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뷰라의 연예스토리

소녀시대, 원더걸스를 본받아라


       




소녀시대가 돌아왔다. 얼마전 새로운 싱글앨범 gee를 발표했던 소녀시대는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공중파 가요프로그램 복귀신고식을 치뤘다. 그동안 소녀시대는 멤버 윤아가 KBS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한 관계로 정규 1집 '소녀시대' 이후 근 1년 가까이 휴업상태에 놓여있었다. 중간에 제시카, 서현, 티파니가 모여 프로젝트 곡을 발표했고, 멤버인 태연이 OST 두 곡을 연달아 히트시켰으나 그룹으로서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1년만이다. 그렇다면 과연 1년만에 컴백한 소녀시대가 그동안의 공백을 극복해내고 다시 가요계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소녀시대의 성공여부를 논하기 위해서는 그녀들과 비교할 수 있는 라이벌그룹 원더걸스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소녀시대가 주춤하는 동안 원더걸스는 Tell Me를 히트시킨데 이어 역시 초대박 신화를 쓴 So Hot과 Nobody를 연달아 내놓으며 연달아 가요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섰기 때문이다. 두 그룹은 라이벌이다. 하지만 핑클 - SES 이후로 대한민국 가요계의 대표적인 여성라이벌 그룹으로 불렸던 두 그룹의 대결은 현재로서는 다소 시시하다. 왜냐하면 인지도나 곡의 인기를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원더걸스가 소녀시대를 압도적인 우위로 누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의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어쩌면 서로 라이벌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만큼 소녀시대의 공백기간동안 원더걸스는 치밀한 내부적인 분석과 변화끝에 완성된 형태의 대형가수로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원더걸스가 처음 데뷔했을때 그녀들은 스쿨룩을 입고 남자친구의 배신을 아이러니하다고 외쳤다. 그리고 그 다음 곡 Tell Me에서는 디스코풍의 복고스타일를 들고나와 아이러니때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So Hot으로는 자뻑에 빠진듯하지만 당당하고 주도적인 현대 여성상을 묘사하며 자신들이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님을 선언했다. 그리고 그녀들은 이어진 Nobody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의상만큼이나 농염한 여인의 미소와 손짓으로 아예 숙녀가 다 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만큼 지금의 원더걸스는 처음 아이러니를 외치며 등장했을때의 원더걸스와는 차별화되는 모습을 띠고있으며, 높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내부적으나 외부적으로는 여러 구설수들이 뒤따르고 있다. 아직 미성년자 멤버가 포함되어 있고 아이돌그룹인 원더걸스를 인위적인 방법으로 성인으로 치켜세운 프로듀서 박진영의 태도를 과거 그의 성적인 전력과 비교해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원더걸스의 성장전략은 원더걸스가 평범한 아이돌에서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는 그룹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아이러니때와 같은 모습으로 2년째 그 자리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과연 원더걸스가 국민 그룹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니었을 것이다. 원더걸스는 적극적인 변화와 성장을 도모하였고, 이는 성공이라는 열매를 가져다주었다.

그에 반해 지금도 뒤쳐지고 있는 이번 소녀시대의 컴백은 향후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만큼 밋밋했다. 그만큼 이번 소녀시대의 컴백은 과거 소녀시대가 추구했던 스타일과 가장 잘 어울리던 방법 그대로의 밋밋한 모습이었다. 예외되는 오차나 파격적인 부분 혹은 특이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 2009년도에 되돌아온 소녀시대는 2007년에 소녀시대를 열창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실제로는 부쩍 성장했음에도 전혀 성장한 모습을 무대 위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타이틀곡 gee는 중독성 강한 라임에 발랄한 스타일을 강조한 것이 그동안 과거 소녀시대의 모습과 100% 맞닿아 있었고, 그녀들이 찍었던 핸드폰 CF 노래를 개사해서 내놓은 힘내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번 소녀시대의 새로운 앨범인 gee는 1년간 개별적으로 활동해오며 각자 영역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다지기도 했던 소녀시대의 성장한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그저 예전에도 소녀시대가 추구하던 다시 만난 세계, 소녀시대, kissing you의 연장선. 소녀같은 이미지의 굴레 속에 있었을 뿐이다.


이는 소속사인 SM의 완벽한 패착이며, SES에 이은 또다른 실패의 전례로 남을 확률이 높다. 특히 이는 소녀시대의 프로듀서인 이수만이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스타일과도 맞닿아있다. 흔히 이수만과 비교되는 박진영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 분분하다. 그가 언론 플레이로 다수 대중을 기만하고 속이고 있으며 너무 급진적이고 일방적인 변화를 추구함으로서 가수를 괴롭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그가 능동적인 변화로 그룹의 성장이나 가수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높은 평가를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비와 원더걸스 god는 이런 박진영의 전략이 있었기에 장기적인 안목 아래에서 지금껏 사랑받는 스타들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반해 SM 엔터테인먼트의 가수 관리방법은 짧고 굵은 방식에 가깝다. 그리고 소녀시대 또한 지금까지는 변화 없이 짧고 굵은 방식의 스타일로만 향해가고 있다.

과거 전국민적인 여성 아이돌 라이벌 그룹이었던 SES와 핑클의 현재를 비교하면 100이면 70정도는 핑클이 당시 SES보다 우위에 있었다고 회상한다. 왜냐하면 SES의 멤버들이 그룹의 해체 이후 두드러지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에 반해 핑클의 멤버인 성유리, 이효리는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는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실제 현역 시절 SES가 요정이라는 이미지 안에 자신들을 가둔채 앨범을 발표하는 내내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핑클은 이와 달랐다. 그녀들은 1집 블루레인 2집 영원한 사랑에서 지고지순한 요정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3집 Now에서는 파격적인 변신을 도모하며 핑클이라는 그룹에 전혀 색다르고 새로운 색깔을 덧붙였다. 이러한 핑클의 능동적인 변화는 앨범을 발표하는 내내 꿈과 희망 혹은 경쾌한 요정의 이미지에 갇혀 마지막에는 일본곡까지 리메이크하던 SES와 크게 비교되는 것이었다. 결국 그러한 능동적인 변화덕분에 핑클의 멤버들은 해체 이후에도 각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즉 소녀시대가 벤치마킹해야 할 그룹은 같은 소속사 선배 그룹인 SES가 아닌 핑클 혹은 라이벌그룹 원더걸스다. 비록 소녀시대가 소녀라는 타이틀을 그룹명으로 사용하며 자신들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미지 속에 갇혀서 틀을 깨지 못한다면 지금보다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자칫 잘못하면 SES가 그러했듯 해체하는 그 날까지 요정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답답했던 그 전철을 되밟아갈수도 있다. 혹여나 지금보다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다양한 팔색조 이미지를 뽐내며 국민 그룹으로 성장해가는 원더걸스의 명목상 라이벌이라는 명칭에 묶여있을 가능성도 있다. 

소녀시대는 지난 1년간 비록 뿔뿔이 흩어져있었지만 다른 분야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윤아는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나이임에도 일일극에서 아줌마 역할까지 맡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소녀시대가 얼마든지 이미지 변화가 가능한 능동적인 그룹이라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소녀시대가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앞으로도 장기적인 그룹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변화다. 지금처럼 청순하고 청초한 소녀의 이미지보다 더 파격적인 섹시미와 야성적인 매력은 어떨까. 그것이 지금 실현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녀들에게 필요한 이미지일지도 모른다. 소녀시대가 라이벌그룹인 원더걸스처럼 조금 더 능동적인 형태의 변화를 맞이해 지금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어주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