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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박예진과 이승기의 결정적인 차이점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배우를 꼽으라면 박예진은 첫 손에 손꼽히는 인물일 것이다. 실제 그녀는 패떴 이전까지 차갑고 냉정하고 도도한 역할만을 주로 맡아왔고 배우로서도 매력이 극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심심찮게 받아왔었다. 발리에서 떠난 일의 주역 3인방인 하지원, 조인성, 소지섭이 모두 드라마를 통해 톱스타로 발돋움했으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던 그녀는 전혀 부각받지도, 드라마의 인기수혜도 받지 못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그녀가 시청률 30%를 상회하는 대하사극의 여주인공이었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 그녀는 큰 인기를 끌었던 사극 대조영의 여주인공이었으나,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인기나 몸값을 끌어올리는데는 실패하였다.

패떴에 출연하기 이전까지 박예진은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못했었고, 주연급으로 자리를 잡은 스타배우도 아니었다. 드라마에는 꾸준히 캐스팅 제의를 받았으나 조주연급 캐릭터를 먼저 제의받는 경우가 많았고, 배우로서 일찍 데뷔하여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라는 컬트 무비로 크게 주목받았음에도 성장은 더디기만 했다. 배우로서 경력이 쌓여갔음에도 영화는 대부분 2류급 블록버스터나 코믹 영화 출연에 그쳐야만 했고, 드라마는 늘 같은 캐릭터만 연달아 맡았다. 거기에 공중파와는 거리가 먼 케이블 드라마에 출연결정을 내려야만 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타성이 부족했던 배우였다.

하지만 지금 시점의 그녀는 패떴 출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 탑클래스 연기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한 상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미워도 다시 한번 2009에 여주인공 최윤희 역으로 출연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곧 방영될 MBC 대하사극 선덕여왕에도 큰 비중을 지닌 여주인공급 캐릭터로 캐스팅된 상태다. 이는 그녀가 패떴에 출연함으로서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에 갇혀있던 자신의 이미지를 따뜻한 이미지로 바꿔내는데 성공하며 스타로 자리매김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드라마 속 캐릭터 때문에 이전까지는 차가운 캐릭터에 주로 갇혀 있었던 그녀는 그 이미지 때문에 스타로서의 도약에 번번히 실패하고 정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리얼 예능 패떴에 출연함으로서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을 십분 강조하는데 성공하였고, 이에 대한 약점까지 확실하게 극복한 것이다. 스타로서 도약하지 못하던 굴레를 예능 출연으로 극복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예진의 이와 같은 인기몰이를 단순한 행운이라든가 무조건적인 패떴의 수혜로 폄하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녀의 폭팔적인 인기상승이 가능할 수 있었던 근본적 이유에는, 이미 패떴 출연 이전에 검증되었던 그녀의 연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결과론적으로는 잘 된 이야기지만, 패떴 출연은 박예진에게 일종의 도박과도 같은 일이었다. 프로그램이 지금처럼 잘 되면 그녀도 그 인기에 덩달아 상승효과를 누릴 수도 있지만, 만약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부진했다면 예능 출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하는 결과만 나타났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패밀리가 떴다 이전 동시간대에 방영되던 하자go와 옛날TV등의 시청률은 극도로 부진했기에 패떴의 성공여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패떴이 실패했더라면 그녀 또한 패떴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패떴이 인기를 끌었더라도 프로그램 안에서 그녀의 이미지가 과잉 노출된다는 평가나 좋지 않은 이미지가 부각된다면, 기존에 있던 차갑던 이미지마저 깨지는 문제점이 나타났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되면 그녀는 기존에 배척받던 따뜻한 이미지는 물론 차갑고 냉정한 캐릭터 섭외마저 어렵게 될 수도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보면 그녀는 프로그램이 성공했더라도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하지만 패떴의 대본파동등의 여러 어려움과 캐릭터상 상극등의 문제점이 있었음에도, 박예진은 여전히 패떴의 중심캐릭터로서 큰 인기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녀의 훌륭한 연기력이 이 모든 것을 상쇄할 수 있을만한 파괴력 넘치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최윤희와 패밀리가 떴다의 박예진에게는 실제 캐릭터상 엄청난 간극의 차이가 존재한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최윤희가 예비 시어머니에게 결혼 계약조건을 따지는 악독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의 모습이라면, 패떴의 박예진은 발랄하고 철없는 소녀와도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인물이 표현해내는 서로 다른 캐릭터를 매주 시청하고 있음에도 시청자들은 최윤희와 박예진을 동일한 인물이라고 생각할 틈이 없다. 이는 최윤희를 연기하는 박예진이 그만큼 노련하고 노회한 베테랑 연기자와 같은 포스로 캐릭터간 넓이를 좁히며 이를 극복해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연기력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들을 상쇄할 수 있는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하고 있는 이승기가 SBS 주말극장 찬란한 유산 출연을 최종 확정지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승기의 선택은 박예진과는 같은 법칙이 적용되기에 매우 우려스럽게 느껴진다. 이승기 또한 1박 2일을 통해 평소 자신의 서글서글한 동생과도 같은 이미지를 더 친근한 형태로 또한 성공적 모습으로 이어나가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이승기에게는 박예진과는 다른 약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앞서 박예진이 모든 것을 극복해낸 원초적인 힘인 연기력의 차이다.

