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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박명수의 대안은 정형돈이다


      



현재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식상함이다. 이제는 결코 독보적이라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의 형식과 고갈되는 아이템들로 인한 식상함은 실제 날이 갈수록 더해가며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2007년에 이미 방송에서 아이템으로 사용된바 있는 달력특집과 콘서트특집이 1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부활한것도 이러한 아이템의 고갈에서부터 비롯된 제작진의 고통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무한도전이 맞이하고 있는 이러한 식상함은 실제 쉽게 극복될만한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마 무한도전이 이렇게 연이어지는 식상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멤버를 교체하는 결정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특히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할때부터 다른 캐릭터들에 묻혀가는 모습만 보여줬던 정준하와 한때는 에이스였으나 지금은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박명수를 제외하는 방법은 무한도전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아마도 이들이 제외되고 새로운 얼굴들이 투입된다면 무한도전은 한결 더 새로운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시즌2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기여도가 극히 낮다는 점을 유추해볼때 이러한 결정은 프로그램에 해보다는 득이 되는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도하다.


하지만 문제시되는 것은 김태호 PD가 결코 멤버교체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있다. 그는 아직도 소집해제까지 1년 남은 하하를 자주 방송에 캐릭터로나마 등장시키고 그의 컴백을 당연시하며 무한도전 멤버들간의 유대감과 팀워크를 유독 중시하고 있다. 박명수에게 거성, 악마, 2인자까지 늘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하고 어떻게든 유재석을 이용하여 하락세에 있는 그를 살려보려 애쓰는 것도 이러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무한도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려나가려는 일종의 고육지책이기도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제는 정말 PD와 제작진이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때가 되었다. 아무렇게나 찍어서 내보내도 20%의 시청자층이 봐준다던 무한도전은 이제 없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한때는 전국민 50%가 시청했던 X맨도 쿵쿵따도 나중에는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폐지를 겪은바 있다. 이미 무한도전은 대중들의 인식에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이런 시점에서 죽어가는 캐릭터를 억지로 살리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반대로 무한도전의 입장에서는 새롭게 떠오르는 캐릭터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우대하며 점차적으로 그를 중심으로 이끌어주어야한다. 그것이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새롭게 거듭나며 계속 연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현재 멤버로 지속적인 아이템들을 계속 꾸려나갈 생각이라면, 이제 박명수를 대신해 대세가 되어야 할 새로운 2인자는 각종 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진행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 정형돈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싶다.


일단 김태호PD가 지금 계속 2인자로서 무한도전 내에서 억지로 살리려 애쓰고 있는 박명수의 현실을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금껏 그동안 수차례 다른 프로그램에서 실패를 겪으며 프로그램에서 계속 하차하고 또한 프로그램을 폐지시키는 주역이 되고있다. 물론 유재석 강호동과 같은 신의 영역에 다다른 MC들도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실패를 겪고 뛰어난 솜씨에도 불구하고 정규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실패를 겪는다. 꼭 프로그램의 실패 원인을 MC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박명수는 모든 프로그램의 실패를 뒤집어써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만큼 그는 유재석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해피투게더와 무한도전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본인 스스로도 인정할만큼 극도로 좋지 않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프로그램을 위한 하나의 시퀀스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유재석과 콤비를 이룬지 벌써 4년이 넘어감에도 박명수는 아직까지 손을 들어올리며 유재석과 평생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그의 유재석 편향욕심은 쉽게 극복될 것 같지도 않다. 

