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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들이 십수년만에 돌아온 종합병원에 기대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제작진 스스로가 말한것처럼 아마도 현실성을 최대 반영한 의사들의 시각에서 기획된 메디컬 드라마의 리턴이었을 것이다. 실제 최근의 메디컬 드라마나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들은 의사나 병원을 소재로 기획된 드라마임에도 사실 병원 외적인 구조와 인물관계를 위해 병원과 그 내부 상황은 드라마의 주변부에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주인공인 의사는 의료행위자로서의 가치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아닌 늘 다른 부분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었다. 실제 김명민의 하얀거탑은 걸작이라는 평가속에 열렬한 매니아 시청자층을 끌어모았으나, 의사를 너무 비현실적인 정치가로 변질시켜놓았으며 일본 원작과 그닥 다른 것이 없어 한국이 아닌 일본의 병원 현실을 보는 것 같다는 비판에 시달린바 있다. 그만큼 상상속을 그려나가는 드라마가 진짜 의사와 병원의 모습을 재미와 내용 모두를 갖춘채 현실감있게 반영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메디컬 드라마의 원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종합병원은 시즌2에서 이러한 재미와 현실성을 모두 반영하는 것에 도전장을 내던졌었다.


외과과장 도영(조경환)이 아프자 후임 외과과장 인선을 놓고 혼선이 벌어진다. 아이러니한것이 스텝의들은 모두가 본인이 외과과장으로 지목되는 것을 거부한다. 이는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의사인 장준혁(김명민)과 노민국(차인표)이 외과과장 자리를 놓고 서로 무릎을 끊고 돈을 퍼부어가며 한바탕 전쟁을 벌였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시청자들에겐 쇼크나 다름없는 장면이었다. 실제로 대학병원 외과과장 자리는 보수도 적고, 힘만 드는데다가 자신에게 별로 도움도 되지 않는 명예직에 가깝다고 한다. 이는 종합병원2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종합병원2는 그만큼 드라마 속 특히 병원에서 그려지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 의료 외적인 판타지화를 경계하고 있다. 실제 제작진은 최대한 드라마에서 병원의 현실과 의사들의 현실을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 반영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장면들만으로 과연 종합병원이 진짜 병원의 모습을 모두 반영한 현실적인 드라마였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종합병원2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일단 너무 좁은 울타리 안에 묶여있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원조 종합병원이 주말극으로 방영되며 긴시간동안 소재의 제약과 이야기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흘러갈수 있었던것에 반해 종합병원2는 16부작 수목 미니시리즈로 기획되어 방영분량과 시나리오상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의 폭에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즌제 드라마의 형식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다양한 의사 군상들의 모습을 작품 안에 반영하기 위해 꽤 많은 병원내 등장인물과 유선이나 방은희, 이일화와 같은 게스트들을 환자로 등장시켰으나, 등장인물과 얽혀있는 인간들간의 복잡다단한 관계로 인하여 드라마적 산만함을 쉽게 정리하지 못했다. 원작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십수년 지난 뒤에 같은 모습으로 등장해 성장하고 또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분명히 반갑게 느껴질만한 부분이었으나, 원작에 나왔던 장면을 그대로 차용해버린 것은 신선함이 떨어지는 실수에 가까웠다. 예를 들어 최진상이 작은 독사 캐릭터의 머리에 맥주를 들이붓는 장면은 과거 원작에 있었던 장면에 대한 향수만 불러일으켰을뿐 종합병원2만이 가지고 있는 병원의 현실성이라든가 드라마적인 이야기와는 연관이 없었다. 이처럼 종합병원2는 의사와 환자의 의료적인 이야기는 현실적이었어도 정작 내부로 파고들어가야 할 드라마적인 이야기는 너무 낡아 있었다.


