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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김태호의 패착이 부른 위기


      




언론노조파업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2주간 방송이 중단되던 무한도전이 화려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최근 방송에서 방영될 무한도전 신년 특집편에 봅슬레이 선수로서 도전장을 내던졌다. 이는 연말콘서트, 에어로빅, 달력 만들기등의 대형 특집을 연속으로 기획해오던 무한도전이 터트린 또 하나의 잭팟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봅슬레이 특집편은 무한도전과 MBC가 대한민국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금전적 후원자로 나선다는 사실이 알려져 대중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대중들은 이 소식을 듣고 무한도전다운 행동이었다며 이를 기획한 김태호PD의 조치에 환호성을 보내주었고, 무한도전을 명품 예능이라고 치켜세우기까지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대중들의 무조건적인 휘파람 찬양세례들을 들으며 한편으로 진심어린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 이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과연 봅슬레이라는 스포츠에 도전할만한 역량을 지니고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봅슬레이는 매우 위험한 스포츠다. 또한 결코 초보자들이 쉽게 시도할만한 스포츠가 아니다. 전문적으로 탄다는 프로선수도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큰 사고를 수차례 겪은 전례가 있으며, 심지어 목숨을 잃은 이도 있는 스포츠다. 그만큼 비전문가들이 봅슬레이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경험이 먼저 요구되는 것이 물론이다. 그렇기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봅슬레이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습이 우선되어야했다. 하지만 무한도전뿐만이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들을 몇 개나 겸하고 있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봅슬레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런 이유로 무한도전 촬영 현장에서 들려온 사고 소식은 어떻게보면 놀랍지도 않다. 일본 현지에서 봅슬레이를 타던 무한도전의 멤버 전진이 오른쪽 어깨 골절이 의심되는 부상을 당했고, 정형돈은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부상은 없지만 노홍철도 개인적인 사정으로인해 대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귀국했다고 전해진다. 방송에 이 장면들이 어떻게 반영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멤버들의 부상과 하차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럴싸하게 방송에서 포장된다고 하더라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봅슬레이 프로젝트는 왜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일까. 앞서 말했듯이 이 프로젝트는 너무 큰 무리수를 두고 있었다. 일단 파업으로 제작진과 PD가 현장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파업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방송을 책임져야 할 제작진이 없는 상황에서 배우들이 제대로 된 방송을 준비할 수는 없는 법이다. 제작진이 파업중인 상황에서 멤버들은 약속된 방송을 지키기 위해 PD 없이 먼저 촬영 현지로 향해야했다. 시작부터 삐긋거린셈이다. 또한 사전에 방송분량을 채우기 위한 쇼가 아닌 진짜 안전을 위한 봅슬레이 연습이 얼마나 있었는지 의문이다. 김태호 PD는 두 달간 멤버들의 꾸준한 봅슬레이 연습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두 달동안 다른 방송을 겸업해 진행하던 이들이 과연 제대로 된 연습을 할 수 있었을까. 책임자 없는 상황에서 현지로 간 무한도전 멤버들이 방송의 기본조차 준비되지 못한 상황을 맞이했던 점을 놓고볼때 운동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멤버들의 연이은 부상책임과 이번 프로젝트의 무리수에는 무조건적으로 봅슬레이편을 기획한 김태호PD의 패착이 우선적으로 지적당해야한다. 사실 이번 봅슬레이편만이 아니다. 한때 30%까지 기록했던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이렇게 떨어지고 하락한 근본적인 이유에는 김태호PD의 연이은 패착이 있었다. 그는 최근 6개월동안 지나친 대형 프로젝트에 눈이 멀어 판에 박힌 무한도전을 계속 찍어내듯이 만들어냈다. 재미가 없는데 큰 예산을 들여서 무조건 크고 웅장한 특집에 멤버들을 몰아넣고 같은 내용을 3주, 4주간이나 방송하며 지나치게 긴 방송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멤버들에게 적정량 이상의 무리한 요구를 가해 팀워크를 계속 저해시켰다. 그렇게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던 프로그램의 매력은 겉만 번지르르한 거대 프로젝트와 가혹적인 스케쥴 아래에서 토막나고 말았다. 이번 봅슬레이편은 이러한 잘못된 행보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김태호PD는 또다시 무한도전 멤버들을 이용한 대형 프로젝트에 눈이 멀어 멤버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이쯤되면 왜 그가 이렇게 대형 프로젝트에 집착하며 무조건 헛방망이질을 해서라도 홈런만 노려야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 해답은 봅슬레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직전의 언론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워낙에 대한민국의 봅슬레이 인구층이 적어 무한도전 멤버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다는 기사. 이는 정말 누가 봐도 어이가 없을만큼 너무나 뻔뻔한 언론플레이성 홍보기사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기사가 나오게 된 것일까. 바로 시청률 때문이다. 사실 지금 무한도전은 많이 식상하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몇 년째 같은 인원이 같은 방송을 찍고있다. 아무리 매주 방송이 바뀌어도 질리는 것이 당연하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PD는 그걸 막고 싶어한다. 어떻게든 지금 멤버들은 한 가족으로 끌어안으면서 시청률은 유지시키고 다시 반등시켜야한다. 그러니 큰 것으로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가장 쉬운 땜질을 시도하는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김태호PD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패착은 더욱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이와 같은 연이은 헛방망이질에 삼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한도전이 다시 인기를 갖춘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큰 것으로 대중을 현혹시키려는 속임수를 펼치지 않고 진실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이 정답이다. 계속 떨어지는 시청률이 무섭고, 시청자들이 떠나는 것이 두렵다면 시청률이 잘 나오던 시절을 벤치마킹해야한다. 그런데 지금의 무한도전은 그러지 못하는게 문제다. 김태호 PD는 계속 욕심만 부리고 무리수만 두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무리수에 빠져 멤버들을 더 가학적인 상황으로 밀어넣고 가학적인 상황에서 일어나는 웃음을 주려고 시도하고 있다. 마치 그것이 무한도전의 전부였던 것처럼. 아예 멤버들을 사지로 밀어넣고 희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태호PD에게 이제 뼈저린 반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 프로그램의 PD가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비인기종목의 후원자로서의 역할도, 떨어지는 시청률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행보를 걷는 사람도 아닌 방송프로그램의 총책임자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웃음을 주기 위한 노력이다. 자기 멤버들은 사지로 밀어넣고 비인기종목 후원자 역할을 하며 가학적 상황으로 시청률이라는 동앗줄을 쥐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 혹여나 김태호 PD에게서 그런 의도가 없었더라도 실제로 그는 스포츠 선수도 아닌 방송인 여섯 멤버. 거기에다가 다른 방송까지 겸하고 있어서 스케쥴상 훈련을 다 소화해내기 힘든 무한도전 멤버들을 준비도 없이 위험한 현장에 그대로 밀어넣었다. 그 덕분에 두 명의 멤버가 방송 중에 사고를 당했다. 방송과 공익성을 위하고 시청률을 위한다는 그의 마인드덕분에 정작 방송을 함께하는 이들은 희생당한 것이다.

