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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문근영의 대상 수상이 의미하는 것



        






2008 SBS 연기대상 시상식이 끝났다. 그리고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대상 수상자는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여장 남자 신윤복역으로 열연을 펼친 문근영이 차지했다. 이는 매우 의외의 파격적인 결정일 뿐만 아니라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그녀는 이로서 만 21살 나이에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중견배우들도 차지하기 어렵다는 연기대상 수상자 리스트에 포함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문근영의 대상 수상이 의미하는 바는 여러모로 적지 않다. 앞서 말했듯 그녀의 나이는 매우 어렸다. 물론 과거 SBS는 만 24살의 나이에 야인시대의 안재모에게 대상 수상을 안긴바 있으나, 당시 야인시대의 시청률은 50%였다. 하지만 문근영이 출연한 바람의 화원의 평균 시청률은 12%에 그쳤고, 동시간대 시청률은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나라에 뒤진 꼴찌였다. 올해 SBS에서 20%를 넘긴 드라마는 수없이 많았다. 심지어 50% 가깝게 기록했던 조강지처클럽도 있었다. 하지만 SBS가 2008년도에 선택한 최고의 연기자는 문근영이었다.


그녀가 대상의 영광을 안게 된 이유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부상투혼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있게 드라마를 끝까지 소화해낸 열정과 힘도 상당부분 기여를 했을 것이고, 평소 깨끗하고 바른 이미지 또한 수상의 영광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대상의 영광에 도움이 되었을뿐 가장 큰 영광을 안을 수 있었던 궁극적인 이유는 그녀의 빛나는 연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바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력은 탁월했다.

문근영이 처음 바람의 화원에 캐스팅되었을때 대중이 보인 반응은 기대보다는 사실 우려에 가까웠다. 그녀는 전작이었던 영화 사랑따위 필요없어에서 뻣뻣하고 감정없는 토막나무 같다는 연기력 혹평에 시달린 경험을 갖고 있었고, 히트작이었던 어린 신부의 이미지를 그대로 답습해나가려 한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었다. 폐쇄적이고 비밀스러운 이미지를 이어가며 거액의 개런티에 목매다는 CF스타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여장 남자라는 쉽지 않은 강한 캐릭터를 맡아 사극에 도전한다는 사실에 대중들의 시선이 긍정적이었을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가 시작되자 문근영을 의심하는 이들의 반응은 사그라들었고, 되려 열광 섞인 반응만이 나왔을 뿐이다. 그리고 모두가 문근영이라는 어린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력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전작들에서 주로 발랄하면서도 평면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소진하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녀는 바람의 화원에서 성공적으로 이중적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노련미를 선보였고, 이는 지켜보는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흥미롭게 한편으로는 또 슬프게도 만들었다.

특히 그녀는 여성임에도 남성의 색깔과 남성만이 보여야하는 이미지를 드라마 속에서 완벽하게 구현시켰고, 독특한 캐릭터 해석으로 신윤복이라는 인물에 색깔을 더해냈다. 이는 자신의 어리고 순박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도 이를 드라마 속 신윤복의 성장하는 모습과 연계시킨 배우로서의 영리함이기도 했다. 처음 드라마 속에서 등장했을때 문근영 전작들의 모습처럼 마냥 어리기만했던 신윤복은 정향 문채원과의 애틋한 러브신에서의 감정적 폭팔과 정조 배수빈 앞에서 어전을 찢는 모습을 거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내 신윤복의 사연을 담은 감정은 많은 시청자들을 놀라움으로 이끌었다. 그녀에게서는 다소곳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어린 배우에게서는 감히 느낄 수 없는 힘과 카리스마가 있었다. 결국 문근영의 대상 수상은 신윤복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해석해내고 이 시대에 그 인물을 브라운관 안에서 다시 되살려낸 그녀의 뛰어난 연기력이 정당하게 보상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문근영의 대상 수상은 다른 연기대상 시상식과의 간접적 비교가 가능한 예시를 남길 것이다. MBC는 최근 연기대상 수상자로 김명민과 송승헌의 공동대상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연기대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시상식에서 논공행상식의 공동대상이라는 결과물이 나온 것을 씁쓸해하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SBS는 평균 시청률 40%에 육박한 드라마가 있었음에도 10% 초반에 그친 작품의 주연배우에게 단독대상을 안겨주었다. 이번 SBS 연기대상은 문근영의 대상 수상으로 진정한 의미의 연기대상 시상식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문근영의 대상은 다른 CF 스타들에게도 교훈으로 남는 예가 될 것이다. 많은 스타들은 하나의 히트작에 출연하게 되면 자신을 그 이미지 속에 가두고 무리해 작품을 하기보다 편안한 CF 스타의 길을 걸으며 자신을 떠받들어줄 수 있는 작품을 찾아 헤매는 측면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이라는 편안한 자신의 이미지를 포기하고 쉽지 않은 여장남자 캐릭터와 사극이라는 신분야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그리고 멋진 연기로 과거 이미지조차 뛰어넘는 발전과 성장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었다. 그녀의 대상 수상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왜 스타로 불릴 자격을 갖출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기에 또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말할 수 있다.

진심으로 문근영의 대상 대상 수상을 축하하는 바이다. 그리고 그녀가 올 한해 신윤복이라는 인물로 보여주었던 뛰어난 연기력에 또한 감사한다. 그리고 앞으로 그녀가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현재 자신의 한계를 더욱 뛰어넘는 연기자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