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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트리플, 김연아를 팔아먹지 마라

곧 방영될 MBC의 새로운 수목드라마 트리플이 방영 전부터 큰 논란과 더불어 몸살을 일으키고 있다. 트리플은 국내 최초로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스포츠 장르를 드라마의 전면부에 앞세우고 있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드라마의 제작이 알려진 순간부터 이미 예상되었던것처럼, 대한민국에 피겨열풍을 창조해낸 김연아와 얽힌 이야기들이 드라마의 주요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제작진은 피겨스케이팅과 연관된 드라마의 스토리를 고려해 김연아에게 카메오 출연을 요청했으나 되려 고자세로 나오는 김연아측의 처사에 드라마에 그녀의 이름조차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불합리함을 호소하고 있고, 김연아측은 이미 오래 전에 이 드라마와는 연관되지 않기로 제작진에게 결정해 통보했는데 이들이 드라마 방영 직전 갑자기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 트리플의 남자 주인공인 이정재는 직접 제작발표회장에서 김연아에게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해줄 것을 요청하며 직접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 증폭되고 있다. 이토록 어떤 방법으로든 김연아를 드라마에 끌어들이려는 제작진과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김연아측의 입장차이는 현격하고,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논란을 넘어서는 문제가 계속 심화되고 있다.


물론 어떤 시각에서는 드라마에서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김연아측의 고자세를 지적하고 비난할 수 있다. 카메오로 출연하는 문제야 훈련 일정이나 여러 스케쥴 때문에 힘들더라도, 이름조차 거론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치사한 처사로 다가갈 요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겉이 아니라, 속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치사한 것과 확실한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 사건의 이면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핵심사항은 바로 초상권이다. 일부 사람들은 드라마 출연 논의가 있기 이전에 김연아측이 드라마 제작진에게 초상권을 댓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치사한 것일까. 본인의 정당한 초상권이 무단으로 상업적인 작품에 이용되는 현상을 막고 자신의 몫을 요구하는 행동이 과연 잘못인가 하는 의문이다.

김연아의 팬이지만, 그녀가 다수의 광고나 방송에 출연해 이미지를 훼손하는 자기 복제를 거듭하고 낭비하는 현상을 우려하고 경계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그들의 그런 의견도 결코 김연아 개인이 정당하게 보유한 초상권의 권리 자체를 부정하는 뒷받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 대한 초상권과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문제는 엄연히 김연아가 가지고 소유한 권리다. 그러니 이 문제는 애초에 이용당한 김연아측이 제작사에 자신의 몫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팩트가 아니다. 김연아의 초상권 자체를 부정하고 날로 그녀의 이미지만 드라마에 가져다 쓰려고 했던 제작진의 태도가 더 큰 문제이자 팩트인 것이다.

이 드라마가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호기심과 지적인 관심을 긍정적인 계기로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주요 스토리이자 주제는 남자와 여자가 얽히고 사랑하고 교감하는 주제의 멜로와 치정이다. 즉 김연아와 연관되어 있는 피겨스케이팅은 드라마의 양념이자 곁가지 치장. 즉 껍데기에 불과하다.

PD의 전작 드라마인 커피프린스 1호점도 불우했던 주인공 고은찬(윤은혜)이 최고의 바리스타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이 드라마의 메인 주제로 설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벗겨진 드라마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제는, 결국 최한결(공유)과 고은찬의 사랑놀음뿐이었다. 트리플 또한 겉으로 어떤 치장을 하려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구성의 드라마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제작진은 피겨스케이팅을 단순한 설정 중에 하나라고 말하면서도 작품에 김연아의 이미지를 끌여들이려고 시도하는 것일까. 이는 명백하게 드라마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키겠다는 이유와 목적 때문이다. 즉 언론 플레이를 연계시켜 상업적인 상황극과 돈놀음에 이 문제를 끌고와 김연아의 이미지를 삼키려고 시도한 집단은 김연아측이 아니고, 바로 드라마 제작진인 것이다.



만약 트리플이 순수하게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종목을 위한 작품이었다면, 김연아측은 상업적인 자신의 몫이나 댓가를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트리플은 그런 작품이 아니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기업들이 김연아의 이미지를 활용해 CF를 찍고 정당하게 값을 지불하는 것과 같은 태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거부하고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게다가 제작진은 계속 김연아의 이름을 드라마에 사용할 수 없는 현실에 징징대고 있지만, 실은 그들은 아직도 김연아의 이름값과 후광을 간접적으로 거듭 이용하며 드라마를 홍보하고 있다. 결국에는 이런 논란들마저도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이 되어 김연아의 이미지를 마치 돈벌레마냥 훼손시키고 자신들의 작품을 홍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명백하다.

속내야 어떻든 그들은 제작발표회장에서 이 드라마를 통해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이 증폭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정말로 그들이 그걸 바라고 있다면, 이제라도 김연아의 발목을 틀어잡고 그녀를 드라마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 괴롭히려는 시도를 거듭해선 안된다. 자신들의 방송권력과 힘을 이용해 대상을 수단화하는 방법으로 오직 목적을 위해 김연아를 이용하고 이미지를 훼손하도록 방치하는 행동은 대단히 그릇된 행동이다.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김연아의 이름값이나 이미지가 아니라 작품의 질적인 담보다.

애당초 문제라고 부르기도 어려웠던 이 사건을 이렇게까지 끌고온 부분에 대해 트리플 제작진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과 무례함을 김연아측에 정중하게 사과해야만 한다. 착각에 빠져 오만하게 행동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대중들은 그런 오만에 빠진 모습들을 결코 김연아처럼 관대한 모습으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그들이 더욱 김연아의 이미지를 팔아먹고 이용만하려는 행동을 지속한다면, 이는 대중들의 극단적인 반발만 더 불러일으킬 것이다. 잊지 않길 바란다. 대중은 옳고 그른 것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는 날카로운 시각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라도 그들이 부디 더는 김연아를 이용하고 유린하는 행동들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