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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말하는 재범과 침묵하는 지드래곤의 차이

최근 두 명의 아이돌 스타가 인터넷에서 끝없는 이슈와 논쟁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 최근 음주파문으로 입건된 슈퍼주니어 강인은 아직 제대로 된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으므로 보류 - 그러나 파문을 일으킨 직후 이 두 사람이 보여주고 있는 대중들을 향한 대처 방법은 사뭇 다르다. 4년 전에 남긴 글로 한국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2PM의 리더 재범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탈퇴까지 선언하며 미국으로 떠났지만, 최근 발매한 음반이 표절 시비에 시달리고 있는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은 파문이 일어난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넘어가고 있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 이 사건에서 재범의 소속사 JYP측이 보여준 대처가 현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들은 자신들이 끝까지 책임져야만 했을 소속가수인 재범을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않았고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여론을 뒤바꿀 수 있는 카드가 존재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고 너무나 성급하게 그를 미국으로 보내버렸다. 하지만 이런 이들의 결정을 현명하지 못하다고 평가 할 수 있어도 나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유는 이들이 대중들에게 마땅히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렇다. 재범은 비난받았던 내용조차 본의가 왜곡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음에도 파문을 일으킨 당시 팬들과 대중을 실망시켰다는 사실 자체를 죄송스럽게 여기며 공인으로서 마땅히 자신의 잘못에 책임을 졌다. 사랑받는 스타로서의 책임감과 무게감 있는 적극적인 발언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재범과 JYP측과는 반대로 자신의 자작곡이 표절 시비에 휩싸였음에도 아무 발언도 하지 않고 있는 지드래곤과 YG측의 대처는 무척이나 실망스럽다. 이 표절시비로 지드래곤이 대중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봉착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표절 시비에 완곡이 공개되면 알 수 있다는 짧은 코멘트만 남겼을 뿐 이후 모든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음반이 발매되어 표절 시비에 휩싸인 원곡을 만든 회사의 관계자까지 나서서 사태와 관련한 발언을 남겼음에도 지속되고 있는 태도다. 완벽하게 대중을 상대로 입을 닫으며 침묵하기로 작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의 상황과 전망만 놓고 판단한다면 파문으로 더 큰 손해를 입은 쪽은 재범과 JYP이고, 지드래곤 음반은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침묵을 선택한 쪽의 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잘못된 생각이다. 대중들에게 있어서 표면적인 것이나 지금 현재는 중요하지 않다. 잠재적으로 축약되고 있는 분노가 더욱 중요하다. 지드래곤이나 YG측은 이러한 부분을 너무 간과하고 있다. 그들은 대중들의 분노가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어긋나게 된다면 이는 아무리 많은 팬들을 보유하더라도 겉잡기 힘든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과거 H.O.T의 리더였던 문희준은 몇 개의 발언이 대중들에게 왜곡되어 알려짐으로서 큰 곤욕을 겪었다. 몇몇 사이트가 중심이 되어 그에 대해 무차별적인 비난을 전개해나갔고 발전가도를 달리던 인터넷은 그의 안티들로 시글시글했다. 당시 문희준은 이런 잘못된 현상들을 바로잡고 오해를 풀 수 있었다. 하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자신을 반대하고 비난하는 이들의 기만 살려주는 결과가 되었다. 단시간 내에 풀 수 있었던 비난 여론을 침묵이 키워버린 셈이다. 당시 문희준은 가장 충성스럽고 또 극성스러운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였다. 하지만 거대 여론이 하나로 뭉치자 그들의 충성스러운 팬들도 이들에 전혀 맞상대할 수 없었다. 문희준은 군대를 전역하고 모든 오해가 풀린 뒤, 무릎팍도사에 출연. 당시 적극적으로 오해를 풀지 못하고 침묵으로 대응했던 자신의 태도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문희준의 경우에서 보듯, 폭넓은 대중들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직업을 가진 연예인에게는 책임감과 신중함 그리고 오해가 생긴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며 풀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중들을 상대하는 연예인이 미움 받는 행동을 하며 대중에게 등을 돌린다면 이는 최악의 결과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변죽이 심하고 몇몇 가벼운 언론 플레이에 휘둘리는 대중들의 잘못도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다수의 여론이 모여 하나의 지점을 만들어내는 실체 없는 그들에 대한 비난은 메아리를 받지 못할 함성에 불과하다. 결국 연예인 스스로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을 출국하던 당시 비난세례에 시달리던 재범은 현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담백한 사과문을 발표한 결과 급격히 여론이 변화되었고 다시금 한국으로 복귀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그는 당장 필요 이상으로 솔직했기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지만 최소한 거짓말을 하거나 대중을 속이지는 않았기에 앞으로 활동해야 할 부분에 있어서 더는 이 문제로 발목이 잡히는 부정적인 결과는 남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가 적극적으로 말하고 또 제스처를 취하며 대중들을 향해 소통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지드래곤이 실제 표절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는 확실하게 밝혀낼 수 있는 사실이 아니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가들도 그의 음악이 단순한 인용에 불과하다는 주장부터 확실한 표절이다라는 주장까지 다양하고 첨예하게 대립중이고 이렇듯 의견이 틀리다. 하지만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또 그를 비판하는 이들도 모두 공통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지드래곤의 태도에는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을 상대로 서비스업을 하는 이가 사생활도 아닌 자신의 직업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 입을 다물어버린다면 이에 의구심을 품지 않을 사람이 존재할까.

최근 지드래곤의 표절을 비판하며 그의 노래가 복사본에 불과하다며 비판한 개사곡 cd브레이커가 한 블로거에 의해 공개되어 대중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쩌면 이 패러디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게 될 지드래곤에 대한 비난과 조롱의 시작점에 서는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기억될지도 모른다. 이제는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을 본인의 입으로 털어내고 소통할 수 있는 지드래곤의 자세가 필요하다. 더 이상의 침묵은 미래에 더 큰 곤란함만 불러일으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