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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이정재 권상우, 몸짱스타가 추락하는 이유

한때 이 대한민국에는 몸짱 열풍 아니 일대 신드롬이 불었었다. 몸짱 아줌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 심지어 몸짱 어린이까지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고, 대형 헬스클럽과 스포츠 센터는 연일 축 처진 뱃살을 빨래판 복근으로 바꾸는 꿈을 꾸며 찾아온 이들로 성시를 이뤘다. 이런 신드롬은 단연 TV 속 그리고 스크린 속 스타들의 단련된 몸을 시기한 대중들의 이를 따라잡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정재와 권상우는 대한민국 모든 이들이 시기한 몸짱 스타로 이 신드롬을 창조해낸 이들이자 선두주자에 섰던 스타들이었다.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깜짝 스타로 도약한 이정재는, 그에게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이라는 커리어 최고 타이틀을 선사한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균형 잡힌 멋진 근육질 몸매를 선보이며 영화계를 대표하는 몸짱 스타가 되었고, 권상우 또한 데뷔 초부터 건강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앞세운 이미지 메이킹과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통해 부각시킨 건강한 몸짱 이미지를 앞세우며 대형 톱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균형 잡힌 근육질 몸매는 이처럼 사실상 이정재와 권상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고, 그들을 스타로 도약시켜 준 발판이자 교차점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두 스타는 점차 가라앉고 있는 몸짱 열풍만큼이나 그 인기가 식어가고 있고, 작품 또한 연달아 실패하며 애써 얻은 스타로서의 위치와 지위까지 흐릿해지고 있다. 권상우는 최근 드라마 신데렐라 맨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이정재는 공교롭게도 바톤을 터치해가며 후속작 트리플의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해 MBC 수목극을 책임져왔으나, 모두가 알다시피 이 작품들은 이들에게 너무나 처참한 결과와 숱한 구설수 그리고 상처만 남겼다. 권상우는 흥행을 위해 트렌디 극에 도전하는 선택하는 결단을 내렸으나 드라마 초반부터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끝에 결국 시청률 10%의 벽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고, 역시 같은 이유로 작품을 선택한 이정재 또한 히트작 커피프린스 1호점을 성공시킨 이윤정 PD의 능력과 도움에도 불구하고 평균 5%대의 처참한 시청률을 남긴 상태로 씁쓸하게 드라마가 종용되는 것을 지켜보는 입장에 있어야만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형태로 이미지를 잘 포장해 스타로서 거듭날 수 있었던 이들은, 몰락해가는 그 과정까지도 너무나 흡사한 모습으로 함께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이유로 이렇게 실패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었을까. 가장 큰 패착의 근거는 배우로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굳건하던 이미지와 더불어 버리지 못했던 잘못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권상우와 이정재는 몸짱 이미지와 건강한 이미지를 발판으로 삼아 스타가 되었지만, 어떤 시기를 지나면서부터 도리어 이런 이미지가 배우로서의 다양한 변신과 변화를 꿈꾸는데 있어 장애가 되었다. 몸짱이라는 호칭과 이미지는 그들을 스타로서 도약하도록 만드는 훌륭한 발판이 되었지만, 한 편으로는 그들을 배우로 거듭날 수 없도록 만든 굴레가 되었고 또 방해요소가 된 것이다.

이정재는 변혁 감독의 작품 인터뷰를 통해 모래시계에서 보여준 과묵한 이미지, 태양은 없다에서 보여준 건들건들한 이미지를 긍정적인 형태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했으나 지속적인 변신을 추구하기에 쥐고 있는 기득권들이 너무나 많았다. 결국 그는 작품이 실패함으로서 다시 예전의 이미지와 모습으로 되돌아갔고, 발전의 씨앗을 뿌렸음에도 이를 열매로 수확하질 않았다. 이는 권상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영화 야수를 통해 부메랑 놀이와 더불어 닭살스러운 말을 내뱉던 드라마 속의 말짧은 트렌디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질 기초를 닦았으나, 역시 흥행 실패 때문에 그 이상의 지점으로 나아가야 할 순간 발걸음을 내딛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좋은 기회를 잡았음에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더해진 톱스타로서의 권위의식을 끝내 버리지 못했고, 이 때문에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기존에 가지고 보유하던 이미지를 단숨에 벗어던지는 선택은 누구나 불안하게 느낄 모험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정재 권상우 이 두 스타는 그동안 작품 속에서 보여준 연기력의 편차가 심했고, 배우로서 쉽게 정착할 수 없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었기에 기존 모습들이나 이미지를 버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들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현실 속에서 안주하는 것을 선택한 결정은, 결국 긴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결과적으로 더 큰 실패만 남기는 독수가 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한때 신드롬이 불었다 사라진 몸짱 신드롬처럼 대중의 기호과 트렌드는 끝없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현실에 머무른 잘못된 전략이, 스타에서 배우로 거듭나야 할 그들의 발목을 틀어잡은 것이다.

이정재와 권상우 두 스타에게 향후 지금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롭고 색다른 모습이 필요한 이유다. 그들은 이제 지금껏 써온 실패의 과정을 답습하며 무너지느냐, 도약의 계기와 더불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낼 수 있느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 만약 이들이 계속 현실의 모습에 안주하려는 폐쇄적 발걸음을 지속해 나간다면, 대중들의 뇌리 속에서 그들은 그럴싸한 몸짱스타였던 과거로만 영원히 기억될 확률이 높다. 배우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점점 추락하는, 시대가 낳은 트렌드의 소모품으로만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두 스타가 배우로 거듭나게 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 작품마다 편차가 들쑥날쑥하고 심했지만, 이들은 분명 연기력 논란이나 여러 악재를 딛고 일어서 자기 가치를 인정받으며 배우로 거듭날 기회를 잡았던 경험 또한 수차례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이들에겐 가능성이 존재하고, 또 이런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나갈 능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그러니 이제 이들에게 필요한 마지막 남은 한 가지는 이미지의 변화라 할 수 있다.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지점을 비춰줄 수 있는 변화가 두 스타를 다시 도약하도록 만들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단순한 몸짱스타로만 기억되며 한 편으로는 추락해버린 혹은 추락하고 있는 스타로 불리는 이들이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남은 한 가지는 무조건 변화하고 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부디 두 배우가 이를 깨닫고 슬기롭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내고 또 당당하게 변화하며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