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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두 아내’ 최악의 앤디, 예견된 결과였다

막장 드라마, 최악의 드라마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아내의 유혹이 종영된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큰 기대를 모았던 후속 드라마 두 아내는, 전작인 아내의 유혹이 창조해낸 열풍들을 이어가지 못하며 표류하고 있다. 당초 방송국이 두 아내에게 거는 기대치는 상당히 높았다. 그동안 저녁 7시 30분부터 8시까지 이어지는 시간대는 공중파 방송 삼사 모두가 사실상 손을 놓으며 자포자기하던 시간대였다. 그러나 아내의 유혹은 이 시간대를 일일극에 최적화된 매력적인 타임으로 완벽하게 재창조해냈다. 두 아내는 드라마의 시작부터 아내의 유혹이 만들어낸 이런 장점들을 끌어안을 수 있었다.

또한 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아내의 유혹이 가지고 있었으며 인기를 끈 원동력이었던 막장, 최악의 스토리라인까지 드라마에 그대로 반영해 가져왔다. 아내의 유혹을 애청하던 주시청자층의 급속한 이탈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시작부터 그렇게 아내의 유혹 표절 비슷무리한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드라마를 시작했다. 극의 논리적인 전개나 과정이 모두 생략되었고, 초반부터 불륜을 저지르는 커플이 등장했으며, 속이고 배신하는 남편의 모습이 보여짐과 동시에 가정이 파탄에 이르고 배신당한 아내가 치를 떠는 장면까지 모두가 아내의 유혹의 재림이었다. 되려 자극적인 방법으로 화면에 표출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캐릭터들을 내모는 현상은 아내의 유혹보다 더 강렬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했듯 두 아내는 아내의 유혹만큼의 인기는 끌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다른 여타의 부분보다 두 아내에 출연 중인 배우들의 가치와 매력이 아내의 유혹 출연진들에 비해 극히 뒤떨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아내의 유혹은 끝없는 막장 드라마 논란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불평불만이나 항의는 전무했다. 주인공을 맡은 장서희와 김서형에 대해서는 되려 높은 평가만 잇따랐고, 심지어 막장 드라마의 피해자라는 동정론까지 일었다. 그들은 그런 평가가 가능하게 할만큼 빛나는 매력과 연기력를 드라마 속에서 보여주었다. 질낮은 막장 드라마를 그나마 볼만한 수준으로 가치있게 업그레이드한 일등공신은 이들이었고, 시청자들 또한 드라마를 비판하면서도 이들의 공로는 인정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두 아내의 배우들은 아내의 유혹의 배우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색무취 그 자체다.

메인 여주인공인 김지영은 붕뜬 모습으로 전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손태영은 연기력 논란까지 일으키며 드라마가 초반 맹폭당하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게다가 주연진을 받춰주며 감초 역할을 해줘야 할 조연진들의 연기 수준 또한 극히 불안하기 짝이 없다. 아내의 유혹에서 능수능란한 모습으로 국민 고모라는 애칭까지 얻은 오영실이 자기 캐릭터를 120% 훌륭하게 표현해낸 것에 비하면 부끄럽게 느껴지는 캐릭터와 배우만 넘쳐난다. 특히 이 중에서도 아이돌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정극에는 처음 비중있는 역할로 도전장을 내던지고 있는 앤디의 모습은,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최악의 모습에 가깝다.

앤디는 그만큼 두 아내의 극전개를 더디고 색깔없게 만드는 방해꾼이다. 도대체 나쁜 놈인지 철이 없는 놈인지 구분할 수 없는 캐릭터도 문제지만, 우왕좌왕하며 자기 연기에 색깔을 더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캐릭터를 더 추락시키는 악수가 되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며 후회하던 캐릭터가 이제는 제발 좀 사람답게 살아달라는 누나의 권유에 이내 표정을 싹 바꾸고 눈을 떴다 감았다를 연발하며 혼자 말도 안되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장면은 정말이지 쓴웃음도 나오지 못하게 만들만한 코미디에 가까웠다. 게다가 이 장면은 공교롭게도 세계경기와 청년실업에 관한 대사와 엮이며 과거 그가 시트콤에서 읊조리던 대사들을 절로 떠오르게 했다. 앤디의 어색한 연기력 덕분에 정극이 순식간에 몇 년전 방영되던 시트콤과 같은 모습이 되어버린 셈이다.

여러모로 앤디의 이와 같은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그는 뮤지컬을 통해 그동안 음지에서 알찬 연기경력을 쌓아왔다는 사실들을 강조해왔지만, 실상 그는 아직 일일극의 주요 캐릭터를 맡을만한 능력이나 연기실력을 검증받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제작진과 방송국은 높은 인지도와 인기만을 노리고 경험이 부족한 앤디를 덥썩 드라마의 향배를 좌우할 주요 캐릭터로 캐스팅하는 우를 범했다. 아내의 유혹 짝퉁 작품을 곧바로 제작해 그 인기를 그대로 누려보겠다는 허황된 망상만큼이나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현재 앤디가 겪고 있는 딜레마와 실패는 마땅히 앞으로도 다른 드라마의 캐스팅 경우에 비춰지는 거울이자 본보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연기경력도 없고 실력도 없는 열외의 일원들이 순식간에 다른 분야의 특수를 타고 드라마나 작품에서 단번에 큰 역할을 맡게 되고, 덕분에 시청자의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는 결과는 이제 더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어떤 과정을 밟아왔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드러나는 법인데, 명백하게도 배우 앤디는 그닥 착실한 과정을 밟아오지 못했다. 예견되었던 앤디의 실패가 연기를 도전하려는 다른 아이돌과 연기 지망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모한 도전은 결국 시청자에게도 본인에게도 독이 되는 악수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