특히 이러한 종합병원2의 비현실성과 낡은 현상을 부추긴 캐릭터가 중간부터 합류한 독사 캐릭터였다. 그의 합류는 전체적으로 고전하고 있던 드라마의 시청률 상승효과와 화제성 그리고 드라마 내에 새로운 긴장관계를 조성했다는 부분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가능했지만, 그 외의 새로운 지표를 열어가는 의미에서는 원작의 화제성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점 이외에는 독특한 부분이 없이 밋밋했다. 과거 캐릭터인 그가 뜬금없이 현재의 드라마 속에 등장함으로서 드라마가 가지고 있던 현대적인 감각와 색깔은 순식간에 낡은 것이 되어버렸다. 또한 그는 과거의 향수를 그대로 이어받은 새로운 해석이 없는 캐릭터였다. 그는 첫 등장에서 최진상과 자신을 빼닮은 독사를 핍박한다. 이는 십수년전 그가 치프 시절에 김도훈(이재룡)에게 했던 일을 그대로를 재현한 것이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등장한지 단 2회만에 십수년전 짝사랑하던 마상미(김소이) 간호사에게 수줍은 얼굴로 프로포즈를 하는 장면의 위악성은 대단히 심각했다. 이 정도면 가히 드라마 속의 캐릭터가 바보로 내몰리는 설정이나 다름없다. 갑자기 뜬금없이 과거 캐릭터 그대로가 등장한 것도 문제였지만, 이러한 그의 이중적인 모습에 설득력있는 부분이 없었다. 시청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또한 그의 등장으로 다른 캐릭터의 비중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당초 그가 없이 드라마가 준비되고 진행된 상황에서 갑자기 그가 귀환함으로서, 그와 비슷한 캐릭터 역할을 분배받았던 다른 캐릭터들이 묻히기 시작한 것이다. 류승수가 맡은 그의 과거 판박이 캐릭터인 작은 독사 캐릭터나 냉정하고 냉철한 의사로서 자신의 역할이 배분되어 있던 한기태(이종원)의 캐릭터적인 역할 비중은 사실상 독사 캐릭터가 드라마 시작부터 있었다면 아마도 불필요한 캐릭터였을 것이다. 실제로 그 캐릭터들이 종합병원2에서 무언가 자기 역할을 주도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독사라는 캐릭터가 종합병원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사 캐릭터가 중간에 투입됨으로서 이들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시츄에이션식 회당 시나리오로 인물과 캐릭터의 기본 설정조차 잡기 힘든 상황에서 중간에 새로운 캐릭터가 투입되었고, 그 캐릭터를 위해 이야기가 이리저리 휘어지다보니 다른 캐릭터는 희생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러모로 독사의 투입 이후 종합병원은 뒤숭숭했다. 마치 처음부터 섞였더라면 맛깔스러운 조미료가 되었을 수 있는 소스가 음식을 반쯤 먹어버린 상태에서 넣어 맛의 저하를 가져온 상황과 같았다. 독사의 투입은 드라마의 내부적인 변화나 시나리오가 발전해가는 부분에서 전혀 도움을 두지 못했다.


종합병원은 내년쯤 시즌3의 제작이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종합병원보다 더 큰 인기와 시청률을 기록했던 뉴하트나 하얀거탑의 시즌2 소식이 들려오지 않음에도 이 시리즈의 후속작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상품성과 프랜차이즈로서의 가치성이 크다는 반증이다. 종합병원은 그만큼 미국의 그레이 아나토미나 E.R처럼 현재까지 우리나라 메디컬 드라마를 대표하며 상징하고 있는 작품이다. 만약에 종합병원의 세번째 시즌제작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메디컬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의료현장의 현실성보다 드라마적인 스토리의 충실성 그리고 내용의 극적 긴장감 안에서 유지되는 균형감각이 먼저 필요할 것이다. 독사의 귀환은 의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의사의 현실을 반영한다던 종합병원2에 결과적으로 기본적인 드라마적 서사균형을 망치는 독이 되고 말았다. 당초 기획되지 않은 부분에서 갑작스러운 응급조치가 가해짐으로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버린 셈이다. 종합병원의 후속작이 이어진다면,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현실만큼이나 눈높이를 맞춰주는 드라마로서의 우선적인 훌륭한 가치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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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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