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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걸그룹, 막내들의 전성시대 열리나

각기 다양한 스타일과 컨셉을 지닌 상태로 우후죽순 쏟아진 걸그룹들이 인기를 끌어 모으고 있다. 그리고 이런 걸그룹 열풍은 어느새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과거 연예계와 가요계에 통용되었던 트렌드와 문화 자체를 뒤집어놓았다. 예전에 아이돌 그룹에 소속된 멤버는, 그들 활동의 우선순위를 그룹에 내걸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무조건 숨을 죽여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가 변화되어 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아이돌도 활발히 개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고, 자신만의 매력을 성공적으로 뽐내며 그룹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뒤따르는 윈윈효과에 더욱 주목받고 또 박수 받는다. 그만큼 최근 아이돌의 인기와 척도는 그룹이라는 상징과 좁은 범주에서 그치지 않고 있고, 멤버 개개인의 활동 비중 그리고 거기서 드러나는 입체적 모습으로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과 모습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만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색깔이 뚜렷해지며 대신 그룹의 색깔이 얕아지는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또 개인의 이미지와 모습이 중요해지며 그룹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딜레마 또한 뒤따랐다. 그래서 걸그룹들은 이렇게 희미해지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더 강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만회하고자 섹시해지는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결국 서로가 자극적인 상황들을 주고받으며 진흙탕에 뛰어드는 현재의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런 걸그룹의 섹시와 과감함이 주목받고 있는 현재의 트렌드가 실상 멤버 개개인의 지점으로 눈을 돌리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최근 걸그룹 멤버 중 유달리 주목받으며 가장 뜨고 있는 이들은 걸그룹의 막내 혹은 막내급에 소속되어 있는 멤버들이다. 소녀시대의 윤아, 서현, 포미닛의 현아와 소현, 카라의 강지영 구하라, F(x)의 설리와 크리스탈은 같은 그룹에 소속된 여타 언니(?)들을 능가하는 동생의 힘을 보여주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중들의 막내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심지어 섹시미와 성숙미를 앞장세우고 있는 브아걸 멤버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조차 막내 가인을 향한 대중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주목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대중들은 섹시한 아이돌 더 섹시한 걸그룹을 원하면서도 그 중에 가장 어리기에 그런 색깔이 희미한 그룹의 막내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며 손과 발이 따로 노는 이율배반적인 선호도를 보여주는 것일까. 이는 대중이 원하는 기호와 다양성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증거다.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구매자들은 자신이 구매하게 될 제품이 일회용품이거나 한 번 쓰고 내다버릴 물건이 아닌 튼튼하게 완성된 모습의 완벽한 제품이기를 원한다. 이는 아이돌을 소비하는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원하는 부분이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고급스러운 전략으로 소비하기를 원하고 아이돌에게 섹시한 모습을 원하면서도 또 그런 섹시함 이면에 있는 다른 형태의 매력 또한 늘 원하고 갈구한다.

그리고 걸그룹 막내들은 대중들이 원하는 이런 다양한 모습들을 표출해낼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여타 멤버들보다 더 많이 잡으며 유리한 위치에 선다. 실제 그녀들은 자신들의 프로필에 그룹의 막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에 강한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섹시그룹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이를 귀여운 이미지 혹은 애교 섞인 반전으로 이끌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포미닛 최고 섹시걸로 손꼽히지만 한편으로는 고등학생이며 그룹의 막내로 손꼽히는 현아가 만약 나이가 많은 멤버였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 아마 세바퀴에서 그녀가 보여주었던 애교 섞인 모습들은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서기 힘든 부분들이 되었을 확률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녀는 막내였기에 이와 같은 섹시와 큐티의 극단지점을 오가면서도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었다. 걸그룹 막내의 애교가 대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서며 섹시함과 뒤섞이면서도 통용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적절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또한 막내는 이 뿐만이 아닌 대중들에게 여러 모습들을 다소 어색하고 부족한 방법으로 드러내더라도 용서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걸그룹 막내들은 섹시한 컨셉을 추구하면서도 같은 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언니들보다 더 섹시하지 않아도, 또 파워풀한 모습의 컨셉을 추구하면서도 같은 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언니들보다 더 파워풀하지 않아도 이와 같은 어설픈 과정들이 대중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서는 여지가 많고, 훗날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감행하더라도 일련의 과정 모두 더더욱 주목받는 계기의 반전으로 작용될 확률이 높다. 실제 소녀시대의 막내인 서현은 청순한 이미지를 가졌던 소녀시대를 대표하는 막내라는 이미지를 섹시한 모습으로 이끌었음에도 부자연스럽지 않게 변신하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고 소녀시대 내에서도 유달리 주목받는 섹시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경우에서 보듯 걸그룹에서 막내는 여러모로 유용하고 편리한 모습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대중의 걸그룹 막내 열풍이 시작되었고 또 유효하게 지속되고 있는 이유다.

물론 막내라는 사실이 무조건적으로 걸그룹 활동에 긍정적인 부분만 된다고 전망하거나 지속적인 모습의 긍정적인 효과로만 남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분명 존재한다. 일례로 원더걸스의 소희는 막내라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 뚱한 모습까지 매력으로 승화시키며 정상에 자리에 섰지만 결국 가창력을 비롯 실력과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이를 지속적인 성공과 인기의 결과로 정착시킬 수는 없었다. 이처럼 걸그룹의 막내가 다양한 모습을 원하고 추구하는 대중들의 숨결을 극복해내며 오직 막내라는 이유만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자신들 영역에서만 신드롬을 지속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말 그대로 변죽 심한 대중은 끝없는 변화를 노리고 추구하며 더욱 완벽한 제품을 원할 것이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트렌드가 또 급격히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걸그룹 막내시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앞으로 다양한 모습의 가능성으로 정착될 확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그만큼 지금의 걸그룹 막내들이 보여주고 있는 무궁무진한 매력의 힘은 강하고 그녀들의 열어나가고 있는 전성시대의 찬란함이 강력하기 때문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