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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패밀리가 떴다, 바닥 드러나는 대성의 한계

버라이어티에 고정출연하고 있는 예능인들은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뉘어진다. 첫째는 개그맨 출신이거나 개그와 관련된 연예활동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버라이어티에 정착한 인물들이 있다. 그들은 본래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인물들이기에, 대다수가 코미디 프로그램과 궤적을 함께하고 있는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더라도 자기 몫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경우가 많다. 유재석이나 강호동과 같은 대한민국 최고 MC들이나 남희석, 김용만, 이휘재와 같은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MC들은 모두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 이들은 사실상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며 선두주자들이다. 이들과 반대되는 또다른 분류로는, 가수나 배우와 같이 버라이어티와 동떨어진 분야에서 활약하다가 우연찮게 예능에 자리를 잡고 합류하게 된 인물들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수나 배우출신으로 버라이어티에 출연하고 있는 인물들은 분류된 상태에서도 또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여기서 첫 번째로 분류되는 형태의 인물들은 가수나 배우 출신으로 예능에 투신했으나 자리를 잡고 자신의 본업 이상의 비중을 두며 활약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들이다. 대표적으로 신정환, 윤종신과 같은 인물들로 이들은 현재 자신들의 본업이던 가수활동보다 예능인으로서의 입지나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한 상태에 있다. 이들 또한 1인자는 아니지만 2인자로서의 버라이어티에서의 필요성이 절대적이고, 없어서는 안될 감초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여기서 더 나아가는 또 하나의 다른 집단이 있는데, 이들은 버라이어티를 신선하게 만들면서도 상하게도 하는 딜레마들을 가진 인물들이다. 그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하나나 두 개 정도 출연하면서 부업으로 가볍게 즐기듯 예능에 출연하는 가수, 배우들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애시당초 스스로가 예능에 자리잡고자하는 마음가짐이 부족하고, 인기가 필요하거나 취미삼아 버라이어티에 합류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좋은 활약을 선보이더라도 초반의 반짝 활약에 그치거나 자신이 가진 컨셉 혹은 보여주어야 하는 부분까지만 보여주고 한계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전진처럼 가볍게 시작했으나 그 누구보다 예능에 몸과 마음을 다해 투신하는 진정한 버라이어티맨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물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패밀리가 떴다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전적으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실제 패떴의 멤버 중에 여러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며 예능적인 감각을 알고 익히고 있는 인물은 유재석과 윤종신 두 명에 불과하다. 여기서 현재는 패떴에만 출연하고 있으나 버라이어티 경험이 많은 이효리를 베테랑군에 포함시키더라도, 주무대를 제대로 누비며 예능을 아는 인물들은 단 3명에 불과한 것이다. 즉 패떴이 늘 혹처럼 달고 있는 시트콤, 각본, 조작이라는 편치 않은 논란과 딜레마는, 날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예능에 대한 감각이 뒤떨어지는 등장인물들의 경험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천희와 더불어 사실상 초반 패떴의 분위기를 이끌어나갔던 대성의 한계를 노출하는 모습은 버라이어티가 얼마나 녹록치 않은 장르인지를 깨닫게 만들고 있다. 몇몇 패떴 시청자들은 갑작스럽게 김종국이 투입되어 대성이 받던 스포트라이트와 역할이 줄어들었다고 항변한다. 또 그런 현상들 때문에 대성의 덤앤더머 캐릭터의 중요도가 사그라들었고, 자연스럽게 유재석과 연관되는 상황극도 줄어들며 좋은 활약을 선보일 기회가 없다고 말한다. 물론 김종국 또한 예능감각이 매우 부족하고, 그 하나를 살리기 위해 주변 캐릭터들이 죽어나간 문제는 확실히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패떴에서 보여주고 있는 대성의 모습은 김종국의 잘못 하나만으로 변명이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최근의 대성은 김종국을 살리기 위해 희생되는 캐릭터라기보다는, 김종국을 뛰어넘고 주목받기 위해 계속 무리수만 두고 있는 인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한 오버와 흐름을 끊고 들어오는 몇몇 장면들, 과도하고 썰렁한 애드리브, 재미없는 상황극들을 억지로 이어나가려는 모습들은 더는 버라이어티에 대한 단순한 열정이라고 보기 어렵게 느껴진다. 그는 황정민이 게스트로 출연한 패떴에서 김종국과 박예진의 조작스캔들을 계속 키워나가고, 그 안에서 끝없이 썰렁한 애드리브만 날리며 한가지 상황만으로 사건을 단순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는 현재 대성이 안고 있는 딜레마가 고스란히 노출된 장면들이기도 했다. 서포팅 캐릭터로서의 역할비중이 줄어들고 있으니, 주변부 캐릭터에 머무르지 않고 중심으로 들어오려고 하지만 맥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상황을 식상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유재석이 없는 상황에서 그가 박예진과 김종국 캐릭터를 잇는 가교역할을 시도한 부분은 분명 좋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이를 역량 부족으로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했고, 흥미로운 사건으로도 키우지 못했다. 아니 반대로 식상하고 재미없는 김종국의 신곡과 뻔한 사랑놀음 상황극만을 키워놓았을 뿐이다. 결국 이는 그가 말장난이나 유재석의 도움 없이는 쉽게 살아나기 힘든 예능감각을 지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패떴은 기본적으로 나누어진 상황극과 분담된 역할을 조각조각 모아 프로그램을 완성해가고 있다. 하지만 대본파동 이후 나누어진 팀들끼리의 상황극들이 전부 의심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팀을 이끄는 유재석을 제외한 멤버들이 모여있는 장면들이 모두 식상하고 재미없는 장면만을 재탕하는 형식으로 가고 있다. 그런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함께 모여서 만들어가는 식사 에피소드나 게임의 비중을 늘리고 있으나, 문제는 그조차도 시원찮다. 패떴 제작진으로서는 유재석의 영향력과 힘이 닿을 수 없는 부분과 컨트롤되지 않는 식상한 장면들이 대단히 아쉬울 것이다. 그리고 버라이어티에 우수한 감각을 지닌 멤버를 다수 보유하지 못한 현실이 쓰라릴 것이다. 그나마  도움이 된다는 이효리나 윤종신과 같은 베테랑들도 만들어내는 능력보다 서포팅에 더 능한 인물이다. 이는 유재석이 없다면 상황극을 제대로 만들어내고 깔끔하게 정리 마무리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는 패떴의 약점이자 딜레마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제 패떴으로서는 하나부터 시작하는 정리가 필요하다. 멤버 교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대성과 같은 주변 캐릭터들의 상황들을 조금 더 되돌아보며 정리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대성을 포함한 주변 캐릭터들에게 뻔히 보이는 한계점 이상의 상황극들을 부여하며 그들에게 부담주는 일을 자제해야만 할 것이다. 대성은 가수다. 그가 좋은 예능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도, 또 잠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더라도 어쩔 수 없이 그는 빅뱅이고 아이돌이며 예능인이 아니다. 대성의 능력을 과신해 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여 하나 둘 무거운 짐을 씌우기 시작하면, 지금처럼 그는 끝임없는 바닥만 계속 노출시킬 것이다. 이제는 패떴이 식상함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는 멤버들의 바닥이 드러나지 않도록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