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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너는 내 운명과 춘자네 경사났네의 진부함에 대한 변론


방송사 일일드라마는 늘 같은 스토리로 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다보면 예전 드라마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나오기도하고, 비슷한 내용 전개로 전에 보았던 드라마와 혼동되는 부분도 있을 정도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 일일드라마인 너는 내 운명과 MBC 일일드라마인 춘자네 경사났네는 시청률 부분에서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지만 현재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신데렐라 스토리를 지닌 여자 주인공이 이를 극복하고 양가 부모의 반대 속에서도 사랑을 이룬다는 기본적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드라마의 필수소재라 할 수 있는 재벌에 대한 이야기와 얽혀있는 삼각관계 스토리도 나온다. 두 드라마 설정이 너무 비슷해서 보다가 채널을 돌려도 드라마 분간을 할 수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지적만 할 수 있을까? 일일드라마는 편성 때부터 일정 부분 이러한 내용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 골격안에서 드라마를 만들다보니 드라마가 그렇게 흘러가게 되는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같은 설정과 뼈대를 가지고 있는건 어떻게보면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와 방송사들은 판에 박힌 듯이 일일드라마를 만들어내고 대중은 그런 일일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일일드라마의 내용이 일단 어렵지 않다는 점에 있다. 짧게 날마다 진행되는 스토리 구조 때문에 여러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호흡이 길지 않아서 시청자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않는다. 또한 주인공이 있고 그 스토리가 진행되더라도 특히 미니시리즈나 일반 주말드라마보다 주변 인물들을 더 깊숙하게 탐구하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만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라 출연진 전체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너는 내 운명은 얼핏보면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이야기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장기이식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 잘 묘사하고 있다. 춘자네 경사났네 또한 미혼모라는 쉽지 않은 소재속에서 우리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진부하더라도 우리네 곁에서 가장 가까운 방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고 보고 싶어할 때가 많다. 그리고 너는 내 운명과 춘자네 경사났네는 이러한 대중의 욕구를 잘 만족시켜주고 있는 드라마다.

물론 진부한 스토리와 진부한 내용으로 전개되는 드라마가 좋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너는 내 운명과 춘자네 경사났네를 무조건적으로 나쁜 드라마라고 몰아붙일 수 있을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다양하다. 우리네 어머니들과 아버지들은 8시 20분에 방영되는 30여분간의 짧은 드라마로 삶의 재미와 희망을 얻고는 한다. 형식이 낡고 봤던 이야기들이 나오더라도 그 드라마를 시청하는 대중이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은 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늘 우리 삶에 일탈과 파격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