일단 이승기는 연기자가 아니고, 연기 커리어 또한 보잘것 없이 짧다. 박예진이 2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각종 캐릭터들을 모두 맛보며 쓴맛과 단맛의 경계를 오간 경험이 있는것과는 달리, 이승기에게는 그런 연기경험이 없다. 물론 40%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출연경험을 갖고 있으나, 이는 주말드라마의 조연급 캐릭터로 그가 묻어간 것에 불과했다. 그냥 연기라는 장르에 잠깐 발만 담그고 맛만 보고 만 것이라 할 수 있다. 절대적으로 연기 경력이 짧은 그가 주말극 주연으로서 드라마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이승기가 출연하는 SBS 주말극장은 어떤 배우가 출연하더라도 어떤 작품이 막에 오르더라도 시청률 20%를 상회한다는 법칙을 가지고 있다. 이승기가 시청률 부담을 짊어져야했던 돌지매 출연을 포기하고 이 작품에 출연결정을 내린 것도 그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만약 이승기가 드라마에서 보잘것없는 연기력으로 비판받기 시작하며 드라마 시청률이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게 될까. 분명히 실패의 타켓이자 0순위는 이승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1박 2일의 인기에 힘입어 사실상 낙하산 주연 자리를 따낸 그로서는 실패시 뒤짚어써야 하는 멍에와 숙명이기도 하다.


즉 이승기로서는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드라마 출연여부에 침착한 판단이 필요했다. 물론 그가 박예진처럼 실패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드라마 출연 결정을 강행한 것이라면 이는 말릴 수 없는 그만의 확고한 선택이기에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예진은 자신의 선택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으리라는 확고한 자기 믿음과 근원을 가지고 있었다. 배우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연기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두려움을 느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만약 이승기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좋은 성과를 거두더라도 그가 설익지 못한 연기력만 드러낸다면 본인으로서는 전혀 드라마 출연이 득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이는 KBS 일일극 너는 내 운명의 시청률이 40%를 상회하였음에도 남자 주인공이었던 박재정이 배우로서 전혀 부각받지 못한 현실과 맞닿아있다. 시청자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비록 마지못하는 심정으로 드라마를 시청하였으나 박재정이 보여주었던 극악의 연기력을 비판하며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그에게 매몰차게 등을 돌렸다. 시청률이 높고 드라마가 인기있더라도 이승기 또한 준비되지 않은 연기력을 드러냈을시에는 시청자들의 이러한 외면에 시달릴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조금 더 밑바닥에서 연기 경험을 쌓고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진 상태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더라면 아마도 이승기의 선택에 열렬한 지지의 뜻을 밝혀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1박 2일의 인기를 등에 업고 미천한 연기경력으로 드라마 주연 타이틀을 잡은 이승기의 결정에 무조건적인 지지의 뜻을 보낼 수는 없을 것 같다. 준비된 박예진과 준비되지 않은 이승기에게는 배우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질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이 눈에 띠도록 두드러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