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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괴물로 진화하는 박진영의 2PM

처음 2PM이 가요계에 등장했을 당시, 어느 누구도 그들이 일년만에 연말 가요 시상식의 패권을 가져가는 그룹이 될 것이라 예측하지 못했다. 그만큼 기라성 같은 라이벌 혹은 선배 남성 그룹들에 맞선 그들의 등장 당시 첫 모습은, 어떤 기대도 가지기가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었다. 뜬금없고 민망한 10점 만점에 10점을 외치고, 단조롭고 식상한 디스코 리듬의 랄랄라에 맞춰 엉덩이춤을 추고, 우스운 서커스 쇼에 몸을 내맡기며 무대 위에서 점프를 난발하던 데뷔 당시 2PM은, 멋있고 세련되기보다는 도리어 코믹하고 우스운 느낌이 더 강한 그런 그룹이었다.

랩퍼인 찬성과 택연의 랩은 마치 불경을 읊어대는 것처럼 지루하기 짝이 없었고, 리드보컬인 재범과 준수의 가창력은 동방신기의 시아준수나 빅뱅 태양의 음색과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거기에 더해 일각에서 일었던 오후반 떨거지들, JYP 전속 서커스단이라는 일부 악의적인 평가들은, god 이후 처음 남성 댄스그룹을 제작하며 심혈을 기울였다는 제작자 박진영의 고백을 이내 우스운 농담치기로 전락시켰다. 그 정도로 데뷔 당시 2PM은 프로 특유의 완벽함보다는 노골적인 아마추어나 날것의 냄새가 더 강하게 풍기는 그룹이었다.


그러나 한때 그토록 부족하기 짝이 없던 그들은, 지금 현재 시점에서 여타 아이돌 남성 그룹들이 드러내던 한계점들을 능히 뛰어넘으며 비약적이고 고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들의 정규 1집 타이틀곡인 Heartbeat는, 2PM 특유의 스타일과 더해진 강력한 무대 위 퍼포먼스로 익히 남자가 보아도 멋있다는 감탄사가 흘러나올 정도의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고, 한때 한 편의 코미디 혹은 우스갯거리로 취급되었던 그들의 아크로바틱 또한 이제는 2PM의 정열적인 모습을 대변하는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표현되고 있다. 절정의 인기와 잇따르고 있는 광고계의 러브콜까지, 그들은 이토록 명성과 실리라는 떡을 양 손에 모두 쥐고 독보적인 자신들만의 시대를 차츰 열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대중은 이토록 2PM에 열광하는가? 이는 다른 여타 아이돌 그룹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2PM만의 스타일과 매력이 대중들과의 소통에 성공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다.

너무나도 완벽해 실력으로는 아이돌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동방신기도, 매끄러운 대중적 음악을 내세우며 단숨에 가요계 정상의 자리를 정복해낸 빅뱅도, 사실 아이돌이 가지고 있는 10대 취향적인 음악적 테두리와 한계를 쉽게 벗어나진 못했다. 동방신기가 선보인 강력한 비트의 음악적 색깔 위에는 늘 그들의 소속사인 SM 특유의 사회 비판적인 SMP 메시지가 있어야 했고, 빅뱅 또한 그들이 선보인 음악적 색깔의 토대 위에는 언제나 힙합 혹은 흑인 취향적인 R&B 음악을 추구하는 YG의 색깔이 포함되어야만 했다. 이는 해석하면 그만큼 그들이 아이돌 특유의 스타일과 법칙에 충실하며 대중적으로 긍정적인 타협을 추구했다는 증거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아이돌 특유의 틀과 방향점을 깨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 또한 다분하다. 그러나 이수만이 키운 아이돌 동방신기와 양현석이 키운 아이돌 빅뱅과는 달리 박진영이 키운 아이돌 2PM은 이런 특유의 편견과 법칙을 어김없이 깨부수며, 아이돌임에도 아이돌의 범주를 넘어서는 놀라운 파괴력을 어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동방신기와 빅뱅이 주로 10대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2PM의 주요 지지층은 거의 대부분이 20대 혹은 30대로 나이가 많은 편이다. 이는 2PM의 취향과 색깔이 10대 취향적인 혹은 아이돌 취향적인 색깔이 아닌 2PM 만의 섹시함을 오로지 담아내며 표현해내고 있기에 가능한 결과다. 그동안 남성 아이돌 그룹은 섹시한 이미지보다는 미소년 이미지 혹은 귀여운 스타일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그룹들이 대세에 있었다. 여자친구 방의 고양이가 되고 싶다고 말한 동방신기, 누난 너무 예쁘다고 말하던 샤이니, 어려도 좋다고 말한 유키스를 비롯한 여타 남성 아이돌들의 스타일은 그동안 남성 아이돌들이 추구해온 전형적이고 평범한 스타일의 보편적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2PM은 이와 달리 아이돌이면서도 탈 아이돌적인 폭력적이고 강력한 섹시함을 자신들의 주무기로 삼으며, 20,30대 여성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10대 시절 남성에 대한 보호본능에 끌려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고, 20대 시절에는 이를 탈피하며 아이돌에게서 관심을 멀리하는 다수 여성들의 패턴과 법칙을 극복해낸 것이다. 2PM은 남성 아이돌도 성적 매력을 어필하며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중들에게 결과로서 보여주고 있다.


이런 2PM의 성공은 제작자 박진영 특유의 스타일이 대중들이 원하는 트렌드와 성공적으로 결합된 결과물이며, 가요계를 향해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두드리던 박진영만의 방식이 거둔 승리의 환호성임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가수로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부터 팬티가 노출되는 망사 바지를 입은 것을 비롯 섹스는 게임이다라는 파격적인 언행도 마다하지 않던 박진영은, 현재는 제작자로 활동하면서도 자신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이수만, 양현석과는 달리 여전히 무대 위를 활발히 누비고 있다. 그리고 그는 4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파격적인 자신만의 스타일과 그런 고집들을 전혀 버리지 않은 상태다. 톱가수이자 배우였던 박지윤을 억지로 섹시 가수로 변신시켜 그녀를 망쳐놓았다는 일각의 비판, 중학생이 포함되어 있는 원더걸스 멤버들에게 너무 과도한 노출과 여성적 스타일을 요구했다며 비판 아닌 비난에 시달렸던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그는 꺾이지 않았다. 그런 노력의 결과인지 드디어 박진영은 자기 특유의 색깔과 섹시함 위에 2PM이라는 아이돌을 성공적으로 결합시키는데 성공해냈다. 아주 예전부터 바라고 바라던 자기 스타일의 진짜 완성형 아이돌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섹시한 모습을 적극적인 주무기로 내세우며 성공적인 결과를 남긴 여성 그룹 혹은 솔로 가수들은 많았지만, 섹시함을 주무기로 내세우는 남성 그룹 혹은 솔로 가수들은 극히 적었고, 그마저도 은밀하고 음성적인 은유적 표현에 머무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섹시함과 카리스마를 자신들의 주무기로 드러내며 짐승과도 같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는 2PM은, 지금도 능히 남성 아이돌이 가진 한계와 편견의 벽을 깨부수며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짐승돌을 넘어서 섹시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2PM은 과연 어디까지 향해갈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지금 박진영과 함께하고 있는 그들은 엄청난 거물이 되어가고 있으며, 그동안 어느 누구도 보지 못했던 아이돌계의 무시무시한 괴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