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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소녀시대를 싸구려로 만드는 소속사

여성 아이돌의 으뜸이자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그룹 소녀시대가 전격적인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번 컴백은 2009년 상반기를 휩쓴 초히트곡 Gee로 공중파 가요차트를 9주 연속 석권하며 해당 프로그램의 순위 선정 방식까지 바꿔놓았던 여세를 큰 공백 없이 그대로 이어나가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소녀시대의 빠른 컴백은 어떤 의미로든 대단히 현명하고 또 반가운 결정이다.

수없이 많은 여성 그룹들이 언론과 대중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하고 있고, 특히 이 중에는 신인답지 않은 인기를 등에 업고 단숨에 순위 상위권 차트를 위협하고 있는 그룹들도 적지 않다. 현 시점에서 여성 아이돌계의 쌍두마차로 손꼽히고 있는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는 데뷔곡으로는 1위를 차지하지 못했고, 상대적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데뷔한 2NE1이나 포미닛은 단숨에 인터넷 스트리밍 차트를 비롯해 공중파 가요차트까지 위협하고 점령하며 대단히 무섭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자칫 자리를 비우면 이런 신예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지금의 위치를 잃을 위험성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소녀시대의 빠른 컴백은 좋은 결정이다. 하지만 이런 소녀시대의 속도전이 점점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나아가며 여러 문제점들을 야기하고 있다. 속도전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소녀시대를 더 긍정적인 활동으로 이끄는 형식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녀들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팔아치우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속사가 소녀시대라는 그룹을 마치 싸구려 덤핑 취급하며 팔아치우려는 행동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많은 활동으로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려는 그녀들의 모습과 태도를 나쁘게 해석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 많은 활동이라는 것이 들어가야 할 곳과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지 못하고 천방지축처럼 날뛰는 모습으로만 표출된다면 그건 확실한 문제다. 소녀시대는 최근 예상했던 그대로 일밤에서 자신들의 그룹명을 내걸고 진행하던 공포영화제작소를 말아먹었다. 애당초 예능인도 아니고 버라이어티에 재주를 지닌 것도 아닌 그녀들이 이미 닳디 닳은 컨셉의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이끌 가능성은 코끼리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기에 실패는 당연했다. 하지만 소속사측은 이런 실패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는지 프로그램이 실패하자마자 또 후속 프로그램에 소녀시대를 밀어 넣었다. 다시 그녀들을 뻔히 보이는 실패극의 희생양으로 삼고자 제물의 단상 위에 올려놓고 갈기갈기 찢는 행동을 그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밑도 끝도 없는 방식으로 표출되는 신중하지 못한 이미지 소비는 큰 파장까지 불러일으켰고 대중들의 분노와 더불어 구설수까지 만들고 말았다. 새로이 발표한 신곡의 자켓 사진이 일제와 나치를 연상하게 하는 문양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때문에 소녀시대는 데뷔 이후 가장 큰 곤경에 빠지고 있다. 꼼꼼하게 이미지 메이킹을 전담하고 가수를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리해줘야 하는 소속사가 도리어 자기 편 골대로 자살골을 꽂아버린 셈이니 웃지 않을래야 웃을 수 없는 블랙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소녀시대의 활동 방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데뷔 때부터 그녀들이 지향해왔던 전략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데뷔 당시 소녀시대와 지금의 소녀시대는 판이하게 다른 위치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의 소녀시대는 사실상 대한민국 여성 그룹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이며,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다. 그리고 그 정도의 그룹이라면 신중한 방법으로 구설수를 조심하고 자신들의 위치를 유지하는 방법을 익히며 대중을 향해 차분히 접근하려는 지혜가 필수다. 그런데 소속사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싸구려 프로그램, 실패한 컨셉의 프로그램도 가리지 않고 소녀시대를 무조건 신인처럼 돌리며 아무 상황에나 그녀들을 Ctrl + C 해서 Ctrl + V 하는 행동을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소속사는 지금까지의 모습보다 앞으로가 더욱 중요한 그녀들의 미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팔아먹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은 소녀시대 이전에 등장해 당시 소속사를 대표하던 여성 아이돌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를 현재 계속 방치하고 있다. 일각에선 소녀시대가 크게 성공해 이미 국내에서 자리를 잡았기에 그룹이 해체될 것이라는 소식만 근근히 들려오고 있다. 천상지희 이전의 SES의 경우를 보면 이런 소문이 결코 근거 없는 것이라 말할 수 없다. SES 멤버 3명 중 아직껏 그녀들을 스타로 만들어준 소속사에 잔류하고 있는 멤버는 단 한 명도 없다. 또한 SES는 멤버간에 깊은 유대감이 있었음에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타의에 의해 그룹이 해체되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한 때는 소속사를 대표했고 대한민국 최정상 여성 아이돌을 상징했던 이들조차 이토록 소비되고 매몰차게 버려지는 과정을 현재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은 과거 만천하에 보여준 전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소녀시대의 현재가 우려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대중과의 성공적인 소통과 싸구려처럼 이리 쓰이고 저리 쓰이다 결국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순간 내던져지고 버려지는 상황은 전혀 같을 수가 없다. 소속사는 아쉬울 것이 없다. 소녀시대의 가치가 떨어지면 그들은 언제나 그랬듯 젊은 연습생으로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 내놓을 것이고, 자신들의 힘과 물량공세로 이들을 다시 스타로 만들어낼 것이다. 소녀시대가 천상지희나 SES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벌써부터 이곳저곳에서 억울한 구설수에 시달리며 망가져가는 소녀시대의 미래가 결코 안전하지 않은 이유다.