에 앞서 박신양이 가지고 있는 프로의 '마인드'부터 배우는 미덕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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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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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민경 2008.12.29 13: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맞는 말씀인듯.
    저는 해외에 나와있어서 박신양사건 뭔지 몰랐는데
    하도 욕을 먹길래 찾아봤더니,
    솔직히 박신양 잘못이 뭔지 잘모르겠더군요.
    계약서를 위조한것도 아니고,
    돈을 얹어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처음에 계약한 돈을 달라고 한건데
    그것가지고 징계라니, 어이가 없더군요.

  2. 박신양이 없었더라면...
    바람의화원에 박신양이 차라리 캐스팅 되지 않았더라면 하는 가정을 꽤 여러번 상상해보았습니다.
    우선 막대한 자본을 유치할 수 없었을 거고, 문근영의 안정적인 연기를 끌어내지 못했을것이고, 그 외에도 여러 상업적인 혜택을 못 누렸을거라 생각해봅니다.
    비전문가로서, 실제 방송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추측해서 생각해볼 뿐이지만,
    박신양이라는 대배우가 차라리 없었더라면, 바람의화원이 호평을 받으며 막을 내릴수 있을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드라마 초기처럼 조연으로만 남아주었다면, 그야말로 명품조연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면 '진정' 명품 드라마로 자리잡지 않았을까요. 박신양의 극중 비중이 커진 이후부터 드라마는 막장이었고, 솔직히 실패했다고 봅니다. 박신양이 없었더라면,,이런 상상을 안해볼수가 없어요

  3. 정말 오랜만에 딱 공감하는 글입니다. 답답함이 풀리고 시원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