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뷰라의 연예스토리

지독한 성장통에 시달릴 강건우와 강마에

베토벤 바이러스 12회와 13회는 드디어 두 명의 강건우, 제자와 스승간의 본격적인 격돌의 전초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이 드라마가 말하고 싶었던 궁극적인 주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들간의 다툼은 단순히 제자와 스승 그리고 삼각관계로 인한 사랑다툼이나 단순한 음악적인 견해로 인한 다툼이 아닌 인간의 성장과 부딪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해의 방법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입니다.

부쩍 성장한 두 명의 강건우


그동안 불쾌한 첫 만남을 비롯해 두 번의 위기가 있었던 공연을 거쳤고 전혀 다른 성격을 비롯한 수없이 많은 갈등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른 방법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스승과 제자까지 된 이 두 사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된 이유는 겉으로 보면 간단합니다. 이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발을 담그고 있는 두루미 때문에 일어난 어긋나버린 삼각관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난 사실일 뿐이며, 이들의 갈등이 시작되는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면 삼각관계와는 전혀 동떨어진 갈등의 본질이 쉽게 해석됩니다. 

처음 이 드라마에 등장했을때의 강마에는 쓰레기라고 부르는 엉망진창 오케스트라를 버리고 도주만을 꿈꾸던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였습니다. 반면 강건우는 지하철에서 자신에게 사기를 치던 두루미를 찾아가 순순히 트럼펫 연주자 제의를 받아들이고 이후에는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단원들을 돕는, 끝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주려는 착한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의 그들은 겉으로는 몰라도 가슴 깊숙한 곳에서 끝없는 내적변화와 싸우고 있습니다. 지금의 강마에는 자신이 쓰레기라고 모욕했던 단원들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애를 쓰고 있으며, 착한 남자였던 건우는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단원들을 고생시키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자신의 스승인 강마에를 넘어보겠다는 야욕을 꿈꾸기 시작합니다. 두 남자는 서로의 영향을 받아 처음 등장했을때의 모습과는 전혀 동떨어진 모습으로 부쩍 성장하였고,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들의 내적인 성장에서 비롯되는 갈등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하는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화해하고 소통하며 이해하는 방법을 말한다


처음 건방진 말투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단원들에게도 반말을 내뱉고 소리를 내지르고 돈에 혹해 처음 단원에 합류했던 하이든의 변화는 드라마의 전체적인 주제를 상징하는 캐릭터의 또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연진에서 축출당하자 시장에게 오케스트라의 허술함을 알리며 공연의 실패까지 바라던 그녀는 끝없는 자신의 이기심에도 불구하고 이해와 소통으로 마음을 열어준 김갑용 선생에 의해 조금씩 변화의 과정을 밟아갑니다. 강마에와 강건우가 그러했듯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크게 변화가 없었을지 몰라도, 그녀 또한 성장하고 있었던거죠. 그녀는 결국 자신이 그렇게나 미워하던 치매 노인 김갑용의 곁에 머무릅니다. 

자의식과 자기애가 강한 그녀는 치매에 걸린 김갑용 선생을 향해서도 여전히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자신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30년전에 죽은 김갑용 선생의 딸로 기억되는 것을 싫어해 자신을 꼭 기억해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다시금 정신을 잃어버린 김갑용을 위해 그의 딸이 되어주는 길을 선택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조차 무너뜨리는 희생과 사랑. 자기밖에 모르던 그녀는 성장으로 인해 타인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모르던 화해의 기술을 터득합니다.

이는 홍진아 홍자람 두 작가의 전작 드라마였던 오버 더 레인보우나 베스트극장에서 단편으로 방영되었지만 크게 주목받았던 드라마 태릉선수촌에서도 나온 이들만의 캐릭터 성장과정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은 끝임없이 변화하고 욕망하는 자신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하고 가끔씩 이유없이 분노를 터트리기도 하며, 비상식적이기도 한 내면의 가치관에 뜬금없는 분노를 터트리기도 합니다. 어떻게보면 그런 이유로 드라마의 흐름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는 이들이 드라마보다 현실에 더 가까운 접근법으로 인간을 향해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 이에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는 베토벤 바이러스와 오버 더 레인보우, 태릉선수촌을 직접 비교하는 글로 따로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

지독한 성장통을 겪을 두 명의 강건우 


드라마는 앞으로 겉으로는 이 두 남자의 본격적인 대결로 흘러갈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 드라마가 앞으로 흘러왔던 내부적인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면, 둘의 대결이 아닌 자기 스스로와 싸우고 갈등하는 두 강건우로 귀결될 것입니다. 천재가 아니기에 천재를 부인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채 음악이라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워왔던 강마에는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음악이 주위 환경으로 망가져간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며, 천재이지만 끝임없이 베푸며 오케스트라는 함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작은 강건우는 이제 자신의 스승을 이기고 싶어하는 자신의 내적인 욕심과 싸움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도 스스로 모르고 있을뿐 지독한 성장통과 내적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가끔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비난하기도 하며,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죽음보다 더한 고통속에서 몸부림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고통에 맞서는것이 궁극적으로 즐거울 수 있는 것은 그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고 앞으로 전진하면 더 아름답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며 넓은 시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갈등하고 화해하며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꾸준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