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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윤종신 사건, 기본과 예의 없음에 대한 질타

라디오스타 김건모, 옥주현편을 보면서 시종일관 참기 힘든 불편함을 느낀 사람이 저 외에 더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등장한 김건모와 옥주현은 시종일관 MC인 윤종신을 걸고 넘어지면서 그를 소재로 삼아 개그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인간으로서나 예능인으로서의 윤종신이 아닌 데뷔한지 20년이 되어가는 가수이자 유명 프로듀서겸 작곡가로서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음악인 윤종신을 개그소재로 삼은 것이기에 상당히 불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윤종신 본인은 예능인이자 MC로서 게스트인 그들의 말과 멘트를 모두 받아주었지만, 베테랑 가수인 그가 나이는 많지만 후배인 김건모나 한참 후배인 옥주현에게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전문가를 무시하다


물론 최근의 윤종신은 가수나 프로듀서라기보다는 예능계 늦둥이나 패떴의 멤버로서 더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가 가수로서 작곡자나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역할을 완전히 버린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는 솔로 가수로서 10장의 앨범을 발표한 10집 가수이며, O15B 객원보컬 시절까지 계산하면 이보다 더 많은 앨범을 발표한 중견 가수로서, 다음 달에 새로운 음반이 발표되기도 합니다. 또한 현재도 프로듀서로서 활발하게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고 있는 작사,작곡가입니다. 한 마디로 그는 음악이라는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최고의 전문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시종일관 옥주현과 김건모는 그의 작사와 작곡 패턴을 비롯한 음악적인 부분을 문제삼으며 아티스트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자긍심을 뭉개는 행동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특히 가수로서의 그의 목소리까지 문제삼으며 그가 부르는 노래는 다른 가수가 부르는 것보다 감이 떨어지니 그냥 프로듀서만 하고 가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까지 하였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이고 예능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해도 이는 너무나도 예의와 어긋나는 행동이었습니다. 마치 그 분야 전문가인 윤종신의 능력을 싸그리 무시해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충분한 말이었습니다.

윤종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을 모욕하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윤종신 본인만큼이나 허탈함과 분노를 느낀 그의 팬들입니다. 재미있자고 한 발언이지만, 윤종신을 음악인으로서 좋아하고 그의 음악을 십수년 넘도록 들으며 응원해왔던 사람들의 취향마저 단숨에 모욕당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능인들 사이에서 사담으로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그와 관련된 사람들마저 모두 싸잡아 비난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 예능에서는 모든 상황극이 가능하고, 특히 라디오스타와 같이 그런 독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라면 그 정도 멘트와 상황극은 받아줘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예능이든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예의와 존중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라디오스타 김건모, 옥주현 2편은 게스트들이 가수 윤종신에 대해 존중과 예의를 털끝만큼도 지키지 않은 최악의 편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웃음을 주는 방법에도 룰이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목표로 해야 할 것은 물론 웃음입니다. 라디오스타는 그런 날것의 웃음을 추구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에 가장 애정이 가는 예능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서로간의 비방전도 서슴치 않고, 출연자인 게스트를 배려하기보다는 프로그램 시청자들을 먼저 배려하는 4명의 MC들의 활약에도 매우 만족합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 또한 한 가지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근거없는 비방을 바탕으로 현실을 왜곡하면서까지 웃음만 추구하려는 것은 웃음을 주기보단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전가하는 작위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현실을 왜곡하며 근거없는 비방전으로 본인뿐 아니라 팬들의 자존심까지 상처주는 싸움을 벌이는 모습까지 존중할 수는 없습니다. 웃음을 주는 방법에도 엄연한 룰이 있습니다. 이번 발언과 사건을 통해 라디오스타가 상호간의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나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웃음을 전달해주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