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뷰라의 연예스토리

대성, 빅뱅을 완성시키는 중심축

처음 빅뱅이라는 그룹이 등장했을 당시 대중들의 반응은 전체적으로 싸늘했다. 빅뱅은 이전의 H.O.T부터 최근의 동방신기까지 이어온 여타 아이돌 그룹들의 보편적인 스타일과는 다른 생소한 색깔을 가진 그룹이었다. 그렇기에 대중들은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등장했음에도 반 아이돌적인 요소가 적지 않은 빅뱅의 모습에 ‘진짜 아이돌이 맞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물론 빅뱅이 초반 외면받은 이유에는 오직 생소하다는 이유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빅뱅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대중들의 실망도 분명 존재했다. 빅뱅은 오디션을 거친 최정예 완성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자신들의 모토이자 기조로 들고 데뷔했다. 그러나 데뷔 초 그런 캐치프라이드에 대중들이 기대했던 수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확실히 색다르다는 것은 느껴졌지만 동방신기나 SS501을 능가한다고 평가 받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데뷔 당시의 빅뱅은 이럴다한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힙합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스타일을 접목시켰다는 노래가 완성적이지도 대중적이지도 못했다. 춤도 노래도 퍼포먼스도 고개를 가우뚱거리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실력파라는 타이틀은 도리어 그들에게 짐이 되는지 무겁게 아티스트와 아이돌 사이를 오가는 빅뱅 멤버들 개개인을 짓눌렀다. 그 이유 때문인지 빅뱅에게서는 여타의 다른 아이돌들이 지닌 활발함이나 생기발랄한 이미지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각에서 실패한 아이돌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악평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곧 무너질 것만 같던 빅뱅은 지금 시점에서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정상의 자리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완벽한 완성형 아이돌 그룹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도대체 그들의 무엇이 특별함을 추구했지만 결국 특별할 수 없었던 빅뱅이라는 그룹을 이렇게 완성된 형태로 이끈 것일까.


빅뱅의 중심축은 누가 뭐래도 G-드래곤과 태양이다. 리더인 G-드래곤은 뛰어난 음악적인 창작 능력과 감각을 지녔고, 빅뱅의 음악과 나아갈 방향점을 결정하는 항해사다. 동영배라는 본명으로도 유명한 태양은 아이돌뿐만 아니라 그 나이대에 음악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리더이자 우상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지금껏 대한민국의 어떤 가수도 지니지 못한 천부적 감각의 재능과 넓은 장르에서 모두 통할 법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노래와 퍼포먼스 그리고 스타일은 사실상 빅뱅을 한 그룹으로서 완성시키는 필수요소다. 빅뱅이라는 그룹의 든든한 기반이자 그들에게 실력파 아티스트라는 호칭을 어색하지 않도록 만드는 주역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빅뱅의 중심이고 버팀목이라도 아이돌 그룹 빅뱅을 완성시켰다고 평가 받을 자격까지 지니고 있을까. 그건 아니다. 애당초 빅뱅이 두 사람의 듀엣 그룹으로 준비된 제 2의 지누션을 표방하다가 다른 멤버들을 추가 발탁하는 과정을 거쳐 차별화 된 아이돌 그룹의 컨셉으로 방향 전환을 도모한 이유도, 재능이나 실력이 있더라도 그것들이 무조건적인 성공을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계산 때문이었다. 즉 다양한 군상들이 지닌 매력의 시너지 효과를 실력은 있지만 무거워보이는 두 사람의 이미지와 결합시키는 과정이 필요했고, 그 과정을 거쳐 탄생된 그룹이 빅뱅인 것이다.

