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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강마에, 소통하는 아름다움을 배우다


사실 얼마전부터 예상은 했던 바였지만, 베토벤 바이러스 안에서의 삼각관계 비중이 생각보다 대단히 큰 것 같습니다. 보통 드라마 같았다면 이리저리 얽힌 삼각관계가 불편해서 금방 드라마 시청을 포기했을텐데, 놀랍게도 이 드라마는 지금껏 매우 즐겁게 시청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삼각관계가 단편적인 삼각관계에서 그치지 않고, 2차적인 이야기 사람의 심리와 내면 그리고 인간의 성장까지 연결된다는 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 단원들이니까요. 지휘자들이 많은 연주자들을 만나지만,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평생 못 만나는 사람도 있죠. 저도 지휘 데뷔하고 15년만에 그런 사람들을 만난겁니다. 절대 쉽게 포기 못합니다.

오늘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단원들을 다시 복귀시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석란 시장 앞에서 강마에가 보여준 행동이었습니다. 표현하는 방법이 서투른 강마에에게 평소 자신이 똥덩어리, 치매, 캬바레라고 모욕하던 이들을 시장 앞에서 계속 끌어안고 가야 할 이유를 밝혀야 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그는 그들을 지휘생활 15년만에 만난 내 사람이라 표현하며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고,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인 그들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뜻을 밝힙니다.

하지만 석란시장 앞에서는 열변을 토하면서도 그는 겉으로는 그들을 향한 애정과 사랑의 감정을 쉽사리 드러내지 못합니다. 단원들이 다시 찾아와 더 이상은 오케스트라를 하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을 꺼내자, 단원들을 위해 깨끗하고 좋은 연습실을 직접 마련해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애정섞인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가시 돋힌 말로 다시금 그들을 모욕합니다. 단원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들을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고 지키고 싶어하는 애정이 가득한데도, 여전히 사랑을 호르몬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세상은 원래 혼자 사는 거라는 둘러싸인 자신의 껍데기같은 모습 때문에 진짜 감정을 숨기고 소통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입니다.


나 네 주인이 저러는거 겁이 나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해.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어디로 튈지 모르잖아. 좋아했다가 실망하게 되고, 또 기대하게 하고, 근데 또 그게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고. 예측이 안되는거야. 두려운거라고. 그러니까 봐라 네 주인. 모짜르트. 베토벤. 죽은 사람들하고만 놀잖아. 다 나온 악보만 놓고 상대하잖아. 근데 네 주인이 착각하고 있는게 있어. 그 악보도 그 사람들이 살아있을때 쓸거야. 펄펄 끊는 감정 다 담고 있어. 근데 그 감정을 무서워하면서 어떻게 그 악보를 이해해. 그건 빈 껍데기야. 네 주인은 지금 음악 흉내만 내고 있는거야.

이에 김갑용 선생은 강마에에게 말합니다. 감정을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솔직해지라고. 강마에를 향해 당당한 방법으로 세상과 사람들에게 맞서 소통할 것을 요구합니다. 음악도 사람도 사랑도 결국에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상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며 애정을 가지고 소통할 것을 요구합니다. 늘 태산과 같이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서서 어떤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비인간적이기 때문에, 펄펄 끊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민하던 강마에는 모든 것에 솔직해지고 사람들과 소통하기로 결심합니다. 비록 실패로 끝이 났지만 단원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식사를 하자고 제의를 하고, 떠나보낸 뒤에 자신의 애견에게 속으로만 인사하라고 권유하던 두루미를 직접 찾아가 만나 그녀를 품에 안습니다. 굳게 걸어잠근 자신의 마음을 열고 이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려는 겁니다.


오늘 강마에를 보면서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했던 지난 날의 어떤 순간을 자연스럽게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진짜 용기라는 것은 모든 것을 닫아버리고 소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당당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용기가 더 아름답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자기 자신은 강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철통같이 자신을 감추고 부끄럽다는 이유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계신 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강마에처럼 소통하고 안아주십시오. 그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소통이야말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진정한 사랑이고 용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