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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조성모 이정현, 추락을 딛고 부활하길

가수 조성모와 이정현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연예계의 신드롬과 셀러브리티의 중심에서 각기 남녀 솔로 가수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던 인물들이었다. 조성모는 누적 음반만 거의 천만장 가까이 팔아치우며, 한때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들었던 발라드계의 황태자였고, 이정현 또한 높은 인기와 각종 화제를 불러 모은 독특한 퍼포먼스로 정치권에서조차 러브콜이 들어왔을 정도의 큰 인기를 누린 가수였다. 

그러나 이들은 2000년대 초반을 벗어나면서부터 영원할 것만 같던 거대한 영향력과 힘을 점차 잃기 시작했다. 조성모는 소속사를 떠나면서부터 발라드 황태자라는 칭호를 잃고 표류하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발라드 장르 자체의 인기가 추락하며 점차 뒤로 처지기 시작했다. 이정현 또한 독특한 분위기와 컨셉을 앞세워 얼리어답터 싱어로 불리던 초창기의 매력을 무대 위에서 표출하지 못하기 시작했고, 이효리를 비롯한 막강한 라이벌들의 기세에 눌려 점점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이 두 사람은 최근 야심찬 출사표를 내던지며 새 음반을 발표함과 동시에 샴페인, 스타골든벨등의 예능에 동반 출연, 다시금 대중적인 인지도의 회복과 인기의 부활을 노렸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들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싸늘하기 그지없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인기와 대중들의 무관심이, 활발한 활동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이 두 가수는 컴백 이후에도 이렇게 어려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일단 지금의 두 사람에게 가장 아쉬운 것은 스타일의 과잉이다. 조성모는 과거 발라드 황태자 시절 불렀던 익숙한 멜로디라인이 아닌, 음악적인 성취와 더불어 발전하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뮤지션으로의 턴을 위해 어려운 길로 방향전환을 시도했고, 이정현은 자신이 추구하던 초창기 시절보다 한층 더 파격적이고 대담한 스타일로 대중들을 현혹시키는 전략에 승부를 내걸었다. 하지만 이들의 스타일은 어떤 의미로든 현재를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통용될 수 있을법한 전략이 되지 못했다.

대중들은 조성모의 뮤지션으로서의 재탄생이라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듣기 힘들어하고 있고, 변한 것이 무엇인지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정현이 보여주는 무대 위에서의 파격도 레이디가가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짝퉁, 혹은 이효리의 마이너 버전 퍼포먼스로만 인식하고 있다. 변화하는 가요계와 연예계의 트렌드를 뒤쫓기에 이들의 스타일은 그만큼 너무 넘쳤고, 생각과 전략은 턱없이 낡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대중들을 만족시킬만한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노래 또한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한때 이들을 동경하고 사랑했던 팬들의 발걸음을 되돌아오게 만들 한방이, 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에는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시도했다는 적극적인 방송 출연 또한, 도리어 그들의 이미지에 흠집만 남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성모는 웬만한 루머에 시달리는 연예인이라도, 출연만하면 모두 A/S를 받아 나간다는 무릎팍도사에서도 극히 저조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정현 또한 몇몇 프로그램에서 서인영이 추구했던 톡 쏘는 특유의 마녀 이미지를 가져온 행동으로 연일 악평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렇게 아무것도 풀리지가 않으니 결국 이들은 두 예능 프로그램에서 거의 십년 전 함께 출연했던 유명 CF의 닭살스런 연기와 조작의 티가 느껴진 억지 스캔들까지 브라운관 앞에서 팔아야 했다. 모든 부분이 빗나가고 있는 상황들 덕분에 결국 방송에서마저 엇나간 트렌드와 과거의 향수를 그대로 뿌리는 우를 범한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부분에서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며 밑바닥까지 내려온 두 스타가 다시 올라설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일까. 분명히 이들은 한때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스타들이었기에 그렇게 이른 속단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계속 지금처럼 실망스러운 모습만 노출한다면 영영 부활하지 못하고 이대로 묻힐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지금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앞서 말한 트렌드를 뒤따라가지 못한 약점들을 극복하고, 스타일의 과잉을 지우는 일이다. 자신들의 뚜렷한 주관이나 스타일을 가지되, 그것을 대중들의 트렌드를 뒤따라가는 방식으로 서서히 자기 색깔로 만드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음악적인 문제나 퍼포먼스에 반응이 없는 실망스러운 상황도, 섣부르게 과거를 판매하는 행위나 과격한 언행의 트렌드로 극복하려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과거 이미지나 추억을 판매하는 행위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그들의 앞날에 먹구름이 될 뿐, 결코 장기적인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없다. 잠깐 대중들의 관심을 획득할 수 있겠지만, 그런 관심조차 과거의 향수에 묻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요원한 이미지로 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언행에 대해서도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 마찬가지의 이유다. 김구라나 서인영이 말을 거칠게 하고도 스타로 대우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런 행위 자체가 자신들에게 들어맞는 이미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잠깐 거칠고 공격적인 멘트를 쏟아내면 관심은 끌어오겠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미지와 들어맞지 않는다면 이는 반대로 독이 될 확률이 높다. 이 또한 과거의 순하고 바른 이미지와 더불어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조성모나 이정현이 사용하기에 극히 위험한 상황들인 이유다.

조성모 이정현 두 스타의 성공적인 복귀는 지금까지 드러난 것처럼 여러모로 쉽지 않은 미션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현실의 벽은 높고, 또 거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을 응원하고 성원하고 싶은 이유는, 지금 현재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들의 노력이 결코 무시할 정도로 헛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성모는 대중들이 체감은 못하고 있지만, 분명 예전보다 성숙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고, 이정현 또한 지난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여전히 대중들의 가슴을 뒤흔들어놓을 수 있을만한 위력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여가수다. 그래서 여전히 훌륭한 가수인 그들을 쉽게 버릴 수가 없다. 이들은 분명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고, 앞으로도 더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모와 이정현은 분명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과거형 스타다. 하지만 이들의 부활은 과거에 존재하던 스타 또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형태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 부디 조성모 이정현 두 스타가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새로운 미래를 향해서 힘찬 발걸음을 옮겨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