물론
그래도 빅뱅은 여전히 전국민적인 아이돌이 될 가능성은 없었다. 추구하고 있는 음악 스타일이 다른 여타의 아이돌들처럼 대놓고 낯간지럽고 황홀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빅뱅의 초기 실패에는 무거움 만큼이나 아이돌답지 않아야 한다는 무모한 선긋기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빅뱅은 성공을 위해 새로운 음악을 제시해야 할 시점에서 1집 Dirty Cash 이후 조금씩 자신들의 키를 돌리기 시작했다. 대중들과 소통을 시도했고, 그 과정은 빅뱅을 전국민적인 아이돌이자 대중들에게 친근한 이미지의 그룹으로 접근시켰다. 그리고 이 과정의 일등공신이 바로 대성이다. 음악적인 그룹으로서의 완성도와 퍼포먼스 수준을 끌어올린 주역이 지드래곤과 태양이라면, 여기에 아이돌 빅뱅의 색깔을 더하고 완성해낸 사람이 대성인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초기 아티스트나 새로운 아이돌을 표방했던 당시의 대성이 빅뱅에게 끼쳤던 영향이다. 그는 초기에는 대중들이 손꼽는 빅뱅 최악의 멤버였다. 무대공포증에 시달리는지 기본적인 안무도 틀리고 헤매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실망스러운 음이탈을 반복해대며 가수로서 재능도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잇따랐다. 그는 빅뱅이라는 그룹이 가지고 있던 아티스트나 실력파라는 방향점에 초반 상당한 마이너스이자 불편 요소였다. 그러나 저평가되던 대성은 빅뱅이라는 그룹이 새로움과 과거를 적절하게 섞으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회전을 시도한 순간부터 그 진가를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거짓말이라는 빅히트곡으로 대중적으로 크게 주목 받은 빅뱅은, 대성이 본격적으로 진짜 아이돌의 범주를 넘어서는 친근한 캐릭터를 여러 프로그램에서 선보이기 시작한 직후부터 폼만 잡는 혹은 겉만 번지르르한 실력파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 국민 그룹이라는 호칭이 진짜 어울리는 아이돌로 거듭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돌이지만 아이돌답지 않은 대성의 이미지가 새로운 아이돌의 범주로 나아가는 빅뱅을 멋진 이미지의 한정된 공간 안에 가둬놓지 않고 다양한 방향점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 셈이다.


빅뱅이 데뷔 초부터 추구하던 새로운 아이돌 실력파 아티스트라는 이미지는 사실 그들이 추구했던 음악이나 완성도에서 추구 되기에는 다소 어려운 과제였다. 그렇기에 빅뱅도 결국 대중에게 손을 내밀고 타협하기 위한 시간과 과정이 필요했다. 이는 그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으나 대성이 있기에 해낼 수 있었다. 대성은 소속사에서 지금 이미지로 소모되는 것을 원치 않던 시기에 패떴을 포함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수더분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정착시켰고 무겁고 뻣뻣하던 빅뱅이라는 그룹 전체를 호감 갖춘 국민 그룹으로 완성해냈다. 빅뱅이 사실상 완성형 국민 호감 아이돌로 거듭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대성의 훌륭한 이미지 메이킹과 든든한 배경이 있었던 셈이다.

여러 여타의 아이돌들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중과 소통하려 애쓰고 있고, 자신들 그룹의 이미지를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결국에는 결정적인 순간 발을 뺀다. 그 모두가 아이돌이라는 이미지와 본인의 이미지가 훼손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진지하고 실력파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빅뱅의 대성은, 이와 반대되는 친근하고 구수한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결코 끝까지 발을 빼지도 않았다. 한 때는 대중들의 비판에 시달렸지만 그 비판을 자기 내적인 과제로 승화시켜 자기 뿐만 아니라 여타의 아이돌이 나아가고 배워야 할 새로운 지점까지 제시해낸 것이다.

자기 IQ가 낮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방송에서 공개하고, 추성훈에게 한 손으로 머리를 잡히면서도 깔깔 웃음을 터트리며 상황극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내고, CF에서 닭다리를 뜯으면서도 여전히 멋질 수 있으면서 또 빅뱅을 친근하게 만드는 대성은 정말 논문이 필요한 아이돌계의 외계인이다. 친근함 뿐만 아니라 이제는 일취월장한 실력과 감각까지 두루 갖춘 그는 빅뱅을 대중들과의 소통으로 완성시키는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지금도 이 대한민국에서 두 번 다시는 나오기 힘든 가장 완성된 형태의 아이돌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