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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트랜스젠더 최한빛, 응원할 필요 없다

트랜스젠더 최한빛이 2009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고 1차 예선을 통과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고, 솔직하게 말해 지금도 일반 대중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을만한 일은 못된다. 거기에 더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바꾼 이가 과연 미인을 선발하는 대회 출전 자격을 갖출 수 있느냐는 일각의 지적도 거세다. 실제 이 사실은, 최한빛에게 밀려 1차 예선에서 탈락한 몇몇 이들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고 한다.

일단 주최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미 법원이 최한빛의 호적상 성전환을 인정했기에 그녀는 명백한 여성이고, 그녀가 출전 자격을 갖춘 여성인만큼 성을 바꿨다는 이유가 대회에서 중도 하차시킬 결격사유가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와 같은 소식을 접하고 있는 대중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이다. 벌써 수십만 명에 가까운 이들이 최한빛의 미니홈피를 다녀가며 격려와 응원의 글을 남기고 있고, 여론이나 기존 언론들 또한 그녀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의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주최 측과 대중의 반응은 보편적으로 합당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지켜보며 문득 한 가지 의문이 치솟는 것을 느낀다. 대중들이 의무적으로 그녀를 응원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7,80년대가 아니다. 여자 연예인이 미니스커트 입었다고 계란을 투척하며 바로 앞에서 욕하는 행동이 통용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다양한 가치관과 사상은 충분히 존중되고 있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양지에서의 차별이나 조롱도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물론 공공연히 대중들의 의식 속에 살아 꿈틀대는 각종 차별들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것들은 단번에 바뀔 문제가 아니고 꾸준히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대중들의 의식은 꾸준히 발전했고, 또 앞으로도 발전하게 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과 반응들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에 자신의 성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꾼 이는 그저 정신병자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인식이 처음보단 훨씬 나아진 상태다. 2000년대 초, CF로 등장한 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 하리수는, 데뷔 이후 엄청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녀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노래는 1위를 차지했고, 그녀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도 흥행에 성공했으며, 그녀는 드라마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데뷔 하던 해, 그녀는 전 연예인을 통틀어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여자 연예인이었고, 지금도 그 수혜를 이어받아 각종 방송과 사업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정말 다른 여성 연예인들과 정당하게 경쟁해, 비교 우위를 점할만한 능력을 가져서 그렇게 활동할 수 있었을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에는 아직도 의구심이 많다. 그녀는 다른 여자 연예인들과는 달리 트랜스젠더이기에 연예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자신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했고, 이런 토대를 바탕으로 연예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트렌스젠더라는 꼬리표는 그녀에게 독이 아니고 반대로 이익이 된 것이다.

물론 하리수 개인의 성공과 메이저 진입을 성적 소수자와 트랜스젠더 전체의 메이저 진입으로 과잉 해석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아직도 많은 성적 소수자와 트랜스젠더들이 음지에서 편견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명백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트랜스젠더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 또 논의되어야 할 부분들을 억지로 하나의 긍정적인 시각으로 변화시키려 시도하며 무조건 응원만 해야 한다는 논리가 통용될 수 있을까. 그건 어쩌면 가해자인 대중들이 가슴 속 깊이 숨겨둔 트렌스젠더에 대한 혐오감과 공격적인 가치관을 억지로 속이는 행위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진실이 아닌 오직 감성과 감상만 통용되는 문제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최한빛은 아직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오직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그녀가 상을 차지해 편견의 상징을 벗어던지길 바란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고, 대회가 적극 홍보되는 현상에 고무된 관계자들도 이런 네티즌들의 주장에 맞장구를 치며 기대하고 있다는 이른 표현을 남발하는 상황을 아까워하지 않고 있다. 마치 몇 년 전, 차별에 맞서 당당하겠다고 말하던 하리수가, 실상 다른 연예인들과 차별화 된 자신의 현실을 등에 업고 스타가 되었었던 그 당시 결과가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트랜스젠더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그러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무조건 응원하고 지지해줘야 한다는 논리가 통용되어야 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차별로 해석해야 함이 옳다. 과거 몇몇 인터뷰에서 하리수는 대중들은 자신을 평범한 여자가 아닌 트랜스젠더 연예인으로 인식하는 대중들 덕분에 자신이 더 독한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말한바 있다. 이제는 왜 하리수가 우리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억지로 어떤 차별의 상징을 만들어 스스로의 감정을 옭매 도덕적 가치관 위에 올려놓는 행위를 할 필요가 있을까. 최한빛은 그저 최한빛일 뿐이고, 그녀는 트랜스젠더 이전에 여자이며, 또 이제 슈퍼모델 1차 예선을 통과해 경쟁의 토대 위에 선 평범한 이에 불과하다. 다른 경쟁자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특별하게 생각하며 억지로 응원할 필요는 없다. 그건 어쩌면 차별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종류의 차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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