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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리얼리티가 완성시킨 1%


      




참으로 반가웠다. 몇 개월만에 무한도전다운 그리고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무한도전의 스타일이 제대로 드러난 방송이었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지나친 몸집 불리기 현상과 과대 프로젝트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선 추구되어야했을 재미가 되려 사그라드는 일이 잦았다. 대표적으로 최근 있었던 유앤미 콘서트와 에어로빅 도전기는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를 떠나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가장 필요시되는 재미도에서 그동안의 무한도전에 비해 매우 뒤떨어지는 측면이 적지 않았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멤버들의 도전이라는 명제에만 비중을 두다보니 예능에서 우선적으로 추구되어야했을 재미가 뒷전시되는 실패한 정책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봅슬레이 특집 두 번째 이야기는 오래간만에 무한도전팀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딜레마가 해소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담고 있는 주제의식과 의미도 남달랐지만, 무엇보다 활기차고 재미있었으며 웃음보 터질만한 폭소요소들을 가득 담고 있었다. 이는 필자가 과거 포스팅했던 무한도전, 반전의 해답을 찾다에서 제시되었던 자신들의 강점을 찾아낸 김태호 PD의 영리한 연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송은 김태호 PD와 무한도전팀이 만들어낸 매우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무한도전의 표본으로 남을만하다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방송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멤버들의 캐릭터와 장기를 그대로 살려내는 소소한 무형식의 무한도전이 다시 추구되었다는 점이다. 실제 김태호PD는 이번 방송에서 비록 대형 프로젝트를 시도함에도 감동이나 다른 억지상황극들을 끌어오는 연출보다는 무한도전의 멤버들을 편안하게 풀어주고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추구해내는 방송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는 한창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30%를 넘나들때 그들이 추구하던 스타일이었다. 잃었던 이러한 모습을 되찾은 덕분에 매니아적인 취향으로 흐르던 무한도전의 대중적인 재미는 극대화되었고, 시청자들은 봅슬레이편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무한도전만의 장점과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이번 봅슬레이 특집은 이와 같이 무한도전만이 추구할 수 있는 스타일리쉬함이 제대로 살아있는 방송이었다.


최근 패밀리가 떴다는 대본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은바 있다. 프로그램이 이와 같은 논란에 휩싸인 것은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를 정착화시키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함이었다. 패밀리가 떴다가 가지고 있는 한계는 적절한 역할과 시나리오 없이는 터질수 없는 상황극에서 비롯된다. 이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무한도전 멤버들과는 다르게 가족적인 훈훈함 그리고 분위기에 치중하는 패떴이 가지고 있는 불가피한 약점이라 할 수 있다. 즉 그들은 대본이 없으면 프로그램의 목표점을 잡을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렇기에 대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앞서 이야기했듯 도전이라는 하나의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큰 도전이던 작은 도전이던 이러한 도전이라는 요소는 무한도전이라는 버라이어티가 가지고 있는 리얼함에 색을 칠하는 요소가 된다.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쓰러지던 망가지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한도전은 대본플레이나 PD의 영향력이 행사되었을때보다 반대로 그런 형식이 없을때 더욱 빛이 난다. 진정한 리얼함의 끝을 보여주는 버라이어티인 것이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이러한 완성된 형태의 리얼버라이어티를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팀워크에서 비롯된다. 눈빛만 봐도 서로 원하는 것을 알만큼 그들은 무한도전이라는 방송 브랜드에 길들여져있는 베테랑들이다. 함께 오랜시간 방송을 해왔다는 것은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식상함이라는 뇌관을 건드리지만, 그만큼의 보장된 팀워크를 제공하기도한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전체적으로 매우 페이스가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줌에도, 여전히 무한도전에서만큼은 활기찬 모습으로 눈밭을 헤치고 다니는 박명수는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팀워크를 제대로 상징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무한도전은 돈을 갖고 튀어라 편에서 드러났듯이 형식없이 멤버들끼리 서로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그 순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버라이어티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패떴이나 1박 2일과 같은 경쟁프로그램도 감히 뒤따라올 수 없는 무한도전만의 강점이자 최강의 매력이기도하다.


무한도전은 이번 봅슬레이 특집 2편으로 향후에도 자신들이 추구해야 할 길을 제대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무한도전에게는 치장이나 어떤 상황에서도 도전만을 앞세우며 상황을 어렵게 끌어가려는 무리수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단백한 마음가짐. 그것만 있으면 된다. 그것이 마이너들의 놀음이자 2류들의 사고방식을 끌어안고 대변하며 전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무한도전이 브라운관 안에서 해야만하는 역할이기도하다. 이번 무한도전 봅슬레이 특집 2편이 빛날수 있었던 이유는 도전을 포장하려는 과한 욕심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소소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눈밭을 달리고 뛰었으며 서로가 가진 적절한 캐릭터를 치환해주며 프로그램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무한도전은 작은 규칙만으로도 프로그램이 매력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버라이어티다. 이는 버라이어티가 리얼하다는 꼬리표를 달아야 흥행에 성공하고 기본적인 대본조차 없어야만 한다고 굳게 믿으며 모든 것이 틀없이 흘러가길 바라는 대중들의 희망속에서 무한도전이 여전히 최고의 가치를 지닌 버라이어티로 대우 받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하다. 무한도전이 빛날 수 있는 것은 말로만 리얼하다고 외치는 버라이어티가 아닌 진정 리얼한 색깔을 지닌 버라이어티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그런 리얼함은 도전보다 더한 즐거움을 주며 감동을 준다. 그리고 리얼리티가 채워넣는 1%로 완성되는 100%의 프로그램. 그것이 바로 대한한국의 으뜸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