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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일랜드에서 지내며 실감한 가장 독특하고 특이한 점은 이 나라 사람들이 기네스라는 브랜드를 대단히 각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실제 더블린 도심을 걸으며 난 기네스의 상표와 기네스와 관련한 플랜카드 심지어 기네스 숍이 아닌 일반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도 기네스 물품들이 가득한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또한 그 뿐만 아니라 짧은 이야기를 나눈 택시기사나 호텔 직원을 포함한 아일랜드 현지인들이 기네스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면 침이 마르도록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 또한 두 귀로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별 일 아니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부분들이 참 신기했다. 상식적으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방문했는데 서울 도심 곳곳이 삼성의 상표와 삼성과 관련한 플랜카드 심지어 일반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숍에도 삼성과 관련한 물품들이 가득한 것을 목격하면 내가 과연 그런 것들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이 내게 한국의 대기업인 삼성이나 현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나로서는 그다지 긍정적인 대답을 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이를 더욱 생소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나는 왜 아일랜드 사람들이 기네스에 열광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더블린 최고의 관광명소로 알려진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를 방문해 이곳을 찾은 아일랜드 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의문을 품었던 문제들에 대해 답을 구했다. 그러면서 이내 기네스가 가진 사회적인 역할. 아일랜드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업의 공익적 역할에서 기네스가 존경받고 있는 해답과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만난 아일랜드 사람들은 모두 기네스라는 기업이 술을 만드는 맥주 회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기네스라는 브랜드가 아일랜드 그 자체이며 비상업적이고 비영리적 평화를 상징하는 기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스토어하우스 속 여러 기록들과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 기네스북을 포함해 기네스가 세계에서 펼치고 있는 자선적인 사업의 목적들을 읽고 보고 경험하며 나는 기네스가 얼마나 아일랜드를 널리 알리는데 힘을 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런 모습들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자신들과 한국적인 부분을 연결하는데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일본 기업 혹은 중국 기업이라고 오해받는 경우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무척 신기했다.


또 나는 무엇보다 그들의 제품인 기네스에도 아일랜드 특유의 요소가 녹아들어있다는 사실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고유 브랜드인 기네스는 세계적 브랜드화를 추구하며 모든 이들의 입맛을 끌어당기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그들이 가진 아일랜드 고유의 색깔과 특유 입맛은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실제로 맛 본 그들의 기네스 맥주는 흑맥주인데다가 상당히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이는 톡 쏘는 맛만 강조되어 쉽게 취하는 자극적인 한국 맥주들과는 다른 부분이라 굉장히 신기했다. 이런 기네스 맥주는 더블린 현지의 한국 음식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식당에서조차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지켜보며 아일랜드 현지에서 기네스가 가진 역할과 의의가 그들이 판매하고 있는 맥주로도 대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그것들이 얼마나 크고 거대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더블린은 곧 기네스라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현지에서 기업이 가진 사회적인 역할과 그 의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또 한국 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지고 있는 여러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다. 대다수 한국 기업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이 사회에서 대단히 큰 공익적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고 말하겠지만 실상 부족한 부분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대기업이 독점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 사회의 많은 이들이 대기업을 존중하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심지어 안티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닌지 그리고 기네스가 아일랜드 사회에서 보여주는 역할이 대한민국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가 아닌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

아일랜드 인들이 기네스를 존경하는 이유는 기네스가 기업으로서의 가진 사회적인 또 공공의 가치를 잃지 않기 때문이었다. 과연 우리도 언젠가는 기네스와 같이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도시 전체를 도배하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습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가질 수 있을까. 아일랜드를 여행하고 기네스 맥주를 마시며 문득 그런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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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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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기네스가 2009.10.08 15:3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진짜 짱이지

    파는 곳이 없는게 문제

  3. 기네스! 제 친구가 기네스가 맛있다 하길래 언젠간 마셔봐야지... 하면서도
    조금 비싼 가격에 항상 하이네켄을 대신 마시곤 합니다;;
    기네스 정말 맛있나요?

