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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V.O.S와 박지헌, 소속사의 노예가 되지 않길

V.O.S 멤버 박지헌의 전격적인 고백이 연예계의 빅이슈이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숨겨왔었던 아내와 혼인관계에 있고,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가 있으며, 곧 세상에 빛을 보게 될 둘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대단히 충격적인 고백을 내놓았다.

이는 기나긴 시간 가수로서 박지헌이 활동하면서 전혀 뜬소문으로도, 지나가는 풍문으로도 밝혀지지 않은 사실인데다가, 대중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사회적인 화두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단순히 연예계를 뛰어 넘는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벌써부터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박지헌의 입장을 옹호하는 쪽과, 긴 시간동안 대중과 팬들을 속인 것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비난하는 쪽이 나뉘어 격렬하게 토론을 주고받고 있다.


일단 대중과 팬들의 반응은 다행스럽게도 대체적으로 박지헌에게 호의적이다. 그러나 5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대중들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부분과,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며 고통을 겪어야했을 아내와 아들에 대한 박지헌의 행동은 묵과할 수 없는 잘못이다. 하지만 가수로서의 장래와 미래를 두려워해 고뇌 끝에 내린 결정인데다가, 가족들도 이에 기꺼이 동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으니, 크게 비난받거나 가수로서의 활동을 정지시켜야 할 문제로 연루시키기는 어렵다. 또한 비록 뒤늦은 결정이었지만, 인기 스타가 되었음에도 사실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지금의 아내와 아이에 대해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준 모습도, 이 시대의 남성들에게 본받을만한 귀감을 남긴다는 점에서 용서가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고백을 용서하더라도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왜 하필 이 시기에 그가 이런 고백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박지헌이 소속된 그룹 V.O.S는 전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러나 계약해지가 진행되는 과정이 생각보다 매끄럽지 못하고 거칠었다는 뒷이야기들이 무성했다. 일각에서는 V.O.S가 금전적인 이익을 노리고 전 소속사와의 돈독한 관계를 저버렸다는 비난과 더불어, 이제 갓 스타로 등극한 멤버들이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준 소속사를 등졌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런 소문에 불을 지르듯, 소속사는 계약이 해지된 V.O.S 멤버들에게 더는 그들의 팀명을 사용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 사실상 그들의 이름이자 활동으로 남은 전부를 강탈해가는 조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V.O.S라는 팀명은 그동안 멤버 3명이 온갖 고난과 어려움 끝에 쟁취해낸 자신들의 전리품이자 상징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데뷔 당시 그들은 소속사의 도움으로 몇몇 드라마와 작품 OST에 참여해 반짝 주목을 받았으나, 스타가 될 수는 없었다. 조용필 모창가수 이미지로 반짝 주목받은 김경록을 제외한 멤버들은, 방송조차 출연하지 못했고 가수라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할 정도로 무시당하는 경우도 잦았다. 하지만 그들은 MBC 쇼프로그램 쇼바이벌을 통해 전문가와 팬들의 냉혹한 평가를 받아가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들의 호감을 샀다. 그리고 이런 피와 땀을 흘린 과정을 인정받고 이내 스타로 도약했다. 그러나 이런 여타 어려운 과정에서 소속사의 도움은 전무했다. 그들은 소속사의 힘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스타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V.O.S라는 이름을 자신들의 실력으로서 쟁취해내고 이룩해낸 것이다.

게다가 V.O.S는 그동안 그룹명으로 발표한 노래뿐만 아니라 빅히트를 기록한 솔로곡들까지 발표해가며 회사에 적지 않은 이익을 주었다. 자신들을 스타로서 만들어주지 못한 소속사와의 계약기간을 충실하게 이행했을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이익까지 더불어 가져다주는 블루칩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낸 것이다. 그런데 소속사는 정작 계약이 끝나자마자 그들이 땀과 노력의 댓가로 만든 자신들의 권리를 서류상의 권리만 내세우며 빼앗아가려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소속사로 둥지를 옮긴 V.O.S가 충분한 초상권 대가까지 지불하겠다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상황을 어렵게 만들어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지헌이 자신의 과거를 급히 발표한 이유로, 사실을 알고 있는 전 소속사측의 폭로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방송을 통해 V.O.S에게 돈독한 제스처를 취하던 소속사측이, 하지 않아도 될 싸움을 굳이 만들어내며 공멸을 원하는 것 같은 행동을 저지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와 같은 이야기가 뜬소문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소속사측의 권위와 힘에서 비롯되는 잘못이 팬들의 공분을 살만한 조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소속사가 정당하게 계약기간을 끝마친 V.O.S와 박지헌을 자신의 노예처럼 부리고 발목을 잡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대중들의 저항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힘 있는 소속사와 연예인간 이뤄진 불공정한 계약조건의 전체적 시정을 명령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일어난 장자연 파문이나 남규리 파문은 힘을 가진 엔터테인먼트측이 얼마나 연예인의 인권을 짓밟는지 보여주기도 했다. 소속사측은 이를 깨닫고 결코 대중을 향해 등을 돌리는 방식으로도, 얄팍한 법의 장난으로도 V.O.S의 발목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부디 노래 잘하는 그룹 V.O.S와 멤버 박지헌이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팀명을 당당하게 내걸고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여타 문제들이 소속사측의 양보에서 좋은 방법으로 풀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