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뷰라의 연예스토리

유승준을 용서할 수 없는 이유


      




이젠 연례행사가 되었다. 의도적인 병역회피 의혹으로 국내 입국이 거부된 유승준의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말하는 것이다. 입국거부가 결정된 직후부터 7년간 그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해왔다. 그리고 2009년에도 그러한 인터뷰가 또다시 시작되었다. 그는 최근 한 국내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며 한국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늘 한 해가 시작되면 올해는 자신의 오해가 풀릴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또한 한국에서 용서받기 위해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왜 비난받는지 알고 있으며 지난 행동들이 경솔했고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대중들을 향해 자신의 지난 행동을 용서해달라고 읍소하며 한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저번에 있었던 한 케이블 방송과의 인터뷰에 이어 근 1년만이다. 그는 그때와 같은 말을 반복하였다.

유승준은 참 아까운 가수였다. 가수로서의 완벽한 퍼포먼스 바르고 성실한 이미지 그리고 각 프로그램에 나와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던 모습까지. 그는 분명히 연예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당시 대단히 훌륭한 프로였다. 당시 그는 지금의 비가 대한민국에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 그 이상을 가지고 있는 솔로 가수였다. 그러니 그가 처음 군문제로 비난을 받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분명히 그는 아 다르고 어 다른 행동으로 자신을 사랑하던 대중을 기만했다. 그렇기에 책임을 져야했다. 하지만 그의 입국이 거부되었다는 사실이 이어졌다. 그의 병역회피 의혹논란과는 별개로 이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가가 과연 국민적인 정서에 휩쓸려 개인의 국가출입 자체를 차단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 유승준이 아무리 나쁜 도덕적인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죄를 짓지는 않았는데 변명의 기회조차 막은 것은 너무 치졸한 짓이 아닌가. 당시 이 문제는 엄청난 사회적인 파장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방송국에서만 공개 토론회가 몇 번이나 진행되었고 병무청장까지 이와 관련한 문제로 기자들을 불러놓고 브리핑까지 했을정도였다. 그만큼 당시 유승준 사건은 모든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엄청난 사건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인터뷰로 대한민국 연예계가 또 시끄러우니 당시의 관심과 영향력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봐야겠다. 


그리고 유승준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용서를 구하고 있다. 또한 거듭 말하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강조하고 변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보면 용서를 해줄 때도 되었다. 꼭 용서가 아니더라도 변명을 들어줄때는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가 가지고 있었던 엄청난 배경과 스타성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그의 영향력때문이다. 

유승준은 죄인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였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영주권을 획득한 것이 결코 국내에서 그가 가수로 활동하는데 법적인 문제가 될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실제로 유승준 본인이 말했듯이 유승준이 밟은 과정과 절차 그대로 병역을 회피하고 지금까지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활동을 이어오며 한국에서 살아가는 연예인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독 그 혼자만 문제가되어 입국까지 거부된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는 그가 대한민국 사회전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본인 스스로도 말했듯이 그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쇼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군입대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에 언젠가 꼭 군대를 가겠다고 밝힌바 있고, 심지어 최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시절에는 자진입대설이 터져나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대중이 유승준에게 가지고 있던 기대치는 대단히 높았다. 그는 단순한 가수나 연예인이 아닌 바르고 건강한 청년을 상징하는 대한민국의 아이콘이었다. 그런데 그는 군대 즉 의무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했다. 본인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입국금지까지 이어진 정황상 이는 거의 확실한 사항이다. 집단안에서 최고로 불리던 자가 모든 이들의 기대를 배반하는 최악의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집단과 사회에는 기대치라는 것이 있다. 유승준은 앞서 말했듯 대한민국이라는 집단과 사회 안에서 존경받으며 사랑받는 그야말로 최고의 스타였다. 그렇기에 더 투철한 책임의식과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집단을 배신하고 먼저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런 그의 태도는 집단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전체의 쇼크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만약에 유승준의 그러한 행동을 용납하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듯이 그냥 넘겼다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의무라는 사회적인 유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가치관이 산산조각 나버릴 위험성이 높았다. 그러니 집단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고, 집단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한 방어가 바로 유승준의 입국거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유독 힘없는 개인에 불과한 자신이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할만하지만, 그는 잘못을 저질렀을 당시에 유승준이라는 한 개인이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이 집단의 기대치와 사랑과 존경 그리고 부와 명예까지 듬뿍 받고 있는 사회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니 형벌이 더욱 무겁고 엄중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유승준은 자신이 잘못한 것을 뉘우치고 있고 이제는 시간이 지났으니 용서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가 잘못을 저지른 것이 희석되었느냐 혹은 용서가 가능한 상황인가는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한때 대한민국에서 바르고 건실한 청년을 대변하던 그는 이제 이 사회에서 의도적인 목적으로 병역을 회피한 자에게 주어지는 형벌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 상징은 이 사회와 집단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계속 이어져야한다. 국민에게는 기본적인 의무가 있다. 또한 그 의무가 있어야지만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이것은 개인의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를 뜻한다. 하지만 그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도외시했다. 그렇기에 그럴리도 없겠지만, 지금 당장 그가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자진입대하겠다고 선언해도 이와 같은 상황은 적용되고 유지되어야만 한다. 의무를 도외시하려는 대중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그는 본보기로 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그가 계속 용서해달라고 주장하며 연례적으로 기자들을 불러놓고 인터뷰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에 대한 여론의 악화만을 불러일으킬뿐이며, 잘못된 그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일이 될 뿐이다. 그는 한국에서 용서받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용서받아야 할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다만 이 사회전체에 어떤 커다란 잘못된 상징을 한가지 남겼을 뿐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그 상징은 이 사회가 유지되고 흘러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 그는 용서받을 수 없다.

그가 한국에서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활동을 재개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의무라는 가치관의 붕괴로 이어진다. 지금 유승준에게 필요한 것은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이 아니다. 온 국민은 개별적으로 자신의 자유의사로 유승준 개인을 용서할 수 있다. 그리고 유승준을 용서한 사람도 실제 대한민국에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개개인이 모인 사회는 최소한의 유지를 위해 그를 용서할 수 없고, 용서해서도 안된다. 그러니 유승준 본인은 이제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포기해야한다. 그가 진정 한국에서 용서받고 싶다면 한국이 아닌 더 큰 무대에서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자신의 잘못된 상징을 뒤짚을 수 있을만한 어떤 것을 해내길 바란다. 그리고 진정 그것이야말로 유승준 스스로가 말하고 행했던 잘못을 해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사회는 결코 쉽게 유승준을 용서할 수 없다. 그는 기본적인 의무를 도외시했던 자신의 행동. 그 잘못된 행동을 스스로도 늘 기억하기를 바란다. 그에게 부와 명예를 밀어넣어주었던 사회구성원들은 늘 그것을 잊지 못한다.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않은 유승준의 행동을 결코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