  4. 아일랜드 맥주의 정통은 제가 보기에도 기네스라고 생각해요.
    맛도 乃 이고요.^^

  5. 기네스 정말 맛있죠-. 잘 따라서 2~3분있다가 첫모금은 세상의 어떤 음료와도 비교불가능한 것 같아요.

  6. 호가든이 OB에서 국내생산하면서 오가든이라 불리면서 맛없어서 잘안마시게 됐는데

    기네스는 여전히 맛있죠..

    강남역에서 CGV 뒤쪽에 가면 dublin 이라는 기네스 전문점도 있습니다.

  7. HANRSS에서 보고 왔는데 2009.10.08 23:1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기네스 마셔보고 싶은데 어디서 살 수 있나요?

  8. 역시 기네스~:)

    말만 들었지 저도 직접 맛보지 못했다는;;

  9. 뷰라님의 멋진 소개 좋네요.. 정말.. ㅎ

    행복한 하루되세요 ^^

  10. 자랑스러운 기업을 가지는 것 또한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그런 기업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11. 재미있네요^^
    기네스 맥주, 저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뷰라님의 글과 함께 되새겨보니 새롭네요^^

  12. 예전에 흑맥주 많이 마셨는데...
    특히 기네스는 부르러운게 매력이죠^^

  13. 이를테면 기네스맥주사가 분식회계를 했다가 들켰다 칩시다. 그런데도 최고경영자가 몸이 아프단 핑계로 휠체어를 타고 그냥 풀려났다면 아일랜드 국민이 기네스맥주를 사랑해줄까요? 사랑받는자는 사랑받을 짓을 한 거고 미움받는 자는 미움받을 짓을 했겠죠. 유재석이 그토록 거만했다면 국민mc소리 못들었겠죠. 우리나라 대기업이 사랑받을 짓을 했냐 생각해보면 그닥..... 되려 그렇게 못되게 굴고도 소비자가 구입해 주니 오히려 기업이 소비자에게 고개를 조아려야 할 판!

  14. 하지만 남서부 먼스터 지방에 가신다면
    펍에서 기네스 보다는 머피스나 비미쉬를 주문하시고
    바에서 랜드로드한테 기네스 따위보다 훨씬 맛있다고 설레발을 쳐 주세요.
    그러면 털복숭이 얼굴에서 흐뭇한 미소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영국 침략자들에 대한 오랜 저항을 자랑으로 여기며
    아일랜드 전통의 계승자라고 자부하는 아일랜드의 먼스터 지방 사람들은
    더블리너와 기네스를 영국의 앞잡이 혹은 영국 물이 든 나약한 것들이라고 빈정거립니다.
    (실제로 아일랜드의 독립운동가들이 거의 다 이 지방 출신)

    아이러니하게도 기네스의 영광은 대영제국의 영광과 함께 했습니다.
    영국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당시 영국군에 있었던 아이리쉬들과 함께 기네스도 함께 했거든요.
    창업자도 영국에서 건너 온 상인이었고 키운 것은 영국의 협력자들이었습니다.
    오늘날까지 기네스의 대주주는 영국자본입니다.

    아일랜드의 깨끗한 물로 만든 질 좋은 맥주와 세계적인 유통을 가능케 한 영국의 국력,
    그리고 세계의 팝 문화를 선도하는 영국의 마케팅 능력이 불멸의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15. 현재 아일랜드 내의 수 많은 지방 흑맥주들은 기네스의 표준화로 간판을 내렸고
    남아 있는 메이저 브랜드는 먼스터 지방의 비미쉬와 머피스 뿐이죠.

    아일랜드의 3대 흑맥주 브랜드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먼저 흥한 것은 비미쉬입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의 감자 대기근으로 먼스터 지방의 경제가 초토화 되고 나서
    몰락을 거듭하다가 오늘날 지방 브랜드로 남게 되었습니다.

