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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한도전에게 있어서 노홍철이라는 존재는 예능다운 웃음을 제공하는 마스터와 시끄럽고 비호감적인 상황극을 만들어내는 양날의 검과 같다. 전체적으로 리얼 예능 프로그램의 흐름 자체가 조용해지고 잔잔한 부분을 강조하는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가는 상황에서 노홍철이라는 존재감은 실제 무한도전에 있어서 웃음을 제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카드이자 시끄러운 폭탄이며 딜레마였다. 그런 의미에서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내에서 평소 시끄럽게 떠드는 노홍철의 등장씬에 '무한도전 중장년 시청자층을 모두 도망나게 만든 장본인' 이라고 농담섞인 자막을 쓴 것도 이 무한도전이라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안고 끌어가고 있는 노홍철 딜레마에 대한 PD의 솔직한 소감문이자 노홍철이 최근 예능계에서 전체적으로 주춤하고 있는 현실들을 그대로 소회적으로 적어낸 냉혹한 촌철살인이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꿈꾸던 무한도전이 노홍철이 가지고 있는 산만한 캐릭터 때문에 훈훈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는 것에 실패하며 추구해나가려던 지향점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잦았던 것이 엄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노홍철이 필요하던 당시의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웃음을 전달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와 대치되는 상상력 또한 가능하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노홍철이라는 예능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결론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이 초심을 되찾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방법으로 예능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풀어간다면, 박명수보다 더 버릴 수 없는 극강의 에이스이자 히든카드다. 이번에 방영된 무한도전 정신감정 특집은 이를 적나라하게 대변해주는 방송이었다. 실제 이번 방송은 과거 가지고 있던 무한도전의 스타일에 가장 근접해있는 무한도전이었고, 이로 인해 '예능인' 노홍철의 진가는 100% 발휘되었다. 이번 방송에서 노홍철은 박명수와의 캐릭터 충돌에서 비롯되는 콤비 플레이극을 전적으로 창조해내고 만들어내는 주역이었으며, 이는 근래 무도가 만들어낸 웃음 중 가장 예능답고 진귀하며 값진 웃음다운 웃음이었다.


사실 어떠한 것도 시도할 수 있는 자유로운 포맷을 지닌 무한도전이라해도 얕은 방식으로 인간의 정신을 모두 뜯어본다는 특집 내용은 구설수와 비판에 시달릴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강호순의 연쇄 살인극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싸이코패스' 논쟁을 비롯 이와 민감하게 연간되어 있는 사형제 부활 폐지 논란까지 사회각층에서 사람의 정신이나 심리적인 부분을 놓고 사회적인 분쟁과 공방들이 연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무한도전이 이런 현실적인 부분들을 외면하고 예능극보다는 진짜 멤버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뜯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여섯 명의 성격 모두를 얕게 분석해내며 스펀지 짝퉁 방송을 만들어냈다면, 방송의 재미는 물론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연쇄적인 거부반응과 비난으로 연이어질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김태호 PD는 정신감정이라는 특집 이름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멤버들이 소비하고 보여주던 캐릭터들을 이용해 예능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극과 꽁트에 초점을 맞추는 제작 방식으로 '예능' 무한도전에 힘을 실어주는 방법을 채택했다. 물론 멤버들의 정신 검사 결과도 대부분 그렇게 나왔겠지만, 적절한 편집으로 일인자 유재석의 정신적으로도 완숙한 부분을 강조하고 박명수나 노홍철의 제 멋대로인 부분을 유독 강조해 내보낸 것은 정신감정 특집에서 무한도전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들 그리고 추구하고자했던 웃음들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연이어 등장한 박명수의 15년 후 가족을 희화화한 꽁트극도 멤버들을 치료하겠다는 본래의 목적 이상의 폭팔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꽁트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같은 웃음에 비중을 둔 제작진의 의도 덕분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특집이라는 프로그램을 위한 겉치레에 발목이 잡혀 반대로 뭔가 해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무한도전이 아닌, 프로그램 자체에 특집을 맞추는 무한도전만의 독특하고도 진귀한 스타일이 이번 정신감정 특집에서는 날것 그대로 강조된 것이다.

정말 무한도전이 앞으로도 계속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가야만 한다. 이런 무한도전이야말로 예능프로그램에서 추구되어야할 진정한 폭소에 초점을 맞춘 무한도전이며, 틀에 박혀 있는 다른 예능프로그램들과의 일관적인 모습에서도 벗어나는 진정 신선한 무도만의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재미있던 시절의 무한도전은 월드컵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진행에도 다른 예능 프로그램처럼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가 시끄러운 응원전을 펼치거나 월드컵 스타를 만나 으리으리한 인터뷰를 진행하기보다는, 멤버들 스스로가 월드컵이라는 상징에 맞춰 분장을 한 모습 그대로 세트상에서 웃음을 주기 위한 패러디 방송을 내보낸바 있다. 이토록 진정한 무한도전은 진짜를 무리하게 보여주고 살려내는 것이 아닌 무한도전에 진짜를 맞추고 무한도전만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풀어나가는 방법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번 정신감정 특집이 근래 최고의 무한도전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어설픈 감동이 아닌 웃음과 폭소라는 포인트에 멤버들의 캐릭터와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제대로 정조준한 영리함 덕분이었다.


진정 무한도전다운 이러한 진실한 웃음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 계속된다면, 노홍철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폭소를 만들어내는 중심이자 최고의 에이스로 계속 거듭나게 될 것이다. 노홍철은 시끄럽고 산만하지만 예능계에서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으며 판에 박히듯 똑같은 이들과 다른 독특하고 독보적인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시즌1에서 석탄을 나르다 힘이 다 빠져 쓰러져있는 차승원이 "제발 말 좀 그만해라"라고 애원하며 웃다가 눈물흘려 쓰러지게 만들었던, 시즌2 '아하' 성적표특집에서 박명수의 모자란 부분조차 웃음으로 살려내는 노홍철의 비난은 그가 가진 예능인으로서의 본능적인 웃음의 제조능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감동이 아닌 폭소와 웃음의 공통분모 속에서 살아날 수 있는 예능인이라는 점에서 무한도전과 닮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계에 자신만들의 트렌드를 창조해낸 가장 창의적이며 창조적인 방송이다. 하지만 잠깐 대세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가끔 자신들의 트렌드를 포기하고 반짝 트렌드와 사그라들 감동을 뒤쫓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는 결국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무리한 기대치과 눈높이만을 상승시키는 악수로 이어졌고, 아기자기한 무한도전에 만족하지 못한 시청자들의 외면과 시청률 하락으로 연이어지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신감정 특집은 그동안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던 무한도전을 다시 바로잡으며 그 의미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한 최고의 특집이었다.

무한도전의 진정한 가치는 어설픈 모습이지만 메이저 대중조차 설득시키는 무한도전만의 마이너적인 웃음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정신감정 특집처럼 무한도전이 어설픈 눈물이나 감동이 아닌 진정한 웃음을 추구해내는 지금의 모습을 잃지 않고 계속 진행해나갈 수 있다면, 무한도전은 과거의 인기를 되찾으며 전성기를 넘어서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과 동시에 노홍철을 비롯한 멤버들의 캐릭터까지 훌륭히 살려나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앞으로도 무한도전이 정신감정 특집에서 보여준 것처럼 감동이라는 불필요한 요소를 버리고, 웃음과 폭소의 가치를 살려 계속된 성공이라는 숨표를 찍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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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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