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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아나운서의 프리선언 이득일까? 손해일까?

전 MBC 아나운서였던 김성주가 1년 7개월만에 자신이 진행하던 MBC FM4U 굿모닝FM의 진행자로 되돌아온다고 한다. 진행하던 프로그램 중에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 프리선언 이후 타의에 의해 마이크를 놓은 뒤 눈물까지 흘리며 정취자들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던 그로서는 긴 기다림의 여정 끝에 이뤄낸 감격의 순간이라 불러도 틀리지 않은 듯 하다.


전 아나운서였고 지금은 방송인 타이틀을 달고 있는 김성주의 DJ 복귀는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사람들이 알다시피 김성주는 MBC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하다가 다소 껄끄럽고 미숙한 방법으로 프리를 선언한 직후 1년간 방송을 쉬어야만 했다. 본인 스스로도 퇴사를 후회한다는 뉘앙스의 인터뷰로 자신과 같은 입장에 놓여있는 동료 후배 아나운서들의 프리선언을 만류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1년의 휴식 - 정확하게 말해서 방송만을 쉬었던 기간 - 끝에 돌아온 김성주는 현재 가장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는 방송인 중 한 명이 되어가고 있다. 고정으로 출연하는 MBC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명랑히어로의 진행을 비롯 케이블 프로그램에서도 새롭게 진행자 자리를 확보했으며, 광고를 비롯 여러 단체 행사에서 종횡무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나운서 시절 김성주가 MBC로부터 받은 연봉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과거 MBC의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었고 현재는 아나운서국 차장으로 있는 신동호 현 MBC 아나운서의 연봉이 1억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김성주가 MBC 아나운서 시절 받았던 연봉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성주가 프리를 선언한 직후 현 소속사인 팬텀 엔터테인먼트로부터 받은 계약금은 수억원이 넘는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이에 못지 않게 아나운서 위치에서는 할 수 없는 각종 행사와 광고수익으로 거둔 금액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방송인 김성주는 금전적으로는 아나운서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큰 이득을 얻은 것이다.


KBS의 간판 아나운서로서 긴 시간동안 가요톱텐등의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다 프리를 선언했던 손범수는 김성주와 마찬가지로 프리선언 직후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행착오를 거치고 2001년 아침마당의 진행자로 복귀한 직후 벌써 7년째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개그맨 출신으로 탑MC로 인정받고 있는 김용만을 제치고 1대 100의 새로운 진행자로 발탁되기도 하였다. 역시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프리를 선언한 정은아는 방송국을 넘나들며 예능과 교양을 두루 진행하며 지금은 대통령과의 대화에 단독 MC로 발탁될만큼 그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위의 예에서 보듯 아나운서들은 매우 뛰어난 진행능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끼와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프리선언 이후에도 진행자로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방송사에 소속된 아나운서로 묶이게 되면, 방송사에서 지정해주는 프로그램에만 출연할 수 있고 살인적인 스케쥴을 소화하면서도 따로 몇 만원의 수당만 챙길 수 있지만, 프리선언은 이러한 구속된 상황에서 벗어나 다른 연예인 혹은 개그맨 출신 방송인들과의 경쟁에 직접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준다. 즉 프리선언은 여러 모로 답답한 새장 안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아나운서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프리선언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상황만을 제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프리를 선언한다는 것은 방송사의 보호와 관심에서 벗어나 온전히 개인의 경쟁력에만 의지하여 방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도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지만 아나운서라는 메리트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방송에서 자신의 매력을 뽐내던 강수정은 방송인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지금껏 성공한 프로그램이 없다. 물론 강수정이 실패한 방송인이며 실패한 진행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아나운서 시절에 비해 극히 저조한 방송실적은 곰곰히 되짚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개인의 발전을 성공으로 귀결시킬 수 있는 의지가 없이 돈과 인기만을 쫓아 프리를 선언한다면 실패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다. 아나운서의 프리선언이 성공으로 귀결되기 위해서는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이에 못지 않은 의지가 필수요건으로 뒤따른다고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