    감자 대기근의 여파가 어느정도 수습된 19세기 후반에 새롭게 나타난 것이 바로 머피스.
    젊은 머피스는 늙은 비미쉬 와는 달리 차근차근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나 유럽 대륙에서도 운이 좋으면 슈퍼마켓에서 머피스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오래 전에 들어 왔었는데 너무 일찍 들어 와서 도로 철수했었지요.

    맛의 진하기는 기네스 > 머피스 > 비미쉬
    가격은 기네스 > 머피스 > 비미쉬
    기네스와 비미쉬는 1파인트에 거의 1유로 차이가 납니다.

    아일랜드를 방문하시는 분이라면 전 세계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기네스 보다
    펍에서 머피스나 비미쉬를 한 번 드셔 보시길 바랍니다.
    머피스는 더블린에서도 맛 볼 수 있지만 비미쉬는 찾기가 좀 어렵습니다.

  16. -뱀발-

    기네스에 그려진 하프는 아일랜드의 국장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더블린이 속해 있는 렌스터 지방의 문장입니다.

    아일랜드에는 4개 지방이 있고 과거에 바이킹, 노르만, 켈트의 작은 왕국들이 할거했습니다.
    영국 바로 건너편에 있는 동부 렌스터 지방은 외세의 침략이 잦아서
    더블린을 비롯한 많은 동부 도시들의 기원이 바이킹과 잉글랜드 노르만 세력의 요새였습니다.

    서부는 땅이 척박해서 침략자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침략자들에게 밀려난 많은 켈트계 왕국들이 피난을 가서 자리를 잡았지요.
    침략자들에게 최후까지 저항하다가 함락된 곳이 남서부의 먼스터 왕국입니다.
    때문에 이 지방 사람들은 아일랜드 내에서도 가장 완고하고 선민의식이 대단합니다.

    이렇게 더블린이 있는 렌스터 지방이 아일랜드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아일랜드의 상징이 하프가 되었고 더블린을 대표하는 기네스도 하프를 문장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17. 그런 사연도 있군요..
    우리로선 부러운 모습입니다.
    사회와 기업이 서로 공존해가는 모습들이 아름답습니다.

  18. 저도 외국인이 저에게 소주에 대해 물어보면
    사회적인 공로에 대해선 말을 못해도
    저를 포함한 한국인이 얼마나 소주를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할 것 같아요 하하

  19. 정말 우리나라는 어떤 기업이 그런 존경을 받을까요?
    에효~~ 한숨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20. 아일랜드생활15년 2009.10.10 02:4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와..... 많이 배우네요...
    기네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맛있으니까 그런거고요....
    거기서 일하는 분들은 diagio와 합병된 이후에도 옛날의 방식대로 근로자의 권리를 항상 존중해주어서 그런걸로 알고 있는데요.
    Conor님과 좀 생각이 다른게 케리에서도 많은 독립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태어 났지만 케리사람들은 기네스를 좋아합니다.
    머피스는 코크 사람들이 주로 선호하는듯 싶습니다.
    한국에도 시원 진로 있지 않습니까??
    머피스는 코크꺼니까 코크사람들이 좋아할수 밖에요...
    한 15년 전에 한국 사람이 소니보다 삼성이 더 낫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꾀 많았는데요.
    그런거랑 똑같은거 같아요.
    그리고 코크사람들은 더블린 사람들 다 싫어합니다.
    DPRC라고 적혀저있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코크사람들도 흔히 볼수 있거든요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Cork 라고요 :)
    부산사람이 서울말 부산에 오면 사투리 된다고 하는거랑 비슷한거 같네요,

  21. 기네스...다들 좋아할만하죠..^^
    기업이 사회적 기부활동도 많이 해주면 정말 이미지 굿인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