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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성공한 브아걸, 실패한 소녀시대의 차이

4년차 여성 그룹 브아걸은 이번에 전격적인 컴백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성공의 단맛과 실패의 그림자 중 어떤 위치에 서게 될지 판단받기 어려운 그룹이었다. 여성 브라운 아이즈 혹은 실력파 R&B 그룹이라는 명칭을 달고 데뷔했던 순간부터,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고 음악 스타일을 바꿔 컴백 무대를 가질던 순간에도, 또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뒤 여세를 몰아 후속곡을 발표하는 위치에서조차 그녀들은 언제나 불안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존재들이었다. 데뷔 4년차에 접어들며 꽤 활동이 안정적이어야 할 시점에서 발표한 이번 정규 3집 앨범도, 그런 브아걸의 양극화 법칙에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번 컴백은 전에 비해 시기가 더 좋지 않았다. 브아걸과 같은 색깔 혹은 다른 색깔의 매력을 지닌 걸그룹들이 한 트럭에 가득 싣고도 쌓여나갈 정도로 넘쳤고, 이들은 연령대도 브아걸보다 훨씬 낮은데다가 풋풋한 퍼포먼스 소화능력까지 그녀들을 웃돌고 있었다. 즉 그녀들은 같은 시기에 컴백한 여러 대형 가수들과 라이벌 그룹들의 힘과 시선에 이번에도 소외되는 변방이었기에, 음반이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평가를 듣는 것이 어떻게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브아걸은 예상을 깨고 일각에서 제기되던 모든 우려를 깨부수며 지금 엄청난 성공가도를 내달리고 있다.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쓰는 성적을 비롯해, 여타 걸그룹들에 뒤지지 않는 화제까지 불러 모으며 강력한 라이벌들의 공세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기에 컴백한 음원 시장의 강자이자 1박 2일의 멤버인 MC몽도, 또 여성 걸그룹의 새로운 초강자로 손꼽히던 카라도 뒤로 밀어내며 단독으로 앞서 나가고 있고, 기세나 화제만 놓고 보면 올해 최고의 실적을 보여주는 그룹 가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도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이 시기에 평소에도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던 그녀들이 도리어 존재감과 파괴력을 한껏 드러내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아걸은 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렇게 강한 라이벌들을 상대로도 뒤지지 않는 성공을 거둘수 있는 것일까. 이는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추구해내고 있는 그녀들의 스타일이 그만큼 트렌드와 통하고 있기에 만들어지고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녀들의 이번 노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더해진 몽환적인 느낌으로 대중들이 원하는 기호를 잘 맞추었고,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 또한 파격적이면서 여타 걸그룹들이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다. 독특한 음악과 이에 뒤지지 않는 퍼포먼스를 더해 선보이고 있으니 대중들이 이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런 브아걸 열풍이 선정적인 이슈를 노리고 기획된 잘못된 일회성 트렌드의 과잉화가 만든 여우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과잉 노출 논란과 선정성 시비에 시달린 뮤직비디오와 무대 위에서 보여준 가인의 성적인 퍼포먼스는, 그녀들이 이런 섹시한 컨셉을 밀어붙인 이유를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보여주는 예시가 되었다. 이슈와 성공만을 노린 브아걸의 이런 스타일은 분명 정서적인 측면에서 일반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힘들고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브아걸이 보여준 퍼포먼스나 스타일을 좀 넘치고 과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잘못된 것이라 비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대중가수라면 마땅히 대중들의 기호에 맞는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옳고, 또 그녀들은 이런 대중적 음악에 있어서도 평가가 부끄럽지 않은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논란에 시달렸다는 것은 문제도 많았지만 다른 의미에서 해석하면 이는 그만큼 대중들을 상대로 완벽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섹시함을 영리하게 노출하고 어필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제 브아걸은 이번 활동으로 이전부터 여성 아이돌이 점점 더 섹시해져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추세를 완벽하게 완성시키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여성 아이돌의 섹시 광풍은 점점 가요계에 불어오는 현실이 되고 있고, 또 아이돌 음악을 추구하는 여성 그룹 가수들 모두 어떤 의미로든 꼭 장착해야하는 아이템이 되고 있다. 소녀시대와 같이 전혀 섹시와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스타가 된 그룹들조차 이번 신규 앨범에서 섹시한 모습들을 차용한 것은 이들이 이러한 트렌드를 충분히 인지하고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를 미리 읽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녀시대는 이런 트렌드를 읽기만 했을 뿐, 이를 제대로 대비하고 방비하지 못했다. 수박을 기껏 갈라놓고 속이 아니라 겉만 핥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 앨범 무대 위에서 보여준 소녀시대의 퍼포먼스나 노래는 데뷔 이후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들어도 부족함이 없을 수준으로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섹시를 추구하면서도 제대로 된 섹시도 아닌 그렇다고 귀여운 것도 아닌 어설픈 모습만 보여주는데 그쳤고, 이 때문에 일반적인 대중들의 폭넓은 호응을 얻을 수 없었다. 더 나아가야 할 시점에서 추구한 방향점에 올인하지 못한 실수가 브아걸이 만든 것과 같은 파급력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는 함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키던 것도 파격적인 것도 아닌 어정쩡하고 밍밍한 모습에서 머문 실패로 결국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만족스럽게 쟁취해내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만 만든 것이다.

같은 섹시의 방향점을 추구했고, 퍼포먼스나 노래의 실력이 비등했던 두 그룹의 명운이 갈린 것은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추구하게 될 여러 걸그룹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성공과 실패는 추구하는 스타일을 어떤 방법으로 드러내는지 그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들은 정확하게 대중들에게 또 같은 동종 걸그룹들을 상대로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소녀시대가 부진하고 브아걸이 성공하고 있다고 해서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예측하긴 어렵다. 성공할 것으로 확실시되던 소녀시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실패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브아걸이 성공하고 있는 결과는 예측이 가진 함정과 예측대로 되지 않는 미래의 무궁무진함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미래에 확실한 방식으로 대중들을 향해 접근하는 혜안의 중요성을 길러 또 성공과 실패의 외줄타기에서 승리할 그룹은 누가 될까. 세상에 절대 영원한 것은 없고 불변의 법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지속될 소녀시대와 브아걸 다른 걸그룹들의 승부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