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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이승기, 트렌드 바꾸는 문화대통령 될까

2009년 연예계에는 이전처럼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많은 사건들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최고 핫이슈를 사건으로 꼽아 선정하는 일은 아마 어렵고, 또 사건을 억지로 꼽더라도 줄열로 정리해 이를 순위로 선정하는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을 사건이 아닌 트렌스세터를 바라보는 인물적 관점으로 돌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의외로 올해 최고 연예인을 뽑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모두 통합해 주말에만 120%에 가까운 믿기지 않는 시청률을 만들어내며 대한민국 연예계의 역사를 다시 쓰는 남자. 또 압도적인 실적과 능력으로 다른 이들을 짓누르고 있는 이가 존재하고 있는 이유 때문이다.

2009년 현재 대한민국 연예계를 대표하는 인물은 단연 이승기라 할 수 있다. 그는 압도적인 수치와 일취월한 실력을 선보이며 그를 비판하던 사람들의 입조차 닫게 만들 정도의 강력한 매력과 솜씨 그리고 깊이가 전혀 가늠되지 않는 수준의 잠재력을 모두 폭발시키고 있다. 1박 2일에서 이승기의 역할과 롤은 도리어 프로그램이 지겨워지기 시작한 시점에서부터 더 강해지고 넓어졌고, 이와 같은 그의 활약 덕분에 한때 우결에 밀리며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지던 1박 2일은 기적적인 회생과 더불어 더욱 가파른 상승세의 길로 향해갈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대단한 활약은 부담과 기대 그리고 우려의 교차 속에 출발한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도 100% 아니 120% 이상의 실적으로 드러났고, 이승기가 보여준 기대 이상의 활약은 드라마 또한 50%에 가까운 믿기지 않는 시청률로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이승기가 버라이어티와 드라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키메이커로서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니 이런 이승기에게 남은 마지막 화두는, 그가 과연 올해 마지막 도전이 될 가요계 정복마저 현실로 이뤄낼 수 있느냐는 사실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승기는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곡 결혼해줄래를 통해 각종 음원 사이트를 휩쓸었고, 또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 한 번 하지 않고 순위 선정 프로그램에서 쭉 차트 상위권 실적을 내달렸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가요계도 정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가수로서의 정식 활동이 아닌 이벤트성 음원으로 거둔 실적이었고, 다른 가수들과의 정상적인 맞대결로 이뤄낸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드라마나 예능에서 거둔 정정당당한 실적과 완벽히 비교하긴 어렵다. 즉 이승기의 마지막 남은 미션이자 도전인 완벽한 3관왕 달성 여부는 가을로 예정되어 있는 그의 정규 앨범의 성공 여부에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승기는 곧 맞이하게 될 가요계에서의 도전마저 성공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그는 본래 가수였고, 예능과 연기는 사실상의 부업이나 다름없었음에도 엄청난 재능을 보이며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놓고 봤을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요계 정복은 높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가 연기나 예능에서 보여준 성공보다 더 어려운, 올해 유일하게 이루지 못할 미션이 될 수도 있다. 이는 그가 일으킨 이승기 열풍만큼이나 강하게 불고 있는 아이돌 시장의 역풍이 만만치 않은 이유 때문이다.

현재 가요계는 아이돌이 점령한 상태에 있고, 사실상 솔로 가수건 혼성 그룹이건 아이돌 아닌 이들은 상위권 차트에서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로 손꼽히며 300만장 가까운 음반을 팔아치웠던 김건모와 조성모도 쓴 맛을 봤고, 이승기와 같은 1박 2일 멤버이자 음원 시장의 초강자로 불렸던 MC몽마저 2NE1, 브라운아이즈걸즈, 소녀시대를 비롯한 아이돌들의 강한 파괴력에 밀려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농담이 아니라 아이돌 아닌 가수들은 더는 가수활동도 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아이돌의 파괴력은 강하고 또 강력하다. 이런 실정에서 솔로 가수인 이승기의 가수로서 도전이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해서 또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라 전망하는 것도 무리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승기의 위기설은 역설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는 아이돌들의 위기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들이 이승기를 위협하는 현재 트렌드를 상징하는 존재들이라면, 또 그들을 위협하고 깨부술 수 있는 유일한 히든카드이자 마지막 카드가 이승기인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최근의 이승기는 실패를 모르고 성공가도를 달려왔고, 이는 운이 아닌 그의 노력에 바탕을 둔 성장으로 만든 결과였다. 만약 이승기가 음악적으로 더 성장한 모습으로 자신의 정규 앨범을 들고 가요계에 등장한다면, 이는 아이돌이 판치고 있는 가요계를 단숨에 뒤바꾸는 일대 사건이 될지도 모른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이승기가 시대의 트렌드마저 바꿔놓는 주연이자 주역으로서 또 새로운 문화 대통령으로 거듭날 가능성까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연예계에는 많은 스타들이 있었고 각 분야와 여러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이승기와 같은 만능엔터테이너들도 더럿 존재했다. 그러나 그들 중 진짜 트렌드와 현재 시장의 판도를 뒤바꿔놓은 혁명적인 인물들은 흔하지 않았다. 성공한 이들 모두 다른 이들의 스타일을 뒤쫓거나 또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길을 그대로 편안하게 뒤따라가는 경우가 많은 이유 때문이다. 좋은 재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지점을 향해 나아가기보단 현재 지점에서 머무르려는 도전이 없는 보수적인 시각과 마인드가 어떻게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흘러가는 가요계의 현재 트렌드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승기는 모든 부분에서 얼핏 나약하고 순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순한 이미지 안에 담고 있는 가능성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내려는 도전정신이 다른 여타 연예인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히 크고 무궁무진하다. 거기에 가능성을 헛되지 않게 만들 정도의 노력까지 보여주니 그야말로 재능과 성실함을 겸비한 흔치 않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이승기가 자신의 앞에 우뚝 서게 될 벽들을 뛰어 넘을 수 있을지 또 그런 벽들을 훨씬 뛰어 넘어 새로운 하늘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트렌드세터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 이어질 이승기의 행보를 기대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