김태호 PD는 욕심을 버려야한다. 그리고 그가 처음 무한도전을 만들어 히트시키던 그 시기를 떠올려야한다. 그때 무한도전에게는 억대의 제작비도 화려한 스케일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진짜 매력이 무엇인가.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여섯 남자들이 만들어내는 상황극에서 비롯되는 리얼함이 아니었던가.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큰 프로젝트로 대중들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최근 1박2일과 패떴의 시청률이 무한도전보다 높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몇몇 이들은 일요일날 방영되는 예능과 토요일날 방영되는 예능을 비교해선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총합 시청률은 일요일 예능이나 토요일 예능이나 별 차이가 없다. 즉 지금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1박2일이나 패떴보다 떨어지는 것은 폭넓은 일반 대중들이 1박이나 패떴보다 무한도전을 재미없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의 1박이나 패떴에게서도 많은 단점이 두드러지는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은 뭔가 크게 터트리고 인위적으로 일을 만드려고 하지는 않는다. 무한도전과 김태호 PD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작은 것을 아는 미덕이다. 작은 것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큰 것도 하지 못한다. 향후 무한도전이 PD의 일방적인 욕심에서 비롯되는 로또성 프로젝트로 계속 프로그램을 망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무한도전의 매니아로서 열혈 시청자로서 그것만은 정말 반대하고 또 반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