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뷰라의 연예스토리

신화의 붕괴, 영원할 수 없는 아이돌

MBC 인기 예능 우결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신화의 멤버 전진과 배우 이시영이 전격적으로 결별을 발표했다. 공개적으로 교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발표한지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루어진 결별이다. 신화는 얼마 전에 있었던 멤버 이민우와 에이미의 결별, 공익근무중임에도 몇몇 구설수에 연관되어 비난을 샀던 김동완, 그룹 멤버의 해외도박 연루설에 그렇잖아도 내우외환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진 전진의 이번 결별 발표로 그들은 끝없는 악재와 구설수의 독배를 계속 삼켜야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신화는 마지막으로 그 형태를 온건히 유지하고 있는 1세대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결코 적지 않은 상징을 가진 그룹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만들어낸 아이돌 시장의 토대 위에서 그들은 H.O.T, 젝스키스, god와 함께 본격적인 남성 아이돌 시장의 창문을 열어젖힌 선구자들이었고, 여타 아이돌들이 이미 오래 전 사실상의 해체 수순을 밟으며 뿔뿔히 각자의 길로 흩어져버린 뒤에도 본래 소속사의 방해 공작을 이겨내고 1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그룹 형태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지고 있는 파문과 구설수 그리고 악재들은 1세대 아이돌의 명맥을 지켜오던 그룹 신화를 붕괴의 나락으로 인도하고 있다.


신화의 현재 상황을 이렇게 씁쓸히 되새김질 하는 이유는, 이 상황이 이미 해체된 1세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후회 섞인 발언들이나 동방신기 사태가 남기는 뒷이야기들에 교훈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는 예시이기 때문에 그렇다. 1세대 아이돌의 선두주자 H.O.T의 멤버이자 리더였던 문희준은 영원할 것만 같던 인기나 영향력이 그룹이 해체되는 순간 모두 사라졌다며 최근 내홍을 겪고 있는 동방신기 멤버들에게 절대 그룹을 해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룹 god의 멤버였던 데니안 역시 최근 놀러와에 출연, god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며 방황했고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 시절의 인기나 영향력을 과소평가 했던 사실을 후회했다는 요지의 말을 꺼냈다. 하지만 H.O.T나 god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더라도 문희준과 데니안의 바램처럼 당시 인기나 영향력을 그대로 온건히 가지며 영원할 수 있었을까. 신화의 현재 모습을 지켜보면 이에 부정적인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가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초중반까지 보여주었던 자신들의 특정 모습과 단면에 영원히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면 결국 새로운 모습으로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의 길을 모색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역을 찾을 필요가 있지만, 아이돌들은 늘 현재만 보여주고 과거의 인기를 쫓는 모습에만 급급할 뿐, 더 먼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다. 이는 아이돌 시장의 힘이 거대해지고 현재 그 파괴력이 1세대 시절 영향력의 곱절로 늘어났음에도 개선되지 못한 사항이다. 시대와 음악은 끝없이 진화하고 앞서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은 소속사의 꼭두각시 노릇만 해대며 영원할 것만 같은 인기의 영욕과 그늘에 사로잡힌다. 뭉쳐있는 하나의 모습과 이미지에만 머무르기에 새로운 자신은 창조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신화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 누구보다 높은 그룹이었다. 하지만 이들도 결국 이런 딜레마나 약점들을 바로잡고 개선하는데 실패했다. 그룹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나가려는 의지나 의도는 좋았지만, 그들은 그런 의지를 받아들이며 발전하지 못했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이제 10대 후반이 아닌 3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기에 그동안 겪은 다양한 경험과 더불어 새롭고 성숙한 이미지로 각인되어야 할 시점에 다다랐음에도 여전히 그들은 철없는 10대의 모습 그대로 영원할 것만 같은 신화의 이미지를 버리지 못했다. 최근 그들이 겪고 있는 문어발식 연애로 인한 구설수나 일련의 부적절한 태도와 행동을 거듭하는 모습들은 아이돌 그룹 신화가 얼마나 무기력한 닉네임과 허상에 불과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지금 동방신기의 해체에 반대한다며 수없이 이곳저곳 탄원서를 날리며 눈물을 쏟아내는 팬들은 영원히 동방신기를 사랑할 수 있을까. 지금 지드래곤의 표절 논란에 혹평을 가한 인터넷 평론가에게 죽음의 주문보다 더한 저주를 퍼붓는 빅뱅 팬들은 영원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은 10대 시절의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성장하기에 결국 변화할 것이고 이에 목숨처럼 아끼던 자신의 오빠들도 한결같이 마음으로 사랑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그녀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들은 어떤가. 제자리걸음만 반복해대고 발전하지 않으며 10대들에게 사랑받았던 당시 모습에서 그대로 머무른다. 그래서 그들은 영원할 수가 없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전략과 마케팅 그리고 달콤했던 시절의 꿈은 진화를 막아서는 벽이자 장애물이 된다. 그나마 가장 성공에 다다랐다던 신화가 보여주고 있는 성장하지 못한 그들의 십년 세월과 구설수로 가득한 여러 결과들은, 그런 씁쓸한 결론들을 너무나도 두드러진 상태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