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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종합병원2, 상투성의 늪에 빠지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와 같은 대작들과 맞서면서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한 가지 이유만으로는 정리할 수 없겠지만, 단연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를 꼽는다면 다양한 인물들에게서 독특하게 분출되는 자극과 충돌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의 화원이 신윤복 문근영에게 바람의 나라가 대무신왕 송일국에게 지나치게 쏠린 시점을 보여주었다면, 베바는 강마에 김명민에게 중점적 시선을 주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는 주인공 김명민의 캐릭터를 망가뜨리는 것도 서슴치 않으면서도 주변인물들에게 따스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베바가 여러가지 비판에 시달렸음에도 비드라마적이고 비전형적인 새로운 시도로 상투성에서 벗어난 앞서나간 시스템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또한 그런 이유는 베바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목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드라마 종합병원2는 베바만이 가지고 있던 이러한 장점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종합병원2에는 베바 못지 않게 상당히 많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이재룡을 비롯한 원작 4인방을 비롯하여, 중심적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차태현과 김정은을 제외하고도 류진, 이종원, 류승수, 여호민, 김병만, 도지원등의 조연진의 두께가 매우 두텁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에서 제대로 된 활력적 요소를 지닌 캐릭터를 찾기는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차태현과 김정은은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 캐릭터에 가운만 입혀놓은 상태이고, 주변 인물들은 철저하게 김정은과 차태현에게 초점이 맞춰진 상태에서 그들의 부속품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전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원작과 비슷한 틀 안에서 같은 형태의 전형적인 성장만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으니, 원작에 나왔다는 김도훈 역의 이재룡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원작과 2편의 스토리가 이어진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를 찾도록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은 조연진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내과 레지던트 고준희과 외과 수석 레지던트 류진의 캐릭터 또한 향후 드라마적인 사각관계와 삼각관계 전개만을 위해 배치된 것으로만 느껴집니다. 이미 동시간대 드라마인 바람의 나라를 사실상 창조해낸 종합병원2의 최완규 작가는 스토리 안에서 비슷한 형식의 드라마를 계속 찍혀나오도록 만들고 있으며, 이는 다양함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뜻을 배반하고 있습니다.


스토리 또한 이와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20일에 방영된 2편의 중심적 갈등요소는 총에 맞은 유괴범의 생사와 유괴범 때문에 역시 생사가 위급한 상태에 놓이게 된 유괴된 아이의 생명의 가치에서 비롯되는 충돌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의 편에 서기보다는 환자들의 편에 서겠다고 말하는 정의로운 정하윤(김정은)은 여전히 예측 가능한 힘빠진 모습만 보여주었을 뿐이고, 김도훈(이재룡) 또한 이러한 정하윤과 비슷한 형태의 딜레마를 겪으면서도 결국 그녀와 같은 형태의 딜레마를 지닌채 충돌하는 예측이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둘이 크게 충돌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화해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앞선 예측까지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또한 최진상(차태현)에 의해 아이가 유괴된 장소가 밝혀지고, 천식을 앓고 있던 아이와 수술을 받고 쇼크상태에 놓인 유괴범이 연달아 최진상과 정하윤에 의해 CPR(심폐소생술)을 받는 모습이 교차로 방영된 것은 극적인 전개를 효과적으로 살려낸 장면으로 보이기보다는 전형적 상투성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장면으로만 보여 불편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결국 모두가 예측한 그대로 유괴범은 죽고 극적으로 아이가 살아나게 되는 스토리의 마지막 부분 또한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드라마가 소개되는 시점에 있고,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가 있기에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상투성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약점을 중반부도 아닌 초반부 그것도 캐릭터와 스토리에서 노출하고 있는 종합병원이 이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볼만한 미드와 일드가 넘쳐나는 시점에서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입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전형적인 상투성이 아닌 다양함이라는 것. 종합병원2를 만드는 제작진과 노도철 PD는 이와 같은 시청자들의 요구사항들을 가슴에 담고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까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