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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신정환, 용서는 없어야한다


      




신정환은 그동안 참 운이 좋은 연예인이었다. 불법 카지노 도박장에서 상습적인 도박 거기에 플러스된 거짓말이 있었다. 일반적인 연예인이나 예능인이었다면 지금까지 복귀가 불가능했을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는 단 6개월만에 자숙이라도 부르기도 힘든 자숙기간을 거쳐 공중파 프로그램으로 복귀했다. 신정환보다 사실상 수위는 낮다고 할 수 있는 인터넷 도박을 즐긴 강병규가 연예계 복귀가 불가능하리만큼의 이미지 타격을 입고 복귀가 요원한 상태가 되었고,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수 년간이나 방송에 나오지 못하며 아직까지도 그 허물을 덮고 있는 김상혁과 비교해보면 그가 얼마만큼의 특혜 아닌 특혜를 입었는가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만큼 신정환은 운이 좋았다.

물론 운 만큼이나 그의 절대적인 필요성과 능력도 있었다. 도박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신정환이라는 인물이 방송 3사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었다. 그는 지금의 강병규나 김상혁과는 차원이 다른 묵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그의 영향력을 강호동이나 유재석 혹은 당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김제동보다 더하게 평가하는 이도 있었다. 그는 각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될 최고의 감초이자 2인자였고, 어떻게보면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장 필요한 인물이었다. 실제 그 당시 강호동은 인터뷰에서 신정환의 조기복귀를 바라며 그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가 아닌 그의 필요성 때문에 프로그램 복귀를 바란다는 말을 한 바 있다. 그만큼 그 당시의 신정환은 대단했고 필요했다. 그리고 그가 가진 능력 덕분에 그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었다.


신정환은 복귀 후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예능프로그램에서 신정환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깐죽거림과 계산되지 않고 절제되지 않은 장난끼 많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복귀 후 한동안 그는 상상플러스와 여걸식스를 비롯한 프로그램에서 예전의 그답지 않은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터줏대감으로 활약하던 상상플러스에 처음 복귀한 뒤 게스트로 등장한 이효리에게 혼쭐이 나면서도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복귀 후 처음 해외로 떠난 여걸식스 팀 사이에서도 조혜련이 박수를치며 춤을 추도록 유도했음에도 그는 끝까지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던 익살스러운 춤을 추지 않았다. 그 당시 신정환은 앞으로 출연하게 될 예능프로그램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날카롭게 발톱을 세우고 그를 할퀴려 준비하던 사람들 또한 한층 누그러진 시선으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변한 그의 모습은 그를 공격하려던 사람들의 명분을 잃게 만들었고, 예전과는 전혀 다른 조용한 태도가 있었기에 그는 한순간 조용한 변방의 인물이되며 TV안에서 단숨에 용서받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가 애시당초 방송에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때문이었을까. 그리고 그를 용서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대중들? 일반인들? 아니었다. 그가 도박사건 이후 방송에 복귀했을 시점에 대중은 아직까지 그를 용서하지 않았었다. 그가 저지른 행동은 단 몇 개월만에 덮어줄만한 사건이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방송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말했듯이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PD들의 '필요성'때문이었다. 도박 사건이 터지기 전에 보여줬던 신정환의 활약상과 깐죽거림 그리고 예능에서의 활약. 이것들은 예능을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에게 절실한 것이었다. 결국 그들은 그 필요성 때문에 신정환을 무리해서 복귀시킨 것이었다. 그러니 그는 엄밀히 말하면 폭넓은 대중이 아닌 제작진의 용서에 의해 방송에 복귀한 것이었다. 그런데 복귀 이후에 신정환은 도통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위축되고 말을 더듬고 조심스러워했다. 이는 도박과 거짓말이라는 행동으로 대중을 실망시킨 신정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애시당초 필요성에 의해 그를 복귀시킨 제작진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었다. 말 못하고 조심스러운 신정환의 행동은 제작진 입장에서는 도박보다 더한 죄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애시당초 신정환을 필요성에 의해 복귀시킨 그들 입장에서 예전과 다른 신정환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당연히 압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신정환은 선택을 해야만 했다. 다시 빠르게 예전으로 되돌아가야하는가 아니면 조금 더 자숙해야 하는가. 그가 선택한 것은 제작진이었다. 그리고 그는 몇 주만에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깐죽거리고 악동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서스름없이 장난을치는 스타일. 그 스타일로 그는 다시 되돌아갔다. 변한 모습때문에 그를 용서한 대중들을 등돌리고, 결국 용서받기 힘든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그를 억지로 용서해준 제작진의 요구를 뒤따라가는 악수를 범한 것이다.


