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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슈퍼주니어와 카라, 2인자들의 반란

SM 엔터테인먼트의 소속의 13인조 대형그룹 슈퍼주니어가 정규 3집 앨범 Sorry Sorry를 발표하자마자 뮤직뱅크 3월 통합차트 1위를 차지하였다. 그들은 음반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그룹 해체설과 멤버 탈퇴설등의 각종 루머에 시달려왔고, 오랜 시간동안 컴백하지 못하며 향후 활동여부가 상당히 불분명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여러 우여곡절 끝에 컴백한 그들은 신곡 Sorry Sorry를 앞세워 그동안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정복하지 못했던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의 수치스러운 과거기록들을 지워내는데 성공했다. 최초로 대중들의 음악적인 선호도를 그대로 상징한다는 음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카라 또한 최근 신곡 Honey를 통해 데뷔 2년만에 정상의 자리에 올라서는데 성공하였다. 카라는 그동안 가장 인기가 높은 멤버인 한승연마저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뜻을 상징하는 듣보라는 별명을 달고 있어야 했을만큼, 철저하게 주류 무대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걸그룹이었다. 특히 강력한 라이벌 아니 넘을 수 없는 벽이라 인식되었던 원더걸스, 소녀시대의 틈바구니 속에서, 카라는 철저하게 3인자 혹은 4인자를 상징하는 위치에 머무르며 만족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더니 그렇게 소외받던 카라는 최근 공중파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소녀시대와 동등한 라이벌로 대접받으며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 대한민국 대표 아이돌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게스트로 초대받기도 하였다. 비주류 혹은 2류로 취급받던 그룹에서 당당히 주류무대의 중심에 선 그룹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완연한 성장세를 보여준 것이다.


이렇듯 슈퍼주니어와 카라의 1위 등극은 최근 가요계에서 초강세 경향의 파괴력을 보이는 아이돌 그룹의 힘과 영향력의 폭이 그만큼 더 넓어졌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사실 슈퍼주니어는 그동안 같은 회사 안에서는 동방신기에게 치이고 밖에서는 빅뱅에게 치이는 그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 때문에 연습생 창고 대방출이라는 오명이 늘 뒤따랐고, 그룹이 가진 정체성이나 음악 스타일이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 특히 기존 멤버가 변경되어 추진된 슈퍼주니어 차이나 프로젝트라든가, 파자마복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엉덩이 춤을 추었던 슈퍼주니어 happy 프로젝트는 슈퍼주니어의 색깔을 희미하게 만들며 대중들에게는 조롱 아닌 조롱을 불러일으키는 악수가 되고는 했다. 하지만 이번 정규 3집 앨범 컴백과 Sorry Sorry의 대성공은 슈퍼주니어라는 아이돌의 브랜드가 더 굳건해지고 긍정적인 형태로 발전해나가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 특히 이 성공은 슈퍼주니어라는 기존 브랜드 네임이 가져다준 성공이 아닌 완연한 노래 그 자체의 중독성과 파괴력으로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 주목할만하다. 

이는 카라 또한 마찬가지다. 카라는 1집을 발표했을 당시 차세대 핑클이라는 컨셉과 별명에만 집중하였을뿐, 가수로서 매력이나 특징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대중을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들을 앞세워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을때, 여전히 카라는 핑클 이미테이션으로만 활동하며 그녀들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토록 운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다 예상되던 카라는 지금 성공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그 이유는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을만한 멜로디와 노래를 그녀들이 장착했기 때문이다. 노래의 힘이 있기에 대중들의 입맛에 맞고, 선호할 수 있는 매력을 뽐내고, 1인자와 겨룰수 있는 위치로 상승해나가는 원동력을 만들어낸 것이다.


앞으로의 슈퍼주니어와 카라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사실 슈퍼주니어와 카라는 같은 형태로 지금껏 보편적인 2인자들이 겪는 딜레마의 늪에 계속 빠져있는 상태였다. 슈퍼주니어는 지금껏 강력하게 형성된 지지층에만 호소하는 팬층에 대한 엘리트주의적인 아이돌 댄스그룹으로서의 방향점을 추구하고 있었다. 또한 그것마저 실상 질적이나 음악적 수준으로는 그닥 높지도 새롭지도 못했고 진부했다. 이는 같은 소속사의 1인자 그룹인 동방신기가 역시 비슷한 형태의 엘리트주의 아이돌을 추구함에도, 수준높은 자신들만의 음악적 영역을 만들어낸 것과는 비교되는 것이었다.

슈퍼주니어라는 그룹이 20만장 가까운 음반을 판매하면서도 1인자로 불리지 못하고, 빅뱅에 음악성과 실력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이와 같이 대중적이지 못한 엘리트주의. 그것도 몇몇 지지층에게만 호소되는 음악적인 폐쇄성 때문이었다. 특히 이와 같은 현상에는 지지층이 보여준 절대적인 맹신과 소통이 없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벌어진 각종 구설수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Sorry Sorry는 그동안 슈퍼주니어의 딜레마이자 힘이 되는 존재였던 두터운 팬층만이 아닌 대중적인 쪽으로도 경쟁력을 보여준 결과물이었고, 전형적인 표퓰리즘 형식을 지닌 음악이었다. 즉 그들은 이번 앨범으로 기존 팬층뿐만이 아닌 대중들과 어울리는 법을 익히며 전국민적인 아이돌로 성장할만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동시에 자신들 앞에 세워진 장벽을 부수는 방법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카라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실제 카라라는 그룹에게 늘상 뒤따르던 딜레마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핑클이었다. 같은 소속사 출신의 여성 4인조 그룹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얻었던 제 2의 핑클이라는 닉네임은, 처음 카라라는 신인그룹을 알리는데 반짝 도움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시간이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카라에게 이는 무거운 짐이자 이미지가 고정되는 문제만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대중들에게서 멀어지는 단초만 제공하는 요소가 되었다. 데뷔초 카라가 어설프게 아이돌 아티스트 그룹을 지향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며 일반 대중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 것은, 이런 핑클의 늪과 이미테이션의 딜레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이유가 가장 컸다. 하지만 카라는 지난해 과감한 변신을 꾀하며 멤버를 5인조로 변화시켰고, 슈퍼주니어와 마찬가지로 대중적인 음악기호를 뒤따라가며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녀들 또한 허명에 둘러싸인 장벽을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노래에서 찾아낸 것이다.


물론 슈퍼주니어와 카라의 1위 등극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해석할만한 요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두 그룹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곡의 표절시비를 겪었고,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후크송 열풍의 중심에서 이를 이어가고 있는 수혜자들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슈퍼주니어와 카라가 앞으로 또 넘어서야 할 장벽이기도 하다. 자칫 반짝 대세를 뒤따라갔으나 종국에는 전혀 변한 것 없다는 혹평을 이겨낼만한 실력을 앞으로 차츰 갖추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단 먼 훗날의 이야기이며, 슈쥬와 카라뿐만이 아닌 다른 아이돌들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숙제이다. 그만큼 현재 시점에서만큼은 슈퍼주니어와 카라의 변화에 긍정적인 박수갈채가 우선시 되어야만 한다. 그들은 2인자의 위치에 있었으나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며 반전을 보여주고 있는 현시점의 1인자들이다. 스스로 나아가야 할 방향점을 찾아내고 창조해냈으며 대중의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뒤쫓아갔다. 물론 앞으로 그들이 가야할 길에 오직 좋은 길만이 있는 것은 아니고, 분명히 어려운 시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깨달은 그들의 열풍이, 지금 이 순간에서만 그칠 찻잔속 태풍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슈쥬와 카라의 앞으로의 활발한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