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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최지우, 한류가 망쳐버린 연기자


     




최지우는 한류스타다. 그녀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겨울연가의 여주인공이었고, 덕분에 배용준과 더불어 사실상 한류의 중심에 선 배우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병헌, 비, 송승헌등의 다른 한류스타들이 더럿 있지만, 실상 일본과 아시아 전역에서 배용준과 최지우의 실속있는 인기를 따라올만한 이는 없다고한다. 그만큼 그녀는 아시아 전역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고의 톱스타이며 최고의 한류스타다.

하지만 2009년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최지우의 현실은 그닥 녹록치 않다. 현재 그녀가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스타의 연인'은 최지우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명성이나 위치에 비해 초라한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유지태라는 드라마에 처음 등장하는 신선한 톱스타의 출연과 가을동화, 겨울연가를 집필한 오수연 작가의 극본 그리고 그녀가 가장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는 트렌디 멜로 드라마까지. 스타의 연인은 겉으로는 실패할 수 없는 최고의 올스타팀이 만들어낸 작품이었음에도 지금껏 한없는 실패의 결과만을 노출하고 있다.


사실 최지우에게 더욱 쓰라린 것은 이 드라마의 실패보다 데뷔 후부터 자신에게 늘 문제시되고 지적되어왔던 부분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채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문제점이 더 크다. 여전히 그녀는 국어책을 읽는듯한 단조로운 연기로 배역에 깊이를 새기지 못하고 있으며, 늘상 지적받아왔던 발음문제도 드라마 초반에는 극복하는가 싶었으나 역시나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패하며 실땅님의 후속버전들을 연발하고 있다. 벌써 최지우라는 배우가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아직도 그녀는 97년도에 보여준 첫사랑 시절의 연기에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최지우가 등장하는 드라마는 무조건 시청률 30%를 기록한다는 속설까지 만들어냈던 스타로서는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왜 그녀는 아직까지도 이렇게 단편적인 브랜드로만 머무르며 연기자로서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그녀를 더 발전시켜준 것 같은 한류라는 타이틀이 실상 배우 최지우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2007년 이정재와 함께 공연했던 에어시티는 아마도 연기자 최지우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작품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녀가 연기자로서 거듭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작품이었고, 남다른 의미를 줄 수 있을만한 작품이었다. 에어시티에서 그녀는 이전 드라마에서 주로 맡아오던 트렌디 드라마 속 공주님이나 연약한 신데렐라의 모습이 아닌 냉철하면서도 동시에 지적인 능력을 갖춘 공항직원 역할을 맡았다. 이는 최지우라는 배우가 드라마를 줄곧 해오며 처음 해보는 깊이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캐릭터의 모습이었다. 에어시티에서의 최지우의 연기는 인상깊었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도 캐릭터상 5개 국어에 능통하도록 되어 있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부적절한 발음과 대사톤으로 다소 문제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확실히 배우로서 그녀는 제대로 사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비판도 있었고, 흥행에도 실패했지만 최지우에게는 계속 도전해볼만한 가치를 지닌 스타일의 작품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녀도 평생 트렌디 드라마나 뽀샤시하게 처리한 화면 속에서 계속 또순이, 공주님 역할을 오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꽃보다 남자의 캐스팅 소식이 들려왔을때 20대 중반의 구혜선이 고등학생 역할을 맡는다는 이유로 한때 여론이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그만큼 연예인과 배우를 시각적으로 소비하는 대중들에게 여배우의 나이는 민감하고 또 문제시되는 부분일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최지우로서는 적절한 시기에 자신에게 변화를 주었어야 했다. 김윤진이 더 큰 무대를 찾아 새로운 돌파구를 개척하고, 이영애가 파격적인 작품을 연이어 시도함으로서 배우로서 자리잡았듯이 그녀에게도 새로운 길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녀는 한류라는 달콤한 꽃향기에 취해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을 택하고 말았다. 스타의 연인도 그런 기획의 일환이었다. 딱 최지우를 위한 최지우만의 한류용 기획 드라마였고, 연기자로서 진실을 담을 수 없었다. 그러니 결국 최지우로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최지우에게 필요한 것은 과감한 도전이다. 그녀의 데뷔작이었던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당시 최지우라는 배우가 보여준 컬트적인 화려함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한치의 표정변화도 없이 도마 위에 놓인 돼지고기를 내리치던 그녀의 모습은 실제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비중이 적은 조연이었음에도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빛나는 화려함을 담고 있었다. 영화속에서 그녀가 보여준 장면은 마치 델리카트슨 사람들의 기괴하고도 괴팍하면서도 울리는 마음을 담고 있는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작품은 최지우라는 신인배우에게 결국 스타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자 발판이 되어주었다. 비록 연기력은 부족했지만 대중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다른 형태의 화려함을 보여주었기에 그녀는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최지우에게 필요한 것은 그 당시 그녀가 보여주었던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배우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녀는 트렌디 드라마와 멜로 드라마의 스타로서 가장 화려한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그 덕분에 한류스타라는 타이틀과 함께 자신의 가치도 한껏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2009년 현재의 최지우는 그저 그런 스타에 불과하며, 그것도 조금씩 정확하게 말하면 밀리고 밀리며 내려오고 있는 배우이다. 그리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은 한류라는 알맹이 없는 타이틀과 배우로서 자신이 연기할 수 있는 부분만 연기하려는 안일한 태도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그녀는 스타의 연인을 시작하기 전에 멜로 드라마에 너무 목말랐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최지우는 멜로가 아닌 진정 배우로서 자신의 가치를 판단받을 수 있을만한 진정한 작품을 목말라해야 한다. 이제 최지우도 변화의 흐름에 자신을 맡길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