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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소녀시대와 팬덤현상의 위험성


      




한 인터넷 웹툰작가가 뭇매 아닌 뭇매를 당하고 있다.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조이라이드라는 데일리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만화가 윤서인씨가 바로 그 대상자다. 그는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팬들의 집중적인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그가 소녀시대를 주제로 자신의 만화 웹툰을 한 편 그렸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만화에서 소녀시대의 팬이지만 관심을 두고있는 3명의 멤버만 눈에 들어오고, 나머지는 점으로 처리하여 눈에 들어오지 않고 관심도 없다는식의 뉘앙스로 만화를 그려내 멤버 차별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소녀시대의 신곡 Gee에서 가사를 따와 지지배라는 부적절한 표현도 만화에 사용해 여성비하 논란까지 일으켰다. 이에 분노한 소녀시대 팬들은 윤서인씨의 웹툰사이트는 물론 그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까지 찾아가 윤씨에게 악플을 가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작가가 자신의 무지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며 사과문을 올렸지만,  불씨는 더욱 확산되며 꺼질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녀시대의 팬들은 사건이 일어나고 연이어진 사과 이후에도 올라온 웹툰에까지 격한 의견과 악플을 남기고 있으며, 몇몇 이들은 작가가 과거 친일관련한 소재의 웹툰을 올린 사건과 연계하여 이번 일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윤서인씨가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작가이니 직접적으로 아예 펜대를 꺾을것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일단 이 사건은 윤서인씨의 잘못이 확실하다. 앞서 말했듯 그의 웹툰 내용은 문제가 될만한 소재로 가득했으며,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에 분노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작가 본인도 자신의 웹툰이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 조금 더 신중한 판단과 자세가 필요했다. 그러니 작가가 실수를 저지른 것이 확실하고 그가 사과까지 한 마당에 펜대를 꺾는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에 공감한다. 하지만 이후 발생된 이어진 악플들은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다. 거기에 작가를 일방적으로 퇴출시키라는 요구라니. 이는 평소 작가의 만화를 좋아했던 집단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나 다름없다. 그것도 그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니 무조건 받아들여야한다고 해야할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작가 본인이 재빠르게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를 한 상태라는 것이다. 작가가 아직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면 모르지만, 그는 사과를 한 상태다. 그러니 스스로도 충분히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팬들 또한 정상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 악플은 중단해야 함이 옳다. 하지만 그럼에도 몇몇 소녀시대 팬들은 만화가에게 무차별적인 악플을 계속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사실상 소녀시대 팬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은 대중적 입장에서는 아예 뒤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윤씨에 대한 마녀사냥은 힘있는 집단이 하나로 뭉쳐 한 인물을 매장하려는 팬덤현상과 닮아있다. 한 가수나 집단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은 귀와 눈을 닫아버리고 무조건 자기 집단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틀리다는 주홍글씨를 새겨넣는다. 그리고 윤씨는 자신의 실수때문에 그런 경우에 제대로 말려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협박의 정도는 독하며 상스럽다. 그의 잘못이 있었더라도 너무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도대체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이런 현상을 용인해야 하는걸까. 이제는 진지한 토론과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아이돌 그룹 특히 연예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뒤따르는 이들의 팬덤현상은 이제 가벼운 차원에서 넘길 수 없는 일이다. 과거 스타킹에 출연해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과 사진 한 장을 찍었다는 이유로 슈퍼주니어 팬클럽에게 악플을 받다가 자살한 여고생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인터넷 세상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집단에게 잘못 보였다는 이유로 악플과 욕설을 고스란히 받으며 괴로워하고 고통받고 있다. 이제 이러한 팬덤현상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그만큼 중요한 사회적인 이슈이며 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수 있는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래 윤서인씨의 조이라이드라는 곳은 만화작가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카툰으로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만화를 찾아주는 이들과 함께 교감하며 소통하는 공간이었다. 그의 생각이 다수 들어있기에 틀린 의견도 있었고 보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는 내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또한 이번 소녀시대 카툰은 그런 그의 생각자체를 뛰어넘어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 분명히 들어있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 이 사건은 조씨의 만화에 교감하고 사건 이전에도 조씨의 만화를 찾아주던 사람들은 사과가 있었다면 충분히 용서할 수 있을만한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다른 집단은 자신들이 분노했다는 이유로 맹목적인 여론조작과 윤씨에 대한 매장으로 상황을 이어가며 용서받기 어려운 파국을 만들어내고 있다. 윤씨의 만화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소녀시대 팬들은 계속 이를 물고 늘어지며 그가 수년간 그려온 만화를 평가하고, 매장하고, 욕으로 도배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카툰을 정치적인 사상의 옳고 그름과 연계시키며 작가를 절필시키려는 2차적인 움직임으로 이어나가려 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소녀시대 팬들이 이를 그만두고 자성과 반성을 해야 한다. 그들은 도대체 더 이상의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것일까. 우리는 이와 같은 한 집단의 강한 파괴력이 개인을 무참히 짓밟고 결국 그 개인이 꺾여져나가는 과정을 수없이 많이 보았다. 이제는 집단이 힘을 믿고 대중들의 여론을 멋대로 뒤짚어놓으려는 시도가 더 이어져서는 안된다. 또한 무엇보다 이와 같은 집단적인 팬덤현상이 과연 자신이 동경하는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팬들에게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방신기의 팬클럽 카시오페아는 운영진들과 팬클럽 회원들이 앞장서서 선플을 남기고 동방신기를 비판하는 이들에게도 결코 악플을 남기지 말고 선플을 남겨 동방신기에 대해 대중들이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힘을 가진 팬덤 집단이 자신들의 과오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한 의미있는 사건이다. 그리고 다른 팬덤 집단들 또한 본받아야 하는 모범이 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윤서인씨는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는 이미 사과를 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소녀시대 팬들도 분노를 지우고 작가와 화해하고 소통해야 한다. 그들이 소녀시대를 아낀다면, 그리고 더 이상은 이 문제로 소녀시대에게 피해가 가는 결과가 오길 바라지 않는다면 그렇게 해야한다. 집단이기주의에 자신들의 몸을 맡기고 발걸음을 내딛는 행동은 위험한 짓이다. 언젠가 그 집단에 소속된 이도 똑같은 개인의 입장이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결코 집단이기주의를 대변하는 팬덤현상에 빠져들어서는 안된다. 소녀시대 팬들이 이를 깨닫고 더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