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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은지원이 성공하고 문희준이 실패하는 이유

90년대 남자 아이돌계의 양대 산맥이자 최고의 정점을 상징하는 그룹은 단연 H.O.T와 젝스키스였다. 이들은 활동 중 여타 라이벌이 될 만한 아이돌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그룹이 해체되는 순간까지 정상의 위치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아이돌 시장의 트렌드와 문화 자체를 바꿔놓는 선두주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 그룹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가요계에 현재와 같은 아이돌 시장의 광풍이 없었으리란 예측을 하는 것 자체가 당연하다 여겨질만큼,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 이들이 가졌던 영향력과 위치는 그만큼 대단하고 중대했다.

이 두 그룹은 가장 치열했던 맞수이자 라이벌이었기에 활동 내내 여러 닮은 부분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 이와 반대되는 달달한 스타일의 멜로디가 교차되는 후속곡, 보컬이 보여주었던 음색과 그룹의 퍼포먼스, 열성적인 팬들을 끌어 모은 매력까지. 헤아리자면 끝을 셀 수가 없을 정도로 공통점이 많았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라이벌이자 공통점까지 많았던 이들 그룹을 대표했던 리더들은, 또 너무나도 닮은 공통된 역사를 함께 끌어안고 현재 가요계가 아닌 예능계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두 사람의 현재는 지금 너무나도 다른 상황으로 갈려져 있는 상태다. 당초 대중들의 폭발적인 기대를 안고 예능무대에 데뷔했던 문희준은, 한때 자신을 모욕하던 김구라와 손을 잡는 선택을 내리면서까지 이 무대에서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으나 신통치 않은 결과만 남기고 있고, 그 실적 또한 미비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라이벌이라 불렸던 은지원은 이와 달리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예능 1박 2일의 주축 멤버로 맹활약을 이어나가고 있고, 각종 프로그램에 또 고정패널로 출연하며 꾸준한 스테디셀러 예능인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은 상태다. 현역시절 라이벌로 불렸으나 상대적 우위를 점하던 H.O.T의 리더 문희준이 정작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자신들보다 아래로 취급되던 젝스키스의 리더 은지원에게 같은 장르와 같은 모습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한 수 아래로 취급되며 밀리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문희준은 실패하고 은지원은 이렇게 성공가도를 달려 나가는 결과가 노출되고 있는걸까. 이는 전적으로 이미지 메이킹이 실패했고, 또 실패하고 있는 결과가 만들어낸 차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의 간극은 그룹의 해체 이후 개인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단계와 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부터 벌어지기 시작했다. 문희준은 그룹의 해체 직후 추구하던 댄스음악을 버리고 락으로 자신의 음악적인 스타일을 전향했다. 그리고 은지원 또한 그룹의 해체 이후 전형적인 힙합 장르로 음악적 스타일을 전향함으로서 문희준과 공통된 방법으로 변화의 역사를 밟아나갔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모습의 변화를 추구했음에도 곧 전혀 다른 입장과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차이의 모든 간극은 이런 이미지 메이킹의 차이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희준은 고의나 악의를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끝없는 말실수와 구설수, 아이돌의 화려한 이미지를 락커로서의 자신의 모습과 대비시키며 곧 이미지 메이킹의 역풍을 맞고 국민적인 안티를 끌어 모으고 말았다. 첫 단추를 잘못 꿰매며 대중들의 마음가짐을 완벽히 오도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은지원은 이와 달리 본래 힙합 음악을 추구하던 이들을 찾아가 고개를 먼저 숙이고 젝스키스의 리더이자 화려한 아이돌로 살아왔던 과거를 지워나가는 방법으로 시작점을 끊었다. 현명하지 못한 방법으로 첫 단추를 잘못 꿰맨 문희준과는 달리, 아주 현명한 방법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향하게 만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낸 것이다.

이런 엇갈린 이미지 메이킹이 만들어낸 첫 단추의 차이는, 문희준이 군대를 다녀와 단숨에 안티들을 팬으로 변화시켰음에도, 은지원이 연달아 음악적 실패를 겪으며 어려움에 빠졌음에도 결과적으로 전혀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현재 문희준은 과거의 악몽과도 같았던 시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애쓰고 있으나, 그가 만들어내고 만들어가고 있는 지금의 이미지들은 너무나 성급하고 가식적인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유와 자연스러움을 담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결국 은초딩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은지원의 자연스러운 이미지 메이킹 그리고 완성된 모습과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문희준이 예능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영광을 모두 버리고 여유를 가지며 리얼한 추세에 뒤따라갈 수 있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지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은지원이 성공하고 문희준이 실패했으며 지금도 어떤 변수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지속되고 있는 이런 결과는 이미지의 완성된 모습이 가진 중요성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성공하고 있는 결과와 실패의 근본적인 차이를 두 사람의 현재의 모습과 차이가 보여준 것이다.

물론 앞으로 그래왔던 방식과 트렌드로 두 사람의 미래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 예측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가까운 미래에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변화시킴으로서 성공의 길을 걸어갈 사람은 누가 될까. 문희준과 은지원 두 사람의 모습과 변화를 주목하며 앞으로 만들어나갈 새로운 트렌드와 이미지 메이킹을 주목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