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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끊없는 몰락의 길을 향해가는 무한도전

토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불리었던 무한도전은 최근 시청률 부분에서 계속되는 답보상태를 걷고 있다. 비 특수를 얻어 잠시 20%를 돌파했던 9월 20편을 제외하고는 평균적으로 시청률 15% 내외를 기록하며 더 이상의 도약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으며,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방영되며 진부해진 캐릭터 놀음에 시청자들은 점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악재들보다 더 큰 악재는 연출자인 김태호 PD가 점점 이상한 방향점을 설정해 무한도전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10월 4일 방영된 네 멋대로 해라 특집 2편은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추구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하는 의구심이 들도록 했다. 그들은 전국민이 웃을 수 있을만한 예능을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특정집단을 상대로 호소하는 호소문을 만들고 있는 것인가? 


빠삐놈 음악에 자신이 이 음악의 주인공이라 자칭하며 엄정화와 이효리를 연상시키는 여장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전진의 모습에 일반 대중들이 찾을 수 있을만한 웃음 포인트는 단 하나도 없었다. 자유로운 편집으로 멤버가 직접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참여한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달리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억지 웃음을 유발하는 불편한 장면들만이 자리했을 뿐이었다. 정형돈이 길거리에서 장어를 굽는 장면도 유재석이 과거 사람들을 찾는 장면들도 박명수가 길거리에서 반어법을 역설하는 장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 장면들을 보고 과연 웃음을 터트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하게 흘러가는 무의미한 시간 속에서도 연출자는 무책임하게 손을 놓고 있었다. 물론 무한도전 웃음의 기본 형식이 이러한 어설픔 안에서 서로간의 리얼한 상황극을 업고 마무리된다 해도 앞서 말했듯 진부해진 캐릭터 놀음은 더 이상 웃음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 형식은 어설픈데다가 상황극 또한 지루하니 프로그램에 더 이상의 활력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나마 웃음을 주었던 노홍철의 네 멋대로 해라 같은 경우도 웃음은 주었을지 몰라도 불편하게 흘러가는 형식은 지나치게 매니아적인 구성을 띠고 있었다. 특정 집단과 팬만이 보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전국민에게 어필하는 주말 황금 시간대의 공중파 예능에서 이렇게 지나치게 치우친 연출을 시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SBS 패밀리가 떴다와 KBS 1박 2일이 진부하고 재미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무한도전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만의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웃음만큼이나 대중을 포용하려는 연출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이미 지나치게 그들만의 리그로 향하고 있으며 이러한 쏠림 현상은 반등이 아닌 더한 몰락과 암운을 불러올 수 있다. 동시간대에 경쟁 프로그램인 스펀지와 스타킹은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정적인 10% 내외의 시청자들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경쟁 프로그램이었던 라인업이 그러했던 것처럼 지나친 조바심은 시청자들의 이탈이라는 더한 악재를 불러온다는 사실. 연출자인 김태호 PD는 이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