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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윤아, 충분히 훌륭하고 능동적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노골적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드라마를 시청했다. 연기를 못한다면 속된 말로 기꺼이 ‘까줄’ 준비태세를 갖추고 드라마를 시청했다. 윤아는 저번 드라마였던 '너는 내 운명'에서 상대역을 맡은 박재정의 극악 연기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을뿐, 그닥 볼만한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사실을 주지하고 있는 이상, 그녀의 연기력이 별로였다면 비판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저번 드라마에서의 윤아는 그만큼 별로였다. 물론 튼튼한 기본기만큼은 유감없이 발휘했다. 소녀시대 멤버,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선입견을 벗겨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괜찮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00회가 넘도록 지속된 일일극 속에서, 윤아는 배우로서 그닥 능동적인 모습을 선보이지 못했다. 첫 회 보여주었던 표정이나 감수성이 드라마가 종영되는 마지막 회까지 그대로였다. 6개월 가까이 이어진 드라마 안에서 전혀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빨리 찍고, 많이 찍고, 대충 찍은 막장 일일극이었기에, 그녀의 연기력이 최악이었다고 섵부르게 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허나 연기가 도통 늘지 않고 발전세가 더딘 딜레마는, 윤아뿐만 아니라 고아라나 이연희 같은 다른 SM 출신 여배우들도 공통적으로 겪는 딜레마다. 윤아를 비롯한 SM 출신 배우들은 근본 없다고 비난받아야 할만큼 최악은 아니다. 혀가 짧은 관계로 기본적인 발성능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이연희가 있으나, 여타 대부분의 배우들은 철저한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모습을 보여준다. 송강호, 한석규도 아닌 젊은 연기자들이 그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고 불릴만하게 한다. 나쁘다고 매도할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늘 SM 출신 배우들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때마다 비난받는다. 이유는 마치 공장에서 막 찍어낸 것 같은 기계적인 스킬에만 의존하는 연기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표현력이나 감수성을 브라운관 안에서 충분히 발휘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신데렐라맨 안에서 윤아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그녀는 충분히 능동적인 모습으로 자기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다. 소녀시대 활동으로 재충전의 틈도 없었고, 사실상 다른 배우의 빈자리를 메운 대타 캐스팅이었음에도 최선을 다해 연기해내고 있다. 특히 배우로서 지니고 있는 천부적인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눈물연기는, 여느 베테랑 여배우와 비교해도 뒤진다고 평가하기가 어려울만큼 훌륭하다.

그녀는 이미 전작 드라마인 ‘너는 내 운명’에서도 눈물과 오열 연기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은바 있다. 이번 신데렐라맨에서도 그만큼 뛰어난 눈물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극 중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고, 가게를 잃고, 어머니가 쓰러진 상황에서 모두가 외면하는 절박한 캐릭터에 자신의 장점과 색깔을 뒤섞으며 강점을 살려내고 있다.

또한 배우로서 선보이고 있는 스킬과 기술의 발전세 또한 확실하다. 새벽이를 연기할 당시 윤아는 일일극 특유의 올드한 분위기 속에서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곤혹스러워했다. 아직 미성년자이고 고등학생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유부녀 연기에 20대 중후반 연기자도 하기 힘든 고부간의 갈등까지 묘사해야했다. 거기에 이미 말했듯이 그 시나리오마저 보편적이지 못한 막장이었다. 그만큼 그녀의 전작은 신인 배우인 그녀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신데렐라맨의 초반 분위기는 이와 반대로 매우 긍정적이다. 로코 드라마 특유의 빠른 스피디함, 나이대에 어울리는 활력요소 다분한 젊은 스토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배우 윤아에게 충분히 연기에 몰입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상대 배우인 권상우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4회까지의 모습으로는 합격점이 가능해 보인다. 최소한 전작이었던 ‘못된 사랑’이나 ‘슬픔보다 슬픈 더 이야기’때보다는 훨씬 좋아 보인다. 1인 2역의 80%를 담당하는 사실상의 주인공인 능글능글한 오대산 캐릭터를 그가 확실한 방식으로 표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단 1회만 보고 경솔하게 악평을 쏟아낼만큼은 결코 아니다. 생각보다 정말 괜찮다. 그러니 아직 신인인 윤아로서는 여주인공이라는 타이틀과 부담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믿을만한 환경과 배우들 속에서 자기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전부 좋은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외모다. 그 예쁜 윤아의 얼굴이 뭐가 문제냐며 의아해할텐데, 바로 문제의 핵심이 너무 예쁜 외모다. 고아라나 이연희도 그러하듯 그녀는 너무 인형같이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대한민국 탑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이미지까지 오버랩된다. 극중 하나의 캐릭터에 시청자들을 몰입하기 어렵게 만드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다소 뻣뻣한 모습도 아쉽다. 사실 윤아는 소녀시대 안에서도 최고 인기를 누리는 멤버는 아니다. 실제로 대다수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팬들은 윤아보다 짧고, 윤아보다 예쁘지 않고, 윤아보다 장점이 없어보이는 티파니와 태연에게 더 열광한다. 이는 윤아 특유의 딱딱함과 뻣뻣함 그리고 매력을 발산해내는 꾸밈새의 부족 때문이다.

탑의 위치에서 연기력과 미모 모두 손꼽히는 배우들. 예를 들면 이영애나 손예진 같은 배우들은, 결코 그것만으로 오랜 시간 그 위치를 지켜낸 것이 아니다. 후광과 아오라. 범접하기 어려운 매력의 발산이 있었기에 톱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미숙한 윤아에게서는 이러한 모습들이 제대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유연성 있는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해나갈 시간 또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뭐 그래도, 윤아는 아직 신인이다. 초보이고 생짜이며 이제 겨우 스무살이다.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은 장점들이 많다. 갓 스무살 나이에 미니시리즈 여주인공 자리를 획득해낼만한 포텐셜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결코 윤아의 현재 시점에서의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너무 예쁜 외모와 대중을 뒤덮을만한 매력의 발산이 아직 여물지 않은 것뿐. 훌륭하고 능동적이다. 그만큼 윤아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니 앞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될 드라마 신데렐라맨과 윤아의 연기에 더욱 많은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