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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태희혜교지현이, 아줌마들을 위한 시트콤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한 영상 방송매체에서 보편적으로 흥행 동원능력이 가장 검증된 타켓층이 바로 아줌마들이다. 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영상매체를 소비하는 가장 큰 고객이자 돈줄이며, 실제 3-40대 여성들은 대한민국 드라마들이 창조되는 방향점들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집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수현, 임성한, 문영남등의 우리나라 드라마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그들이 사는 세계에서 자신들의 독보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여성 그리고 아줌마를 주제로 다양한 방법의 이야기들을 전개시키는 능력들이 모두 뛰어났기 때문이다. 즉 이들은 아줌마라는 소재가 있었기에 드라마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고, 아줌마들의 환호와 지지가 있었기에 영상 매체를 창조해내는 선두주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MBC에서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는 이러한 아줌마 마케팅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아줌마를 위한 아줌마들의 시선으로 풀어낸 삶의 해학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물론 이러한 시각의 영상 매체가 만들어낸 배경에 아줌마들의 영향력과 흥행력이 가장 우선시 되었음은 물론이다.


MBC는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던 시트콤을 그동안 꾸준하게 제작해오며, 편성해왔다.  하지만 그 시트콤들중에 방송국에 높은 시청률이라는 달콤한 파이를 제공했던 작품은 거의 전무했다. 실제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에 제작된 모든 MBC 시트콤들은 극도의 시청률 부진현상을 겪으며 조기 종영 논란에 휩싸였으며, 대중들의 관심과 시선에서도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 원인을 굳이 따져보자면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패착이 그 원인이었다.

사실 최근 방영되었던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나 과거 방영되었던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은 초반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잡히지 않아 내용이 중구난방에 빠지기도 했으나, 작품의 재미만큼은 여느 히트 시트콤들에 못지 않았다. 그러니 방송사 입장에서는 저조한 시청률이 억울하게 느껴질만도하다. 그러나 제작진으로서는 좀 더 일찍 단순하고 평범한 그리고 같은 형식을 밑바탕에 둔 시트콤으로는 독해지고 막장으로 흘러가는 드라마들과의 대결에서 자신들만의 매력적 요소들이 부족하다는 것을 일찍 자각할 필요가 있었다. 그만큼 최근 제작된 시트콤들은 판에 박힌듯한 가족적 분위기와 말장난에 치우치며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밑도는 일이 잦았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시트콤들의 연이은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다수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독해진 대중들의 시선에 자신들과 획일화된 틀을 적용시키는 실수를 범했던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일단 힘겨운 시작점에 선 태희혜교지현이는 그동안 많은 시트콤들이 시간이 있었음에도 개선시키지 못하고 지적되었던 획일된 아킬러스건과 주제가 약하다는 약점만큼은 제거된 상태로 시작된 시트콤인 것 같다. 물론 아직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줌마와 여성들을 해학적 시각으로 그려낸다는 시도자체에서 확실한 타켓층과 독특한 주제의식을 두었다는 신선함이 느껴진다. 실제 태희혜교지현이는 첫 회에서 대다수 아줌마들의 고민이라 할 수 있는 아이들 교육문제를 두고 친구이자 주인공인 여성들이 서로 다투게 되는 모습이나 공교롭게도 생일날 이혼장을 받고 절망에 빠지며, 다음 회에서 잠적한 남편을 되찾기 위해 분주하게 몸을 움직이는 정선경을 보여주며 우리네 아줌마들에 대한 이야기를 대중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고자하는 시트콤의 색깔을 드러냈다. 실패한 전작들과는 다르게 확실한 흥행 코드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태희혜교지현이에게 그 무엇보다 지금 절실한 숙제는, 자신들이 타켓으로 삼고 있는 아줌마들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향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그려내느냐는 점에 있을 것이다. 시트콤뿐만 아니라 영상 매체물이 성공이라는 수확을 거두느냐 실패하느냐가 갈리는 지점은 결국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충격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지점의 솜씨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아무리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면 요리는 망가져버리기 마련이다. 태희혜교지현이 또한 그런 부분에서 일단 성공적으로 잡은 타켓층과 자신들의 주제를 어떻게 조립하고 보여주느냐는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려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과연 이 시트콤이 어떤 방향점으로 자신들의 지향점을 잡아갈지가 사뭇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내의 유혹와 꽃보다 남자의 성공으로 드라마와 영상매체는 개연성이나 배경이 아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는 이에게 자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주고받는 이야기의 흐름이 가장 큰 화두이자 중심이 되었다. 태희혜교지현이는 시트콤이라는 장르 안에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과정의 과장에 대한 내용적 책임이 다소 덜한 편이다. 아줌마들을 위한 시트콤이라는 태희혜교지현이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막장드라마들의 필수요소들을 뒤쫓아갈지 아니면 시트콤 고유의 색깔을 입혀 스토리를 진행시켜나갈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것은 지금 장담하기에는 어려운 대답이다. 앞서 말했듯이 아마 조금 더 지켜봐야만 정답이 나올 질문이다. 아무튼 시트콤이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전체적인 최근의 흥행부진은 다양성의 사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태희혜교지현이가 막장이라도 자신들만의 뚜렷한 색깔로 대중을 만족시켜 높은 흥행성적을 거두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속내다. 그리고 이 시트콤이 과연 아줌마와 주부들이라는 소재를 놓고 타드라마들과 경쟁할 수 있을만한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모쪼록, 장르가 폐지되지 않고 새로운 시트콤이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이 든다. 어렵사리 지속되고 있는 시트콤의 역사를 계속 써나갈 태희혜교지현이가 주타켓으로 노리고 있는 많은 아줌마뿐만 아닌 대다수 시청자들의 사랑까지 듬뿍 받을 수 있는 작품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