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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동방신기, 해체하는 것이 옳다

대한민국 남성 아이돌을 상징하는 그룹 동방신기가 해체될 수 있다는 소문은, 그동안 그들의 골수 팬층과 일부 소식에 능통한 이들 사이에서는 비밀스럽지만 공공연하게 거론되어 왔던 사실이다.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던 소속사와 멤버들간 비즈니스적인 불화가 심상치 않은 단계에 이르렀고, 이와 같은 문제들은 연이어 만족스럽지 않은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불만으로 연이어졌으며, 이에 소속사와 멤버들의 관계가 도저히 회복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스토리는, 그동안 무성히 사람들의 입가 위에서 소문으로 퍼져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이야기였다.

더불어 그동안 팀원으로서의 역할을 우선시하며 음악적인 그룹 활동에 주로 치중해왔던 그들이, 각자 연기자로서의 겸업을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형태로 개인적인 활동 폭을 넓히기 시작한 일은, 그룹이 해체될 수 있다는 소문에 더욱 신빙을 더해주었다. 하지만 해체의 조짐이 보였더라도 동방신기 멤버들 본인이나 또 팬들 모두 반으로 갈라진 상태에서 소속사를 향해 법적소송을 강구하는 결과를 보여줄 것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아마 이와 같은 극단적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믹키유천, 시아준수, 영웅재중이 제기한 SM을 향한 이번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5년간 가요계 정상의 위치를 지켜온 그룹 동방신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 분명해졌다. 소송이라는 아주 극단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표출해버린 동방신기와 소속사가 앞으로 함께 손잡을 동지가 되기는 어렵다 느껴지고, 또 극적으로 문제가 타결되어 손을 잡더라도 언젠가는 그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높다. 소속사는 기껏 키워준 고양이 새끼가 호랑이가 되어 자신들을 잡아먹으려 들었다며 악감정을 품을 것이 분명하고, 가수 또한 노예처럼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한 악감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들의 해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만약 이대로 그룹이 해체된다면, 소속사나 멤버들이나 그동안 긴 시간동안 높게 쌓아올렸던 해외에서의 공든 탑을 그대로 무너뜨려야만 하는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그렇기에 팬들은 얼마 전 언론을 통한 진흙탕 싸움을 그치지 않았으나 결국에 전 소속사와 다시 손을 잡은 남규리의 경우처럼, 극적인 반전이 다시 일어나길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과는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깊게 생각해보면 동방신기 멤버 개개인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는 지금의 동방신기와 같은 일련의 계약에 얽힌 잡음들이 그동안 그들의 소속사 SM이 주기적으로 벌여왔던 여러 파문들과 궤를 함께 하고 있다는 이유와도 연결되어 있다. 과거 SM은 동방신기 이전에 대한민국 최고 아이돌이었던 소속그룹 H.O.T를 아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체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해체 당시 H.O.T는 지금의 동방신기 멤버 3명이 따로 떨어져 나온 것처럼 둘로 나뉘어졌고, 소송은 아니었지만 언론을 통해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하며 전 소속사인 SM과 신경전을 벌였다. 그리고 그 싸움의 과정에서 멤버들의 여러 이야기들이 언론을 통해서 폭로되었고, 소속사 측은 이에 기세를 몰아 다소 심하다 싶은 공격도 그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SM은 이번에도 그룹이 해체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와 함께 갈등의 본질이 화장품 계약 문제에 있음을 강조하며 이 파문의 키를 슬며시 동방신기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사건의 당사자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파문을 책임져야 할 타켓을 동방신기에게 돌림으로서 책임에서 벗어나고 회피하려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동방신기가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그룹을 유지해야 할 명분이나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럴 필요가 없다. 그들은 그동안 회사를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을 다해왔고, 막강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또 자신들이 보여준 그런 노력의 결과를 더해 톱의 위치를 지켜내며 회사에 막대한 이득까지 안겨주었었다. 그런데 회사는 그런 그들을 향해 과거 자신들이 품고 있다가 버린 H.O.T의 경우처럼 극단적인 방법으로 공격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수많은 파문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적인 마인드에서 전혀 발전한 것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억지스러운 방법으로 동방신기라는 그룹을 유지시키며 그들을 소속사의 테두리 안에 옭아매려는 결정은, 도리어 그들에게 더욱 피해만 안기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부 아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앞서 말했듯 동방신기는 지금껏 그 어떤 역대 한류 아이돌 스타도 보여주지 못한 성과를 일본을 포함한 여러 무대에서 한껏 선보이고 있었고, 앞으로 더 보여줄 것들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런 그들이 더 큰 성공을 바로 눈앞에 둔 지금 상황에서 이대로 물러나야 한다는 사실은 전체적인 한류 브랜드와 컨텐츠화의 정착에 있어서도 엄청난 손해인 것이 분명하다. 또 그룹으로서 5명이 함께 무대에 섰을 때 완벽에 가까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그들을 더는 한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없다는 사실도 대단히 슬픈 일이다

하지만 결국 동방신기 멤버 개개인의 입장이 이와 같은 여러 부수적인 사항들보다 더 크고 중대한 일이라는 사실을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팬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결국 동방신기는 어떤 의미에서든 해체되는 것이 바른 길을 걷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소속사의 노예도, 팬들에게 얽매여 있는 꼭두각시도, 이론적으로 설명해야 할 어려운 문제의 희생양도 아닌 자신들만의 방식이 만들어낼 행복을 찾아갈 권리를 지닐 평범한 청년들에 불과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