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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전진, 무한도전에서 하차하라

무한도전 제 7의 멤버로 전진이 포함된지도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는 무한도전 놈놈놈 - 돈을 갖고 튀어라편에서 게스트로 등장하여 3주간 맹활약을 펼쳤고, 이에 가치를 인정받아 하하의 입대 이후 공석으로 남아있던 무한도전의 고정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전진은 무한도전 고정 획득 이후로 본격적으로 예능계 진출을 선언했고, 이에 야심만만 시즌2에서 고정MC 자리를 차지하였다. 거침 없는 그의 인기는 케이블로도 이어져 그는 전진의 여고생4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 신화의 멤버로 데뷔하여 연기자로 전향을 시도했으나 혹독한 실패를 겪었고, 이에 다시 가수로의 컴백을 위해 준비했던 솔로 앨범 발표 이후 갑작스러운 예능계 스타로의 도약까지. 현재 전진은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진의 등장과 고정 자리 확보 이후부터 무한도전은 느슨해진 재미도와 떨어지는 시청률로 고심하고 있다. 빠르게 뒤쫓아오고 있는 후발프로그램들의 추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며, 역전을 허용한 지금 시점에서는 무한도전의 장점이었던 인물간의 캐릭터 놀음 또한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진은 무한도전에 도움이 되는 존재인가?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배우의 꿈을 꾸고 있다는 전진이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것이 그에게 도움이 되는가?

전진과 전스틴 그 미묘한 경계선의 차이


일단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전진이 갑작스레 이렇게 예능계의 늦둥이로 떠오른 것은 그가 예능에서 보여준 능력 때문이 아니다. 그가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예능인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그가 '전스틴'이라는 별명을 얻은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이는 D모 사이트에서 새로운 솔로곡을 발표한 전진의 춤과 의상을 비웃기 위해 지은 별명이었고, 이를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가 라디오에서 따라함으로서 순식간에 별명이 퍼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진지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전진의 모습을 우습게 여겼고, 그는 단순간에 패러디 대상으로 떠오름과 동시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그가 여름용 댄스곡으로 발표한 솔로곡 WA는 노래 자체의 인기도와 화제성에서는 실패한 곡이었으나, 진지한 남자 전진을 우스운 예능인 전스틴으로 바꿔놓는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전진이 현명했던 것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 진출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비록 멋있게 보이기 위해 내놓았던 노래가 우습게 희화화 되었지만, 비록 조롱이더라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대중의 열광적 반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자는 매우 능동적인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듯 우연히 게스트로 1회 출연한 무한도전에서 그는 프로그램 형식의 도움과 전스틴으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살리며 훌륭하게 게스트의 역할을 잘 해내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시점부터다.

전진은 전문 예능인이 아니다


돈을 갖고 튀어라 편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후 고정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이후 전진의 예능 실적은 매우 부진하다. 대중이 씌여준 전스틴이라는 가면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나, 그에게는 전스틴이라는 트렌드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부차적인 예능감과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모자란 남자들끼리 모여서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고, 이들끼리 티격태격하며 연출되는 상황극으로 재미를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미남이며 아이돌 스타인 전진은 이러한 모자란 남자라는 상황극에 다소 동떨어져 있다. 고정으로 확정된 직후에는 나름 자신을 희화화 시키려고 노력은 하고있으나,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고 유재석이나 박명수 또한 아이돌과 인기 가수라는 그의 이미지 때문에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못한다. 캐릭터가 붕 떠 있다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

상황극을 벌이는 능력 또한 좋지 않다. 과거 하하는 무한도전 내에서 일어나는 상황극에 있어서만큼은 나머지 다섯 명을 컨트롤하는 중심축이나 다름없었다. 하하의 적극적인 리액션과 해석은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그 날 재미의 성패를 좌우했을만큼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자리를 대신한 전진은 어떤 상황극에도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방어에 급급하다가 상황극을 어설프게 마침표 찍는 것에만 능한 모습이다. 전문적인 예능인이 아니다보니 아직도 게스트로 나와서 해야 할 행동들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전진의 이러한 행동들은 무한도전의 전체적인 균형을 무너뜨리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전진 스스로에게도 독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챗바퀴 돌듯 계속되면서 전진 본인에게도 안 좋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전스틴으로서의 캐릭터를 모두 소진해버리자 그는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고정으로 나오고 있는 모든 예능프로그램에서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간헐적으로 몇몇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오고 있으나 웃음을 주는 편차 또한 매우 심하다. 토크 능력이 월등하게 뛰어난 편이 아니기에 큰 재미나 웃음을 주지 못하고, 상황에 적극적으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인기는 치솟고 있을지 모르나, 더 보여줄 능력이 없는 지금 시점은 추락만 남은 절체절명의 위기상태라고 해석해도 틀리지 않은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수록 가수로서 아이돌 그룹으로서 배우를 꿈꾸는 지망생으로서의 그의 위치가 점점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전진은 일본에서 1세대 아이돌 그룹 SMAP의 멤버로 십수년을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드라마와 영화의 히트 메이커이고, 예능에 나와서는 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지니고 있는 일본의 키무라 타쿠야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키무라 타쿠야는 개인의 특수성과 일본의 특수성이 만들어낸 흔치 않은 인물이다. 인식이 많이 바뀌기는 했으나 일본과 한국의 대중간에는 아직도 커다란 간격이 존재한다. 한국의 대중들은 모든 것을 드러내놓는 프로그램도 좋아하지만 연예인을 포장하는 신비주의에도 여전히 열광하고 있다. 신화와 아이돌 그룹 가수, 배우로서의 꿈이 예능에서의 부진한 모습이 지속될수록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생 예능인의 길만 걸을 것이 아니라면 적당한 시점에서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무한도전에서 하차하라


무한도전은 변화해야만 한다. 이 시점에서 변화하지 못하고 정체한다면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무한도전이 시청률 30%를 바라보던 스펀지를 누르고, 시청률을 뒤짚는 기억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변화의 칼바람 속에서 늘 긴장감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무한도전은 긴장감이 사라져버렸고, 틀에 박힌 멤버들 속에서 틀에 박힌 스타일의 개그들만이 나오고 있을 뿐이다. 적극적인 변화. 무한도전은 다시 초심으로 되돌아가야하고, 그 첫 번째 시작의 단추로 전진의 하차라는 적극적인 변화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에서 하차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전진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무한도전에게도 도움이 되는 결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