문제되는 것은 이러한 박명수의 개인적인 능력저하와 슬럼프가 무한도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은 여섯 남자의 캐릭터가 기본적인 본바탕이 되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고정적으로 자신의 이미지와 캐릭터가 주어진다. 하지만 멤버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형식으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그래야지만 그들을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식상하게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박명수는 유기적인 변화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시청자들에게 계속되는 매너리즘을 제공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그는 계속된 1인자 등극 실패로 미래의 MC 꿈나무이자 2인자였던 자신의 본래 이미지조차 망가뜨렸다. 캐릭터의 발전은 물론이요 자신의 캐릭터까지 잃고 제작진과 유재석의 지속적인 도움이 있어야지만 자신의 역할이 가능해지는 인물로 소외되기 시작한 것이다. 무한도전 시즌2 퀴즈의 달인 시절 화목론과 성적표로 창조적인 웃음을 만들어내던 과거 모습은 이제 되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정형돈은 대단히 획기적인 발전세와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 물론 그 또한 몇몇 MC직을 맡았던 프로그램에서 실패를 겪었고, 우결에서는 앞서 거론된 박명수와 동반으로 MC직에서 하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기민한 태도와 영리함으로 재빨리 프로그램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결국 모든 MC들이 하차한 우결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정형돈은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을 더욱 더 개발해 중간투입되었던 개미커플이 결별했음에도 새로운 짝을 만나 우결에 커플로서 다시 재투입되는 경사를 맞이하기도했다. 이는 사실상 우리 결혼했어요의 제작진이 정형돈을 없어서는 안될 사실상의 핵심 캐릭터로 여긴다는 증거이기도하다. 그만큼 정형돈이 프로그램에서 만들어가는 캐릭터 창조 능력은 매우 탁월하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정형돈의 대단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최근 MBC 에브리원에서 '엠티왕'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소 케이블삘의 1박 2일 분위기가 풍겨져나오는 이 프로그램에서 정형돈은 메인 진행자로서 수십명의 연예인 출연자들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매우 놀라울 정도로 탁월한 진행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마치 강호동이 1박 2일을 진행하고, 유재석이 무한도전을 진행하는 것처럼 엠티왕에서의 정형돈의 진행솜씨는 매끄럽다. 케이블이라 중구난방으로 떠들고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기에 산만한 상황이 자주 연출됨에도 정형돈은 매끄러운 능력으로 이를 다 정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가 보여주는 단순한 진행능력만 놓고보면 유재석, 강호동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물론 아직까지 몇몇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형돈이 보여주고 있는 재주와 발전세 그리고 창조능력은 대단하다.

무한도전에서 그동안 정형돈은 웃기지 못하는 캐릭터나 어색한 캐릭터로 멤버 내에서 많은 희생을 강요받아왔다. 하지만 실제 정형돈은 유재석을 제외한 멤버들끼리만 있을때 사실상의 2인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박명수와 함께 케이블 프로그램 택시에 출연한 유재석이 장난스럽게 꺼낸 말이라지만 자신이 없다면 무한도전의 1인자는 정형돈이라고 말한 것은 이와 맥락을 함께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무한도전 내에서도 하하가 나간 뒤 정형돈의 발언권과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극들이 많으며 이는 무한도전의 핵심적인 재미로 귀결되고 있다. 물론 그가 최근 무한도전에서 부쩍 좋아진 모습을 보일수 있었던 것은 주위 출연자들에게 매우 특별한 도움능력을 발휘하는 유재석의 덕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정형돈의 능력이 좋았기에 그의 도움도 빛날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무한도전이 지금의 침체에서 벗어나 앞으로 살아나기 위해서는 박명수를 대신해 정형돈을 새로운 2인자로 올려세워야한다. 그가 엠티왕에서 보여주듯 자신감 넘치는 훌륭한 진행솜씨와 애드립들을 모두 쏟아낼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꼭 특별대우가 아니더라도, 박명수만큼의 기회는 주어져야만 한다. 실제 유재석을 제외한 다른 무한도전 5인의 멤버들 중에서 현재 정형돈만큼 자신의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변화시킨 인물이 없다. 노홍철은 매우 훌륭했지만 독특한 캐릭터의 한계에 부딪쳐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중이고, 실질상의 에이스인 하하의 컴백은 아직도 1년이 넘게 남은 상태다. 그렇기에 능력과 이미지의 변화력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정형돈은 단연 유재석 다음가는 무한도전의 2인자 자리에 서야 한다.


다시 감독판으로 재방영된 연말 유&미 콘서트편은 결과적으로 실패작이었다. 이미 2주나 무인도특집 재방송이 방영되며 '재방'에 질려있는 대중들이 바로 3주 전에 이미 방영된 내용이 자막과 음향효과만 들어간채로 다시 방송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대중들이나 이미 몇 주전 방송을 봤던 사람들은 감흥을 주지 못했던 유&미편이 효과처리되어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되는 것에 열광했을것이다. 하지만 이는 대중들의 단적인 평과 매니아들에게만 국한되는 상황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유&미 콘서트편은 이미 아이템 자체가 낡고 재미가 없는 것이었다. 뒤늦게 자막과 음향효과를 입힌다고해서 재미없는 방송이 다시 살아날 수는 없었다. 차라리 이미 자기 손을 떠나버린 방송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단편이라도 아기자기한 새로운 무한도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제작진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선택이었을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사실상의 재방송을 결정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PD의 능력만 재조명되고 무한도전의 전체적인 가치는 하락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물론 제작진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것은 그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길이 없으니 과거의 것을 답습하고 다시 뒤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무한도전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그것이 시청률이든 식상함이든 매니아들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체감하고 있는 무한도전에 대한 인식은 위기에 다다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정형돈이라는 인물은 무한도전이 향해가려는 새로운 길의 한가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무한도전이 나아가려는 그 길에 험난함 없는 새로움과 신선함이 가득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