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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추락하는 전지현, 날개를 되찾을 방법

전지현은 한때 대한민국과 전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녀스타였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연일 최악의 나날만 보내며 점점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 스타다. 그동안 몇 번의 위기를 겪었음에도 어떻게든 닥쳤던 어려움들을 잘 대처하며 넘겨왔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스타로서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가치가 전부 추락하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써도 틀리지 않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얼마 전 소속사의 휴대폰 도청 파문으로 데뷔 이후 최악의 구설수에 시달린 그녀는, 수사 과정에서 뜬금없는 국적 해프닝 파문까지 겪어야만 했다. 연일 겹쳤던 어려움들 속에서 부활을 꿈꾸며 야심찬 마음가짐으로 도전장을 내던진 대형 프로젝트 블러드 또한 제작비의 10분의 1도 회수하지 못하는 참사만 남겼다. 불행의 화룡정점을 찍은 이 기록 덕분에 전지현은 2001년 당시 공전의 히트작이었던 엽기적인 그녀 이후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을 히트작 하나 없는 버티는 스타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불행은 그치지 않는지 거기에 맞춰 긴 시간동안 전지현이라는 스타의 버팀목이었으며, 실질상 직업이자 밥줄이나 다름없던 CF들 또한 점점 그녀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자신의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한 김태희는 과거 전지현의 것이었던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대신하며 그녀의 광고 파이를 대부분 빼앗았고, 싱싱하고 젊고 활기찬 김연아는 CF계에서 대약진을 거듭하며 그녀의 휴대폰 광고를 빼앗았다. 설상가상으로 외부의 라이벌뿐만 아니라 같은 편의 위협도 거셌다. 얼마 전 그녀의 소속사 후배가 된 한예슬은 몇 개의 CF를 꿰찼고, 전지현의 이미지 마케팅을 그대로 따라가며 광고 스타로서의 입지를 위협하는 가장 살벌한 적이 되고 있다. 여러 구설수와 논란, 흥행 필패 카드라는 달갑지 않은 현실과 더불어 늘 그녀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줄 것만 같았던 CF들 마저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의 공습에 시달려 모두 사라질 최악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도대체 이런 전지현의 몰락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사실 전지현은 그동안 연예계에서 신비주의 이미지 메이킹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룩해낸 스타였다. 신인 시절 인기가요 MC를 맡으며 몇 번의 쇼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전지현은 정말이지 보는 이의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 정도로 민망스러운 모습을 연출해내는 전범이었다. 그만큼 당시 그녀는 어설픔과 말실수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를 단편적으로만 소비할 수 있는 영화와 CF를 만나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중과 거리를 두고 멀어지는 도도한 전술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내며, 대중들의 외면이 아닌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전략전술은 훌륭했고, 좋은 성과도 남겼다. 그러나 문제는 전지현에게 이런 훌륭함을 이어나갈 실행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없는 능력으로 이리저리 돌파구만 찾으려다보니 탈이 났고, 곧 한계가 밑바닥까지 드러나는 악수가 되었다. 곧 그녀를 끌어올렸던 과도한 신비주의는 도리어 배우 전지현의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위태롭게 만드는 독이 되어버렸다. 드라마 해피투게더 시절 어린 배우답지 않은 농익은 연기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가져가던 촉망받던, 그런 전지현의 배우로서의 커리어는 그녀가 추구한 신비주의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스타 전지현을 만들어낸 성공적인 신비주의가 반대로 배우 전지현을 망치는 악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추락하고 있는 전지현이 부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얼까. 단연 냉혹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다.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고, 이제라도 연기자로서 살아가기 위한 장기적인 미래를 꼼꼼하게 검토하며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의 자신의 먼 지점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금 전지현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도전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이 가치 있는 실패이고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의미 있는 도전과 돌진하는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전지현과 같은 시기에 톱스타가 되었고 성장과정도 비슷해 자주 라이벌로 거론되던 송혜교는, 몇 개월 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혹독한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그 어떤 대중평론가도, 네티즌들도 실패를 겪은 송혜교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다. 도리어 실패한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며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칭찬만 가득했다. 단순 수치만 따진다면 애국가 시청률에 머무른 송혜교의 드라마나, 전지현의 블러드나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송혜교는 대중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준 한 방과 성장하는 모습을 남긴 반면, 전지현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모습만 남겼다. 같은 실패지만 도전과 폐쇄가 남긴 간극과 그 차이는 그만큼 넓었던 것이다.

이제 전지현도 곧 서른이다. 남은 시간이나 기회가 그리 넉넉한 편이라고 할 수 없다. 그녀가 주저하며 망설이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예비 스타들과 이미 스타의 위치에 있는 이들이 전지현의 자리를 위협하며 무궁무진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추락하는 전지현이 날개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즉 실행이고 도전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보겠다는 진보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것이다.

너무 시간이 흘러 모두가 잊고 있지만, 앞서 말했듯 전지현도 배우로서 좋은 가능성을 보여주던 때가 있었다. 드라마 해피투게더 시절, 영화 엽기적인 그녀 시절의 전지현은 대한민국 모든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 능력을 보여준 배우였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빠를 수도 있다. 좀 더 대중과 소통하려는 전지현의 용기만 있다면, 그녀는 지금과 같은 최악의 시점에서도 분명히 배우로서 다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지금은 스타에 불과하지만, 전지현이 다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길 바란다. 자신만의 날개를 달고 배우로 불리며 훨훨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