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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유재석, 너무 착한 것은 흠이다


           




유재석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장점 중 단연 최고의 장점을 꼽는다면, 함께 출연하는 연기자들을 편안한 상태로 이끌고 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극도로 능력을 뽑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포팅에 능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의 배려와 희생정신은 힘으로 출연진을 압도하려드는 강호동이나 편안함을 추구함에도 이를 출연진의 장점으로는 승화시키지 못하는 신동엽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유재석을 단연 따라올자 없는 독보적인 우리나라 최고의 엠씨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유재석의 착한 매력이 또다른 의미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의 독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러운 마음이 적지 않습니다.

한때는 30%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평균적으로 25%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던 무한도전의 현재 시청률은 10% 중후반대입니다. 물론 아직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토요일 황금 시간대 최강자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낮은 시청률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경쟁 위치에 서 있는 KBS와 SBS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의 시청률이 20% 중후반대의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분명히 아쉬운 시청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시청률이 떨어지게 된 원인을 분석해보면, 프로그램이 시작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으며 몇 차례의 매너리즘을 겪었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고, 하하의 공백으로 무한도전만의 분위기가 흐트러졌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있는 문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를 꼽아보자면 그만큼 무한도전 멤버들 사이에 흐르던 긴장감이 사라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개그맨이지만 계속되는 패착으로 방송에 열의조차 잃은 듯해 보이는 박명수는 캐릭터만으로 버티기에는 이제 한계점이 다다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2006년도 무한도전 시즌2 퀴즈의 달인 시절때만해도 무명의 설움에 배고팠던 박명수는 자신만의 독특한 컨셉만큼이나 열심히 방송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그는 늦깍이 스타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1인자 도전 실패와 MC 위치에서의 실패를 겪은 지금의 그는 방송에서 전혀 열의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그를 스타로 만들어주었던 무한도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메인 MC이자 팀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유재석이 이와 같은 상황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팀원들을 치고, 못하겠다는 말을 연발하며 짜증을 부리는 모습이 박명수만이 가능한 독특한 컨셉이라도 그것이 도를 넘어서게 되면 적절한 시점에서의 컷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한도를 넘어서게되면 예능프로그램만의 캐릭터가 줄 수 있는 활력이 사라지고 실제로 프로그램 내에서 짜증이 가득차게되며, 이와 같은 현상은 박명수는 물론 함께 출연하는 연기자들간의 조화마저 심히 깨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심이 되어줘야 할 유재석은 박명수의 말을 여전히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받아주고 있으며, 이는 박명수에게 자극을 주지 못하는 문제점으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그의 도태와 능력저하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한 카리스마로 프로그램을 휘어잡는 강호동이 매너리즘에 빠진 올밴을 혹독하게 대하는 모습과 비교해서 바라보면, 유재석은 이와 반대로 너무 착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유재석의 단점은 최근 패밀리가 떴다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패밀리가 떴다는 여전히 높은 인기와 시청률을 구가하고 있지만, 가장 최근에 방영되었던 차태현 편을 보며 초반부 패떴의 분위기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심히 일어났습니다. 리얼한 맛으로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패떴은 현재 대본에 의해 움직이는 꽁트 버라이어티가 되어버린 것 같고, 이와 같은 문제점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단연 '김공익' 김종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캐릭터들의 조화 속에서 다양한 웃음을 전달해주던 패떴 안에서 그는 지나치게 무게와 폼만 잡으며 프로그램을 재앙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예능 재주도 없고, 입담도 없고, 망가지고자하는 의욕도 없으니 가진 것은 결국 폼잡기와 힘밖에 없고 김종국의 캐릭터는 강하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대본상이라지만 유재석은 이와 같은 김종국에 의해 당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수로나 이효리와 같은 인물들이 있더라도 패떴의 중심은 단연 유재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유재석이 꽁트 분위기 속에서 전혀 상황을 제압하지 못하고 있으니 프로그램의 재미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분명 유재석은 우리나라 최고의 MC이며 독보적인 최고의 위치에 서 있는 마스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구라가 이야기했듯, 그의 다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는 방송하는 기계와 같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착한 그의 이미지는 MC로서 가져야 할 카리스마의 발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주변 캐릭터들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심에 있어야 할 그가 너무 '착한' 모습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분명히 흠이 됩니다. 국민MC 유재석도 이제는 조금은 독해져야 할 시점이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