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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소지섭과 송승헌의 흥미로운 차이점

소지섭의 드라마 카인과 아벨은 여러모로 송승헌의 드라마인 에덴의 동쪽과 닮은 모습을 띠고 있다. 물질적 소유욕이 만들어낸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인간관계의 군상을 보여준다는 점이나, 카지노와 병원이라는 이권을 둔 집단간의 정치적이고 추악한 싸움을 생생하게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물론 이와 같은 부분들뿐만이 아니라 두 드라마의 가장 큰 공통점은 돈독하다 못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던 두 형제가 결국 대립하며 갈등하다가 결국 목숨까지 내걸고 싸움을 벌이는 상황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스토리 구조를 비롯해 이와 같은 두 드라마의 공통적인 모습은 이미 두 드라마 모두의 홍보효과를 노렸기 때문인지 기존 메이저 언론들 또한 몇 번이나 강조했던 내용들이기도 하고, 또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 드라마를 계속 지켜볼수록 겹쳐지는 것처럼 보이던 몇 가지 부분에서 매우 흥미로운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존 메이저 언론과 대중들은 카인과 아벨 그리고 에덴의 동쪽 두 드라마를 저울질하며 가장 보편적인 방법과 방식으로 비교할 수 있을만한 대상에 손쉬운 접근을 시도하였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목된 인물들이 바로 소지섭과 송승헌이었다. 이는 서두에서도 이미 말했듯 꽤나 영향력 있는 배우들이 두 드라마 속의 비중있는 캐릭터들을 빠짐없이 채우고 있음에도, 결국 이 드라마들은 소지섭과 송승헌이라는 두 주연배우가 드라마의 축이자 스토리의 굵직한 무게감을 감당하고 있는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히 그런 부분에서는 송승헌과 소지섭 또한 어느 정도는 닮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군을 제대한 직후 나란히 선택한 작품이라는 공통점과 두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각자 캐릭터의 모습이 비슷하게 겹쳐지게 보인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러나 현재 두 배우가 처한 상황과 연기자로서 받고 있는 평가의 지점에서는 같은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들이 더 두드러지게 드러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스토리 4분의 1이 진행되어가고 있는 카인과 아벨의 소지섭이 폭팔적인 감성력을 앞세운 연기력으로 진취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면, 송승헌은 50부작이 넘는 대작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지랫대였음에도 정작 배우로서 보여지는 연기력이라는 지점에서는 대중들에게 매우 부족하다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다.

물론 평가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도 그 평가라는 지점에 객관적이라는 말을 함부로 넣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다수 대중들이 그렇게 느끼고 받아들이고 있다면, 뒤따르는 평가가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진실처럼 굳어져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송승헌은 어찌되든 그런 대중들의 평가 지점에서는 확실히 소지섭에게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말 송승헌은 소지섭보다 무능한 배우인 것일까. 개인적인 평가가 포함되었음을 전제로 이야기를 더 해나갈 수 있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두 드라마를 포함해 주인공 배우인 송승헌과 소지섭에게는 전혀 다른 지점의 카리스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지섭이라는 배우가 선두에 나서서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형식의 카리스마를 보여준다면, 송승헌이라는 배우는 조금 더 묵묵하고 조용한 방식의 카리스마를 지향하고 있다. 즉 두 배우는 리더로서 자신의 숙명을 풀어내야하는 어려움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카인과 아벨은 소지섭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소름끼치도록 무섭게 성장했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미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이라는 캐릭터로 반항적이면서도 사랑과 애정이라는 샘수에 목마른 남자를 소름끼치게 소화해낸바 있는 그는 이번 카인과 아벨에서도 단순한 폼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서서 폭팔력 갖춘 야수와도 같은 연기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광활한 사막안에서 총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기 직전 간절히 형의 이름을 외치는 장면이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싶으니 차라리 총으로 쏴달라며 소리를 내지르는 장면 그리고 자신을 두고 가라는 강철을 향해 그럴 수 없다고 소리치며 그를 살리겠다고 절규하는 모습들은 드라마 속에서 전적으로 부각되는 것을 즐기는 소지섭만의 스타일과 리더십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카인과 아벨은 소지섭을 위한 소지섭의 드라마로 기획되었고, 소지섭은 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전면부에 서서 훌륭한 연기력으로 모든 부담감을 몸소 감당해내는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연기력뿐만 아니라 출연중인 드라마에 대한 호평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송승헌이 연기자로서 부당한 평가를 받는 것은 이와 같이 전면적으로 부각되어 폭팔적인 감성을 보여주는 스타일의 연기자를 훌륭하다고 칭송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지섭과 송승헌의 스타일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두 배우의 연기하는 모습을 억지로 대입시키는 몇몇 이들의 주관적 평가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물론 송승헌이 김명민과 공동으로 연기 대상을 받을 자격이 과연 있었느냐, 에덴의 동쪽에서의 송승헌이 과연 스스로를 소지섭처럼 부각시키지 않으려 했냐는 몇몇 문제가 실제 존재하지만, 그 모든 것은 송승헌이라는 배우의 문제라기보다는 상을 안겨준 방송사와 스토리를 그렇게 만든 제작진의 잘못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50부작이 넘는 대하드라마임에도 말도 안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막장 드라마라는 조롱을 받는 작품을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시청률 20%가 넘는 작품으로 이끌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송승헌의 리더쉽과 능력은 이미 충분히 인정받아야 하는것이 옳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에덴의 동쪽 제작진이 조금 더 송승헌이라는 배우를 이용하는 방식을 옳은 방법으로 풀어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묵묵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송승헌만의 스타일로 에덴의 동쪽을 이끌 상황이 존재했다면 이 드라마와 송승헌에게는 과연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이것도 가정이지만, 아마도 최소한 송승헌이라는 배우가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송승헌에게 있어서 자신만의 방식과 스타일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에덴의 동쪽만의 특수성은 어찌보면 대단히 아쉬운 사실인 것이다.


좀 더 쉬운 방법으로 풀이를 위해 예시를 들어보자면, 몇몇 이들은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진정한 주인공은 장서희가 아닌 김서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배우의 진정한 연기력을 가늠하는 지점에는 늘 훌륭하게 악을 쓰고 훌륭하게 인상을 찌뿌리는 배우가 진정한 배우라는 수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을 쓰고 인상을 찌뿌리는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묵묵한 방식으로 지금껏 막장드라마라는 논란에 휩싸인 작품을 40%의 시청률로 감당해온 장서희를 김서형보다 못한 배우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옳지 않은 평가라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송승헌과 소지섭의 흥미로운 차이점 또한 이와 같은 상황에 대입시킬 수 있다. 결론을 내자면, 소지섭은 정말 훌륭하다. 그는 뛰어난 배우이고 소름끼치도록 훌륭한 연기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소지섭만의 방식을 끌어와 다른 방식의 리더쉽을 보여주고 있는 송승헌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을 대입시켜 송승헌을 깔아뭉갤 필요는 없다. 두 배우는 매우 흥미로운 방식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두 배우의 차이점이 드라마를 지켜보는 우리 모두에게 다른 지점의 흥미로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두 배우의 방식은 모두 기억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다른 방식을 지니고 있음에도 결국 소지섭 송승헌 두 배우 모두 매우 훌륭하고 뛰어난 배우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