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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이민호의 구준표 놀이, 위험하다

차세대 라이징 스타 중에 이민호만큼 앞으로 더 나아갈 완벽한 가능성과 조건을 갖춘 배우는 흔하지 않다. 큰 키, 완벽한 외모 더불어 균형 잡힌 몸매 비율을 갖추고 있는 그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단편적인 비쥬얼이 가히 완벽한데다가,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배우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대단히 재기 넘치는 연기력까지 갖추고 있다.

물론 몇몇 이들은 이민호가 꽃보다 남자 구준표라는 캐릭터 틀 안에서만 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비판받았으나 지금은 명실상부한 톱스타로 대우받고 있는 윤은혜의 경우를 놓고 볼 때 이는 성립되기 어려운 주장이다. 윤은혜는 궁의 최종 캐스팅이 확정되기 직전까지 비판 아니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심지어 드라마의 최종 프로필 사진까지 공개되었음에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 캐스팅을 뒤엎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비난을 받던 주인공 윤은혜는 결국 드라마 궁을 크게 성공시킨 주역이 되었다. 이는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아내 소화해내고, 또 이를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의 발산으로 메운 윤은혜의 능동성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녀의 이런 매력은 연이은 후속작인 포도밭 그 사나이와 커피프린스 1호점까지 연달은 성공으로 이끌어냈다. 물론 이민호가 윤은혜처럼 평가받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가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구준표 역할만 잘할 것이라고 단정지어 깔아뭉개는 것 또한 심각한 논리적인 오류다. 그만큼 이민호는 훌륭하고 그 가능성과 재기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그런 무궁무진한 가능성과는 별개로, 이민호가 현재 잘못 처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스스로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앞서 말했던 검증의 시간과 그 필요성 자체를 이민호가 막고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대중들을 상대로 아주 단편적이고 20세기적인 접근만 시도하고 있다. 이제 겨우 하나의 히트작을 내놓으며 막 걸음마를 시작한 배우임에도 벌써부터 위험하기 짝이 없는 톱스타 놀이 즉, 자신이 맡은 캐릭터 그대로 구준표 놀이에 빠져들고 있다.

현재 이민호는 대중과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소통방법은 자신의 그레이드가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인지 모두 거부하고 있다. 꽃보다 남자 이후 그가 자신의 열성팬을 맞이하며 유일하게 손을 내밀고 있는 방법들은 오로지 그에게 금전적인 이득이 돌아가는 CF들 뿐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처신과 행동들은 점점 더 그를 구준표라는 캐릭터 안으로 곪아들어가게 만들고 있다. 진짜 이민호를 구준표라는 인물 속에 가두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여러 배우들이 톱스타 놀이를 하고 있다. 데뷔 이후부터 톱스타 놀이만 하느라 좋은 시절을 다 날려버린 전지현도 있고, 앞서 거론한 윤은혜도 지금은 톱스타 놀이중이다. 또 남자 배우로서 인정받고 있는 장동건도 톱스타 놀이를 하고 있고, 연기력과는 별개로 취급되는 수많은 배우들이 톱스타 놀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한다고해서 이민호의 톱스타 놀이가 더불어 용납받을 수 있을까? 그건 절대 아니다. 이제 겨우 하나의 작품에서 그것도 캐릭터의 매력을 등에 업고 주목받았다는 일각의 악평에 시달리는 이민호의 톱스타 놀이는 여러모로 위험하다. ‘다른 배우들도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도 되겠지’ 라는 안위한 자위로 시간을 흘려보내기에 이민호는 너무 신인이고 초짜다. 또한 이는 그가 가진 풍부하고 무궁무진한 가능성까지 구준표스럽다는 악평과 더불어 죽여버리는 악수가 될 위험성 또한 크다.



이민호는 지금 시점에서 자신과 구준표가 동일시되는 문제점을 확인하고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현재 이민호의 가장 큰 문제는 구준표다. 빨리 구준표를 벗어던져야 하는데, 지나치게 구준표에 몰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다. 그는 최근 선보인 맥주 CF에서도 구준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나쁜 남자 캐릭터를 연기했고, 콜라 CF에서도 반말을 내뱉는 컨셉으로 사실상 구준표의 모습을 그대로 CF 속으로 이끌어왔다. CF만 찍고 있는데, 그 CF조차 사실상 구준표의 재림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모습들 하나하나는 배우 이민호의 앞길을 막는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왕의 남자이자 전국민의 메트로섹슈얼 열풍의 주역이었던 이준기는 신드롬과 열풍에 뒤이어진 CF에서도 석류를 원한다며 피아노를 땅땅거렸다. 이와 같은 행동들 덕분에 그의 캐릭터와 모습들은 더욱 고착되었고, 심지어 비웃음까지 사는 악수가 되었다. 결국 이준기는 이런 도돌임표가 계속 반복되자 확고한 선택을 내린다.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잘나가던 CF 속 캐릭터들을 모두 포기하고 다짜고짜 주먹을 날리는 고등학생 역할과 더불어 폭팔적인 야수의 감성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했다. 덕분에 그는 CF 스타의 명칭은 잃었으나 배우로서 확고하게 인정받았다. 
또한 30대 구준표라는 별명을 얻으며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통해 이민호 못지 않게 주목받은 배우 윤상현은, 드라마가 종영되기도 전에 곧장 후속작을 정했고, 동시에 방송 3사 예능 프로그램을 순회하고 있다. 그가 출연하기로 결정한 드라마 매거진 알로는 타 드라마 스타일과의 표절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제작이 연기되었으나, 신드롬을 일으킨 윤상현이 그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대중들과 소통하려는 의지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준 예시로 남았다.

이들은 이렇게 이민호가 걸어야 할 방향점들을 이미 그에게 제시했다. 여러모로 이민호는 다른 배우들의 이런 태도를 본받아야만 한다. 또한 무엇보다 앞서 지적했듯 빨리 구준표 놀이를 벗어던져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더 강구해야만 한다. 하나의 캐릭터 안에 몰려 그 캐릭터에 안주하다가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던 스타들은 수도 없이 많다. 장기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며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당장의 소를 희생해야만 한다. 그래야 대를 취할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이민호는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지금 상태에서 제자리걸음만 반복한다면 그 가능성마저 구준표라는 늪에 빠져버릴 수 있다. 이제는 스스로 다른 방법으로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접근하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이상의 구준표 놀이는 이민호를 위험에 빠뜨리는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