물론 신정환이 방송 복귀후 다시 자신의 스타일을 되찾은 상황을 결코 비난하지 않는다. 그에게뿐만이 아니라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용하고 말 더듬으며 차분한 얼굴로 눈치보는 캐릭터가 필요한 경우는 없다. 결국 그는 언젠가는 되돌아와야했고, 다시 예전의 신정환의 모습을 되찾아야만했다. 그러니 그가 다시 예전의 신정환으로 되돌아온 것은 결코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시되는 것은 그 시기가 너무나 짧았다는 것이다. 거짓말과 도박행위를 저지른 신정환에게 대중들이 약간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용서하자마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왔다. 도박사건을 터트리고 은퇴를 선언한지 채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공중파 프로그램에 복귀한것처럼 그는 그렇게 너무나 전격적으로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와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그 짧은 시간동안 그는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무엇을 배울 수 있었을까. 물론 당사자에게는 모든 이들에게 비난받으며 흘러간 1분 1초 전부가 고통이고 시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조차 그당시 그의 복귀가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만큼 다른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들에비해 그의 자숙기간은 짧았다. 불법으로 도박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단 몇 개월만에 돌아왔음에도 이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같은 시선으로 보는구나. 그렇구나. 신정환은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충분한 반성의 시간이 없었다. 그가 스스로 충분히 반성했다고 주장하더라도 많은 대중들이 정말 만족할만큼의 반성과 자숙의 시간은 없었다.


지난 상상플러스에서 신정환은 방송중에 욕을 했다. 녹화도중에 다른 출연진들도 있는 가운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했다. 그는 프로그램의 MC였고 이와 같은 상황을 통제해야만하는 관리자였다. 하지만 몇 년동안이나 진행해왔던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기본적인 자질과 해야 할 행동을 잊고 되려 자신이 욕을 했다. 결코 용납되어서도 용납되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용서는 불가능하다. 이번 신정환의 실수는 결코 제작진이 홈페이지에 올린 몇 줄의 사과문과 본인이 올린 몇 줄의 사과문으로 해결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욕을 먹은 당사자의 내가 더 가슴이 아프다는 언론플레이로도 해결되어서는 안된다. 만약에 이 문제가 그런식으로 풀려 다시 소리소문없이 묻히게된다면, 이는 다수의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신정환은 상상플러스에서 무의식적이었더라도 자신이 방송중에 욕을 한 것을 고개숙여 사과하고 사죄해야한다. 그리고 결코 어떤 프로그램에서든 이와 같은 욕설파문을 또다른 자신의 에피소드나 이야기거리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 이에 대한 확답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실수라도 이와 같은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에 대한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이지만 아주 만약의 가정이지만, 도박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로 되돌아가서 실수를 저질렀던 당시 신정환의 복귀를 늦추게하고 그에게 충분한 반성의 시간을 주었다면 이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났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아마도라는 가정이 필요하겠지만, 좀 더 쓴 약을 먹고 당근보단 채찍을 받으며 고뇌할 시간이 있었다면 이와 같은 실수는 반복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일을 약으로 삼고 교훈으로 삼아야한다. 신정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은폐가 아닌 무조건적인 반성이다. 그는 앞으로도 방송을 하게 될 것이고 예능프로그램을 하게 될 것이며 TV에 나와 웃음을 주어야한다. 그러니 반성이 절실하다. 그것이 사과보다 더한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진정 용기있는 행동이 될 것이다. 자신이 품은 칼날에 혓바닥이 베어 쓰라리게 된 지금 상황은 결국 신정환이라는 인물에게 언젠가 약이 될 것이다. 자각하고 깨달음을 얻으며 반성해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